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뚝 솟아난 빛의 탑은 도서관이라 불리었으며, 그 신비로운 삶과 죽음의 장소에 해결사들이 끌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하늘 높이 솟은 도서관의 가장 아래 역사의 층, 아름답고 광활한 풍경이 펼쳐진 이곳을 관장하는 자는 말쿠트.

긴 장발의 갈색 머리에 붉은 머리 끈을 한 그녀는 환상체 책장 사용 방법을 보조 사서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여러분, 저를 보고 따라 해 주세요. 그녀는 발랄한 웃음을 짓더니 환상체 책장을 들고 주문을 읆는다.

“까맣게 타버린 몸은 부서진 희망. 그런데도 여전히 촛불은 타오른다.” 

보조사서 들은 말쿠트를 보고 따라 한다. “까맣게 타버린 몸은 부서진 희망. 그런데도 여전히 촛불은 타오른다.”


어디선가 애처로운 여자아이 목소리가 들린다. -너에게로 간다. 곧 나에게 잿더미가 되어버릴 너에게로

“화르르” 보조 사서들과 말쿠트의 몸에 불이 붙는다. “뜨겁지 않아. 오히려 차갑네” 보조사서들 중 한명의 몸이 타들어 간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보조사서가 제압 봉을 들어 내리친다. “빡” 환상체 침식이 일어났네~


흠흠. 잠시 소동이 있었네요. 계속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어. 말쿠트” 한 남성이 그녀를 부른다.

“롤랑” 그녀의 얼굴이 밝아진다. “환상체 책장 사용 방법을 배우러 왔어” 롤랑이 말한다.


“잘됐네요.” “롤랑. 절 따라와요.” 말쿠트는 환하게 웃으며 롤랑의 손을 잡아 지정 사서실로 안내한다.

그 모습을 보던 보조 사서들은 책장을 사용하다 말고 고개를 기울인다.


“말쿠트님 이 저런 표정을 지은 건 처음 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책장 사용 방법이나 익히자.”

보조 사서들은 말쿠트의 행동에 수군대지만 이내 환상체 책장을 사용하는 것에 열중한다.


롤랑. 환상체 책장을 다루는 방법을 제가 몸소 보여 드릴게요. 말쿠트는 환하게 웃으며 책장을 펼치더니 주문을 읆는다. “까맣게 타버린 몸은 부서진 희망. 그런데도 여전히...” 어째서 안 되는 건가요? 아인! 

누군가의 목소리. 말쿠트의 몸이 움찔거린다. 말쿠트? 사내는 여인을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아니에요. 롤랑.” 그녀는 애써 침착을 유지하고 다시 주문을 읆는다. “한 걸음. 한 걸음. 까맣게 타들어 가”

-제가 해보면 되잖아요!! 다시금 누군가 말한다. “…검게 타버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녀의 기억과 마음의 깊숙한 곳, 코키토를 투여해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가던 잔인한 기억이 올라온다.

미덕을 깨달아 극복한 줄 알았던 과거의 잔인한 기억이 머릿속을 헤집자 말쿠트는 바닥에 주저앉는다.


이윽고 검은 불꽃이 그녀를 뒤덮으며 서서히 말쿠트를 침식하기 시작한다. “죽여주세요…죽여주세요”

여인은 절망에 빠져 머리를 잡고 바닥에 주저앉는다. 그녀의 감정에 반응하듯이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며 시린 한기가 지정 사서실을 뒤덮는다. 


말쿠트. 괜찮아?? 롤랑은 온몸이 검은 불꽃으로 휘감긴 말쿠트에게 다가간다. 

아무도 저를 소중히 여기지 않아요. 저는 필요 없는 존재인 걸까요? 고개를 들며 여인이 말한다.

항상 밝고 긍정적인 그녀와 대조되는 모습에 사내는 침묵한다. 


그렇군요. 전 쓸모없는 존재군요. 애당초 전 필요 없는 존재였어요. 다른 이들이 성과를 이루고 두각을 드러낼 때 언제나 전 뒤처지곤 했죠. 차가운 바람이 더욱더 거세게 몰아치며 검은 불꽃이 거세게 타오른다.


그렇지 않아 말쿠트. 차가운 눈보라를 해치며 롤랑은 말쿠트를 향해 나아간다. 사내가 여인과 가까워질수록 매서운 바람과 시린 한기가 거세진다. “추워요. 롤랑...” 그녀의 눈이 점점 감긴다. “제기랄” 롤랑은 이를 악문다.

롤랑은 신체 시술로 체온을 유지할 수 있지만 환상체에 침식된 말쿠트는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그녀는 일반인과 별다름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말쿠트의 생명이 위태롭다.

롤랑은 거세게 부는 눈보라와 뼈를 파고드는 추위를 참으며 나아간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는 어느새 따뜻하게 느껴진다. 몸이 점점 따뜻해지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관리자님. 안녕하세요?” “앤젤라. 손님을 접대하는 명목으로 죽이는 것은 옮지 않아”

따뜻한 온기에 졸음이 몰려오며 그간 있었던 기억들이 눈앞으로 지나간다.


사람이 죽음의 위기에 처하면 주마등이 보이는 게 사실이네요. 과거 죽음을 맞이했을 때도 그랬을까?

첫 번째 삶 엘리야, 두 번째 삶 세피라, 세 번째 삶 역사의 층 지정사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이네요.

쏟아지는 졸음과 남성의 다급한 외침이 귓가에 들리며 눈을 감았다.


“따뜻한 난로... 풍족한 만찬... 화려한 장식... 그다음의 성냥을 태우면 무엇이 나타날까요?

아름답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리더니 따뜻한 온기가 몸을 감싸는 게 느껴진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건 누군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뜻이래요. 누구의 별일까...

애처럽고 슬픈 어린아이의 목소리에 눈물이 흐른다. 슬프고 구슬픈 목소리에 눈을 뜨며 깨어난다.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자 침대가 보인다. 분명 눈보라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는데. 

환각인가 싶어 손을 가져다 대자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졌다. 현실이구나. 말쿠트는 안심한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여기에 온 걸까요? 저는 분명 정신을 잃었는데” 말쿠트는 의문을 품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롤랑이 인사한다.“여어. 말쿠트...일어났어?”  “롤랑...” 말쿠트는 롤랑의 모습에 놀라, 말이 나오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고, 핏물이 흘러내린다. 만신창이가 된 롤랑의 모습.

너무나도 처참한 롤랑의 모습에 말쿠트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환상체에 침식당해 롤랑을 다치게 했다는 죄책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사과한다. 


그런 그녀를 말없이 앉아주는 롤랑. 한 없이 자상한 그의 모습에 말쿠트는 울음을 터트린다.

말라붙은 핏물로 딱딱해진 정장에 물방울이 떨어진다. 쏟아지는 물방울은 어느새 정장을 적신다.


그녀를 앉은 롤랑은 힘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다. “롤랑!!” 말쿠트는 쓰러진 롤랑을 붙잡아 흔든다.

추워. 롤랑은 온 힘을 짜내 마지막 말을 남긴 뒤 의식을 잃는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그의 몸. 온기를 잃고 쓰러진 그의 몸을 따뜻하게 만들자. 말쿠트는 롤랑을 부축하며 화장실로 천천히 향한다.


화장실에 도착한 말쿠트는 롤랑을 욕조에 앉힌 뒤 온수를 튼다. “이제 괜찮아질 거에요. 롤랑” 그녀는 손가락을 튕겨 회복 약을 소환해 사내의 몸에 뿌린다. “번쩍” 은은한 빛이 나더니 사내의 몸을 감싼다. 상처투성이인 그의 몸이 서서히 아물어간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생기를 되찾아가는 롤랑의 모습에 그녀는 안도하며 온수를 잠근다.  바깥의 한기와 내부의 온기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와 두 남녀를 감싼다. “이제 롤랑은 무사해요.” 말쿠트가 말했다.

“어디서 이런 달콤한 냄새가 나는 거죠?”그녀는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거리다 이내 달콤한 냄새가 롤랑한테

나는 것을 알게 된 말쿠트는 환상체에 홀린 직원처럼 그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가까이서 보니 롤랑은 정말 매력적이네요.” 그녀는 무언가 홀린 듯 사내에게 다가간다.

지금 그녀에게 있어서 롤랑은 탐스럽기 그지없는 사과였다. 소녀는 그의 아리따운 얼굴을 바라보다 이윽고 그의 앵두 같은 입술을 향해 서서히 다가간다. 사내에게 다가갈수록 달콤한 냄새는 더욱 짙어진다. 향긋한 꽃에 다가가는 벌처럼, 환상체에 매혹된 직원들처럼. 사내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달콤한 사과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마침내 소녀는 아름답고 먹음직스러운 사과를 들고 “아삭” 베어먹었다. 한 입 베어먹은 사과엔 무엇이 들어있을까. 


여인은 사내와 입을 맞췄다. 사내와 입을 맞춘 여인은 상의를 벗은 후 욕조 안으로 들어간다.

“하아... 하아..” 가랑이가 욱신욱신하고 전기가 흐른 듯 몸이 찌릿찌릿해. 말쿠트는 롤랑을 껴안는다.

따뜻한 온기가 말쿠트의 몸을 감싸며 차가운 몸이 사르르 풀렸다. 매력적인 그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피어오른다. 


“안젤리카가 반할만 하네요.” 그녀의 눈이 흐려진다. “목덜미가 참 탐스러워요. 햝으면 무슨 맛이 날까요?”

여인은 무언가에 홀린 듯 사내의 목덜미를 탐스럽게 햛기 시작한다. 비릿한 피비린내를 풍기며 들러붙은 핏물도 그녀에겐 감미로운 와인과 같았다. 타들어 가는 갈증을 해소하고자 격렬하게 목덜미를 햛아간다.


“하아” “하아” 욕조에서 여인의 교성이 울려 퍼진다. 

“네짜흐가 엔케팔린에 취했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요?” “한 번 맛보니 주체하기 힘드네요”


롤랑의 목덜미는 말쿠트의 침과 욕조의 물로 물들어간다. 그의 몸에서 풍기는 야릇하고 매혹적인 향기는 그녀를 미치게 하기 충분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말쿠트는 손가락으로 가랑이를 문질렀다.


“으음” 롤랑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일어났어요? 롤랑” 말쿠트는 환하게 웃으며 다시금 껴안는다.

“말쿠트? 이게 지금 무슨 상황... 함?” 말이 끝나기 전에 말쿠트는 그와 입을 맞춘다.


“츄르릅” “츄르릅” 하얀 김으로 가득 찬 공간이 남녀 둘의 소리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그녀의 달콤하고 찐득한 타액이 뒤섞이면서 롤랑은 정신이 점점 몽롱해진다. 

순수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그저 쾌락에 물들여 탐하는 그녀를 멈춰야 했지만, 정신과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신체 시술은 발동하지 않고 몽롱한 정신과 나른한 몸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저 성욕에 타들어 가는 소녀의 뜻대로 몸을 맡기는 것 외에는. 


“이건 뭘까요?” 얼굴이 붉어진 말쿠트는 우뚝 솟은 탑을 움켜쥔다. 남자만 가지고 있는 굵고 기다란 막대기.

“흐읏” 롤랑은 신음을 토해냈다. “어쩜 이리 매력적일까” 말쿠트는 막대기를 손으로 쓸어내린다.


“꿀꺽”단단하고 굵직한 그의 물건에 말쿠트는 침을 삼켰다. 저 막대기는 무슨 맛일까? 음란한 생각이 스친다.

그녀는 손가락을 튕겨 물을 줄어들게 만들고는 바지 너클을 풀어간다. 벗겨진 너클 위로 크고 아름다운 버섯이

위용을 자랑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모습을 드러낸 버섯에서 향기롭고 야릇한 냄새가 강렬하게 퍼져나간다.


“잘 먹겠습니다.” 말쿠트는 입을 앙 벌렸다. “아흐흑” 아랫도리의 야릇한 감각에 롤랑은 입을 틀어막았다.

“츄르릅” “츄르릅” 우뚝 솟은 버섯을 혀를 굴려 탐스럽게 먹어 치운다. 음란한 소리가 공간을 뒤덮는다.

롤랑의 버섯은 정액과 타액으로,말쿠트의 꽃잎은 백탁액으로 범벅되고, 두 남녀의 얼굴은 핑크빛으로 물든다.


피어난 탐욕은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자신의 직관을 믿으며 앞으로 향한다. 떠올라라, 그녀가 깨달은 자신만의 미덕 똑바로 설 수 있는 의지를.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욕망이 이끄는 대로 그녀는 욕조에서 일어나 치마를 내린다. 여성의 은밀한 부분을 남성에게 보여준 그녀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팬티를 내린다.


롤랑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도서관에서 그녀는 언제나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이었다. 그런 그녀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음부를 드러낸다. 그녀의 행동을 저지해야 하지만 몽롱한 정신과 나른한 몸은 생각을 따라주지 않는다. 더군다나 그녀에게서 달콤한 향기가 풍기기 시작해 머릿속이 혼미해진다.


“네 머릿속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줄게” 말쿠트는 싱그럽게 웃으며 음부를 음경에 비빈다.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이성적인 판단은 날아간 지 오래고 본능만 남은 그녀는 낯간지러운 말을 내뱉으며 그의 얼굴을 살포시 감싼다. “그렇게 멀리 있으면 나와 닿을 수 없잖아. 더 가까이 와줘” 말쿠트가 상의를 풀어 헤치자 뽀얀 가슴이 드러난다. 음란한 그녀의 모습과 야릇한 향기에 사내는 저항하지 못한다. 이윽고 그녀는 그의 얼굴을 자기 가슴으로 조심히 밀어 넣는다.


“똑, 똑” 말쿠트의 음부에서 물이 떨어진다. 롤랑은 몽롱한 정신을 부여잡고 떨어지는 물을 만졌다. 끈적하다.

껴안은 그대로 그를 뒤로 넘어뜨린다. 출렁이는 물 안으로 부드러운 침대처럼 누워진 롤랑의 배 위로 올라탄

말쿠트는 부드럽게 웃어 보이더니 곧 천천히 음경을 음부 안으로 밀어 넣는다.


“하아..하아..”숨이 가빠지고 얼굴이 붉어지고 허리가 떨리는 흥분감에 말쿠트가 숨을 크게 쉬기 시작했다.

오싹오싹한 기분을 느낀 말쿠트는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짜릿짜릿한 쾌락에 롤랑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가시지 않는 향기에 그의 머릿속은 흔들린다. 시들지 않는 꽃들이 마구잡이로 피어나듯이 쾌락은 두 남녀를 집어삼켰다.형용할 수 없는 고통과 쾌락이 말쿠트를 뒤덮는다. 축적되는 쾌감이 정액의 분비를 축산 시켜 정자의 증산을 가속화 한다. 풍만한 보지 살은 롤랑의 자지를 삼키기 시작해 자궁구까지 받아들이고 탄력 있게 밀어내기 시작했다.


“행복해요. 이런 행복은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머리가 터질듯한 행복에 말쿠트는 방실방실 웃는다.

롤랑의 허리가 흠칫 떨렸다. 말쿠트는 자신의 직감이 그의 절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알려주고 있었다.말쿠트는 롤랑의 허리를 허벅지로 휘감고 죄었다. 롤랑의 씨앗을 한 방울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흐흑” 말쿠트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따뜻한 양의 기운이 자기 몸 안으로 들어가서, 머리가 터져나갈 것 같은 쾌락이 몸을 감싸서. “으아” 격렬한 성관계를 나눈 롤랑은 온 힘을 짜내 욕조를 빠져나가려 한다. 그녀는 자신의 곁을 떠나려는 그를 붙잡았다. 머릿속에 울린다. 행복을 쫒아야 한다는 탐욕에 물든 생각이.


떠나려는 그를 다시 욕조에 뉘고 두려움에 빠진 그를 바라본다. 실로 웃음이 나온다. 아름다운 목소리가 들린다. 그와 영원히 함께하고 싶은가? 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응.”


 쾌락에 젖어 탐욕에 잡아먹힌 말쿠트는 비릿한 미소를 한 채 롤랑을 향해 다가간다. 욕망은 영원해지고 싶어 한다. 나의 욕망은 롤랑과 영원히 함께하는 것. 언젠가 읽었던 책의 내용이 생각났다. 남녀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말쿠트는 손가락을 튕겨 베란제를 만들어 투입했다.


말쿠트는 행복하다. 롤랑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몸이 부르르 떨린다. 지금 그녀의 곁에는 버젓이 그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롤랑을 사랑한다. 말쿠트는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작게 웃음을 그렸다.


그에게 있어서 그녀의 미소는 참으로 날카로웠다. 날카로운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말쿠트의 얼굴.

사지를 결박당해 움직이지 못하는 롤랑은 눈물까지 흘리며 말쿠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말쿠트는 그런 롤랑을 바라보며 안쓰럽다는 듯 눈빛을 하고는 곧 손을 올리며 길 잃은 강아지를 달래듯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롤랑은 자신의 운명을 짐작하고 탐욕에 잡아먹혀 다가오는 말쿠트를 보는 것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