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불면. 샌 울음. 소맷단 위 눈물자국-
성근 세수 땟국물에 아싸리 좀 씻어내고,
걸칠 것이 땀에 찌든 셔츠 한벌- 괜찮다.
젖은 소매 척척 접어 걷어올릴 참이니까-
첫차 모는 기사님은 졸음 기색 역력하고
인사 겸한 꾸벅거림 모른 체 좀 받아주니
덥수룩한 앞머리 아래 부은 눈깔 파묻은 채,
이유 하나 모르면서도 왜 울먹이는 저 사람은-
동조차 차마 깨우지 않은 침침한 차창 너머, 문득 비춘 나의 며칠 굶은 척신--
-총각-
-내리셔야돼 여 종점이야-
-그치 일어나 일어나 그렇지 아이 힘들어도 힘 내야지 어 힘든거 그래 결국 다 지나가더라 어어 그래 조심해서 가고 잘 살자 그래 어어-
설설 무릇 빨갛게나 밝아오는 하늘빛은,
멍 붓기 같이 먹은 누구 눈깔 우습다.
문득 내린 잠결 탓에 못다 쏟은 섧은 울음
숭히 뻗친 머리칼에 펴바르고 하차하니-
그래도 이렇게 또 하루 난- 일출을 보러 가련다.
그래도 하루 또 이렇게 난- 일을 출근하러 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