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10월 1일,일본 도쿄도

''집을 달라! 일자리를 달라!''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천황은 퇴위하라!''

이우가 상하이에 있는 동안, 일본에서 반정부 시위가 전국에서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일본은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국과 벌인 전쟁에서 패배하고 대마도, 이키섬, 타이완, 난세이 제도를 할양했다. 뒤이어 소련의 침공으로 가라후토(남사할린), 쿠릴 열도를 뺏겼다. 여기에 막대한 배상금을 지불하느라 과도한 징세, 노동 착취가 막연히 이루어졌고 거리는 실업자로 넘쳐났다. 드디어 민중의 분노가 폭팔한 것이다. 

''드디어 일이 터졌군...''

''이제 어떻합니까?''

수상관저 안의 분위기는 절망적이었다. 밖에서 성난 민중들이 돌을 던져대서 한번은 하세가와 총리가 맞을 뻔 했다.

''당장 저 비국민들을 해산시켜야 합니다! 천황폐하의 은덕을 잊은 저놈들을 토벌하고 조센징과 로스케 빨갱이들에게 복수해야 합니다!''

''육군대신! 쓰잘때기없는 소리 하지마시요! 지금 저들에게 사죄해야 할 판에 진압은 무슨! 그리고 대한제국이 수출을 규제하는 통에 원유 수입도 못하는 판국에 전쟁이라니!''

하세가와 아츠시는 미칠 지경이었다. 왜 하필 이럴때 자신이 총리가 되었는지 한스러웠다. 수상관저가 한창 시끄러울때, 뒷산에는 한 남자가 총을 조준하고 있었다. 남자는 무전기에 대고 나직히 말했다.

''지금 쏩니까?''

''기다려. 앞으로 몇놈 더 나오면 그때 쏴라.''

그는 대한제국 제국익문사 소속 저격수였다. 제국익문사는 김옥균이 설립한 미국의 CIA와 비슷한 집단으로, 국외에서 정보수집, 분란 조성등의 임무를 맞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정보기관이다. 

''지금이다. 한탄창만 비우면 나머진 놈들이 알아서 할꺼야.''

저격수는 스코프와 소음기를 장착한 한-1식 소총을 쐈다. 총 열발을 쏘자 정확히 열명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으아악!!''

''도망가자!!''

사람들은 당연히 패닉에 빠졌고, 사격 명령이 떨어졌다고 생각한 군인들은 무차별 사격하였다. 소총과 기관총에 맞은 사람들이 쓰러졌다. 뒤이어 박격포 소리까지 들려왔다. 도쿄는 그날 핓빛으로 물들었다. 앞으로 그들이 흘릴 피를 상징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