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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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사흘이 지난 4월 17일. 퇴근한 죠스케는 굳게 닫힌 시즈카의 방 문을 두드렸다.


“시즈카~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문 좀 열어 줄래?”


물론 묵묵무답이었다. 지나가던 아야나가 그런 죠스케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여동생 첫 데이트에 사고를 치는 오빠가 어디 있어? 네가 오빠가 아니라 아빠였어도 반응은 같았을 걸? 나 같아도 말 한 마디 안 걸거야.”


맞는 말이기 때문에 죠스케도 반박하지 않았다. 다음날, 퇴근한 죠스케는 다시 그녀의 방 문을 두드렸다.


“시즈카… 따로 살 집을 구해뒀는데 말이야. 어때?”


그제야 방문이 약간 열렸다. 시즈카는 매우 사나운 눈으로 죠스케를 노려보며 물었다.


“집? 어디에?”


“여기서 4블럭 정도 떨어진 곳에. 1K 자취방 정도야.”


“언제?”


“내일이라도 당장.”


그제야 문이 활짝 열렸다. 시즈카는 팔짱을 낀 채 문틀에 기댔다.


“내일 당장 나갈 거야. 그리고! 유키 군이랑 데이트할 때는 절.대.로! 누구 보내지 마.”


“알았어.”


다시 문이 닫히고, 시즈카는 환호하고픈 마음을 억누르며 좋아했다. 자취방에서 독립 생활을 예전부터 꿈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즈카는 빠르게 짐을 쌌다.


“옷이랑… 챙겨온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 애런 저지 친필 사인 유니폼, 책 두 권.”


시즈카는 기분이 좋은 지 침대 위를 마구 굴렀다.


“자취라니~ 정말 하고 싶은 게 많았단 말야! 내 손으로 만드는 맛있는 요리라던가, 하루 종일 잔소리 없이 넷플릭스를 보는 삶이나, 남자친구를 불러서…!”


시즈카는 얼굴을 붉히더니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방 밖으로 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만 소리를 지르며 침대를 두들겼다.


“꺄아아아아~! 난 몰라~~~~!”


그때, 유키카게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뭐해?’


‘그냥 있어. 왜?’


‘아니, 그냥.’


“유키 군, 나 내일 이사가. 1K 자취방이야.’


‘축하해.’


‘후후, 잘 시간이거든. 내일 연락할 게.’


다음날, 죠스케의 차를 타고 시즈카는 자취방 앞에 도착했다. 그녀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연립주택 2층 끝 방이었다. 시즈카는 조금 실망한 듯 보였지만, 그래도 만족했다. 죠스케가 말했다.


“애완동물은 데리고 키울 수 없고, 월세는 2만 5천 엔이야. 방음은 괜찮은 편이었어. 그나저나 시즈카, 너 돈은 있지?”


“내 돈은 전부 죠린 언니가 관리해. 한 달에 월세 빼고 5만 엔 정도?”


“괜찮겠네, 시즈카. 부족한 게 있으면 연락해.”


시즈카는 열쇠를 받아 자신의 새로운 집으로 향했다. 205호 문 앞에 선 그녀는 문을 열려고 하다가 당황했다. 문의 명패에 다른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어? 뭐야… 내 집인데? 다른 사람 이름이 적혀 있잖아. ‘柳在夏’? ‘야나기 자이나츠’?”


그때, 문이 열리더니 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피곤한 인상의 남자가 문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는 깜짝 놀란 시즈카를 바라보며 말했다.


“‘류재하’라고 읽습니다. 한국인이니까요.”


시즈카가 놀란 얼굴로 계속 그를 바라보자, 그는 문패를 바라보았다.


“혹시 ‘205호’ 세입자 분?”


시즈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3개월 동안 있어봤지만, 헷갈리는 녀석들이 참 많아요. 이전에 205호에서 살던 놈은 '배달'을 자주 시켜서 배달부가 와서 우리 집 문을 두드렸어... 205호는 옆집입니다. 숫자가 약간 지워져서 헷갈리는 놈들이 좀 있거든요." 


“아… 아! 감사합니다.”


다시 문이 닫히고, 시즈카는 진짜 205호의 문을 열었다.


“휴~ 깜짝이야. 갑자기 튀어나오는 건 뭐야…”


그리고, 시즈카는 알지 못했다. 그가 손으로 건드린 문틀에… 기묘한 손자국이 나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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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