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익!”
생존자가 가장 빨리 반응했다. 나머지의 반응도 대체로 비슷했다.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그냥 뭔가 알려 주려고 온 것 뿐입니다.”
“무슨 용건이야?”
어느새 가장 빨리 정신을 차린 생존자가 말했다.
“보아하니 여러분이 아무 지시도 못 받고 어영부영하시길래 몇 가지 조언을 하러 왔습니다.”
“비켜라.”
암흑군주는 이 말을 하고 쿨한 척 지나가려 했지만, 의문의 남자는 바로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여러분은 시야를 모르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 순간 김민영은 저항자가 달리기 준비를 하듯 자세를 낮추는 것을 보았다. 남자가 다음 말을 하기도 전에, 암흑군주의 쇠사슬 낫이 그를 묶었다.
“뭐해! 빨리 와!”
암흑군주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은 저항자는 일행의 뒤편에서 곧바로 남자의 옆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바로 6단 총알로 진압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옆에 있던 김민영이 망치를 휘두르려다 손이 미끄러져 저항자를 때린 것이다. 그리고 곧이어 그 망치는 생존자의 발등에 떨어졌다.
그러는 사이 정신을 차린 그 남자는 자신의 앞에 있는 암흑군주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그 발차기를 맞은 암흑군주는 뒤로 튕겨 나가면서 나머지가 눈치챌 새도 없이 모두를 쓰러뜨렸다.
“저는 여러분과 싸울 하등의 이유도 없습니다. 그나저나 여러분은 설마 단체 전투 훈련도 없었던 겁니까.”
남자의 말을 들은 생존자는 쓰러진 와중에도 암흑군주를 향해 발차기를 날리는 시늉을 했다.
“여기 받으십시오.”
그 남자는 일행에게 미니어처 제작 등불처럼 생긴 것을 2개씩 주었다.
“중요한 곳의 불빛을 밝힐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남자는 길 저편으로 걸어가다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 김민영은 따가운 눈초리를 느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일행은 목적지인 학교를 향해 걸었다. 모두들 그 산길을 다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도착한 학교는(시계를 보니 어느새 1시간은 지나 있었다.) 의외로 크기가 크지 않았다. 안내판에는 교실이 많다고 나왔지만 실제 시설은 교실, 강당, 급식실, 운동장밖에 없었다.
“이것도 필요한 것만 남긴 그건가.”
김민영은 이런 이세은의 혼잣말을 들었다.
“내 생각엔 그 사람도 우리가 잡아올 캐릭 뭐냐... 와 한패 같다. 아마 여기 있을지도 몰라. 그러니 그 사람한테 받은 건 쓰지 마.”
암흑군주가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