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연재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연재 팬픽이며 원본은 텍스트게임 채널에 있읍니다
에라토호 아십니까? 정말 갓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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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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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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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눈을 떴다. 시원한 바람을 이불 삼아, 까마득한 하늘을 천장 삼아 잠들어있던 몸을 일으켰다.
잠들어있었던 건가?
기억을 헤집은 당신은 고개를 흔들었다. 잠든게 아니라 정신을 잃었던 것이다. 물론 어느 연고로 그리하였는지는 모른다.
어디서 정신을 잃었는가.
언제 정신을 잃었는가.
왜 정신을 잃었는가.
그 어느 질문에도 대답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릿 속이 하얗다.
주변을 둘러본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온통 키를 경쟁하듯 고개를 치켜든 초록의 대나무들 뿐이었다. 얼마나 많고 빽빽했던지 어디를 봐도 대나무 숲 바깥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유일한 광원인 하늘의 해가 꺼지는 밤이 되면 절망스러울 것이라는걸 대번에 알아챈 당신은 엉덩이를 바닥에서 떼며 일어섰다. 잠시간의 현기증으로 이마를 짚고는 주변을 다시 둘러본다. 그러나 시야의 높이가 달라졌다 한들 대나무보다 높을 순 없었으니 변한건 없었다.
"짹짹짹~"
몇발자국 걸었을까. 난데없이 참새의 지저귀는 소리가 근처에서 들려왔다. 조용히 바람 소리만을 여기서 저기로, 저기서 여기로 옮기기만 하던 대나무 숲에서 들리는 새로운 소리에 당신의 고개가 근원지로 향했다.
조금 더 귀를 기울이자 난잡하던 지저귐은 바람에 흘러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바람의 세기에 맞춰 높낮이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음을 조율하던 새 소리는 어느새 노랫소리가 되어 당신의 귓가를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당신은 걸었다. 이끌리듯 노래를 향해.
노래는 들렸다. 유혹하듯 당신을 향해.
"....응?"
어느 지점 쯤에서 당신의 발에 밟힌 대나무 가지. '까직'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던 건지 노랫소리가 멈추고 누군가가 반응을 보였다. 마침 당신의 눈에도 보인다. 성인은 되어보이지 않는 소녀가 쭈그려 앉아 죽순을 캐고 있다가 당신을 돌아보고 있었다.
단발의 소녀가 손에 든 죽순을 떨어뜨렸다.
"인...간?"
상당히 당황한 모습에 당신은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고 안심시키기 위해 두 손을 펼쳐보인다. 해칠 생각은 없고 오히려 이 쪽은 이 대나무 숲을 나가고 싶으니 길을 알려달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남자...."
너무 멍하니 당신의 얼굴을 쳐다보길래 놀란건가 싶어 잠시 행동을 멈추니 소녀가 입을 뗐다.
"남자... 맞지? 남자지? 인간이면서 남자! 응?"
흥분한듯 주먹을 꽉 쥔 소녀가 물었다. 알 수 없는 긴장감에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려던 당신은 그제서야 눈치챘다.
꽉 쥔 손에서 동맥을 찌를 기세로 손가락 마디만큼 길게 자란 손톱. 그리고 등에 멘 망태기를 피해 바깥 쪽으로 돋아난 분홍색 작은 날개.
눈 앞의 작은 소녀는 자신과 같은 인간이 아닌 존재였다.
부스럭부스럭
당신은 뒷걸음질을 쳤다. 그리고 소녀는 갑자기 풍성한 드레스 치맛자락을 걷어올렸다. 하얀색 속바지 같은 속옷, 드로워즈를 벗으려하는 소녀의 입에서 군침이 세어나온다.
"저기, 하자. 환상향엔 남자가 없으니까 여자들은 달아올라도 해소할 수 없거든? 매일 죽순으로 해결하는 것도 지쳤으니까... 나랑 하자...!"
뭐를?
이라고 되묻기도 전에 당신은 몸을 날렸다. 당신이 있던 자리에 소녀가 날아들어왔기 때문이다.
우지끈 하는 소리와 함께 당신이 있었던 자리 뒷쪽의 대나무가 요란하게 부러졌다. 그러나 소녀에겐 타격이 없는지 금방 부러진 대나무를 붙잡고 일어났다. 그녀의 눈이 번뜩인다. 방금 전까지 평화롭고 아름다운 참새의 노랫소리는 다 잊어버릴 정도로 섬뜩한 맹수의 눈이었다.
"X스! X스! X스!"
길거리에서 들었다면 웃음보가 터졌을 상스러운 단어를 그녀는 뱉어내며 또다시 당신을 향해 날아온다. 계속 몸만 날려선 도망칠 수 없다고 생각한 당신은 급히 몸을 틀어 그녀를 지나보내고 달렸다. 어디가 출구고 어디가 입구인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달렸다.
"제발, 부탁이야! 내 아랫입에 푹푹 하고 넣어줘! 네 찐한 밀크로 내 달아오른 몸을 식혀달라구!"
으악, 미친 여자다!
뭐지? 발정 변태녀인가? 달리는 당신의 뒤에서 당신과 몸을 섞고 싶어 안달이 난 소녀가 외설스런 말들을 쏟아내며 날아오고 있으니 식은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비록 남자지만 미친 여자와 비정상적인 관계를 갖고 싶어하진 않았기에 있는 힘을 다해 달렸다. 잡힌다면 무슨 짓을 당할지 알 수 없으니 더욱 그랬다.
.
.
.
몇번이고 잡힐 뻔한걸 기지를 발휘해 아슬아슬 피해다갔다. 그리고 문득 달리던 도중 당신은 방향을 틀었다. 날개달린 소녀가 지나갈 뻔한걸 간신히 방향을 틀어 바로 따라온다. 이미 몇번이고 급커브를 돌아봤으니 그녀도 익숙해진 모양인지 대처가 빨라지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지금!
당신은 타이밍에 맞춰 점프했다. 당신의 시야 양 옆으로 대나무 두 그루가 지나간다.
탁!
"으겍! 뭐, 뭐야?"
둔탁한 소리가 들려오자 당신은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돌아본다. 날개 달린 소녀가 바로 앞에 있었지만 그녀는 다리만 파닥파닥 거릴 뿐 당신에게 닿지 않았다.
사람 하나 간신히 통과할 만큼의 대나무가 젓가락처럼 소녀의 망태기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다. 곧은 대나무였다면 돌아서 갈 법도 한 틈새였지만 살짝 바깥으로 휘어진 탓에 착시가 일어나 통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무리하게 당신과 똑같이 이 사이에 몸을 들이밀었을 터다. 하지만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해 보이는 이 소녀의 정신 상태로는 자기가 자기 몸보다 두꺼운 망태기를 메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테니까 보기 좋게 자연 함정에 걸려버린 것이다. 맨몸으로 부수던 대나무였지만 직접 부딪힌게 나무로 엮은 망태기였기에 힘도 실리지 않아 나무를 부러뜨리지도 못했다.
"구, 구해줘! 원하는 대로 내 여기에 푹푹 박게 해줄테니까 날 여기서 꺼내줘!"
아까나 지금이나 원하는게 똑같잖아.
헛웃음을 흘리며 앞의 소녀의 광경을 바라봤다. 낑낑 대며 공중에 끼어버린 소녀의 스커트 안에서 아무 것도 입지 않은 맨다리가 버둥댄다. 누가 만지지도 않았건만 흠뻑 젖어 번들거리는 사타구니에 괜한 소름이 돋는다.
그러나 여유가 생기고 보니 역시 그 사타구니에 눈이 안갈 수가 없었다. 사실 저 자연 함정도 차분히 생각해보면 금방 빠져나갈 수 있는 곳인데 아직도 못 벗어난걸 보면 이 앞에 있는 소녀의 지능이 그리 높아보이진 않는다. 차근차근 살펴보면 반반한 얼굴의 소녀. 가랑이를 벌리고 스스로 교미를 구하는데 위치적 우위를 점한 당신의 남성이 솟아오르지 않을 리가 없다.
침을 꿀꺽 삼켰다.
그냥 해버려? 어차피 저 쪽에선 대나무에 껴버려 옴짝달싹도 못하니 그녀가 원하는 바를 들어주면 서로에게 윈윈 아닌가?
유혹당한걸까. 방금 전까지 죽기 살기로 피했던 소녀를 바라보며 당신은 바지춤을 붙잡았다.
[1] 당신은 잠식한 욕망에 따라 바지를 내렸다. 허벅지 사이로 통과한 서늘한 바람이 당신의 우뚝 선 물건을 훑듯이 지나간다.
[2] 당신은 돌아섰다. 아무리 남자라지만 모르는 여자와, 그 것도 생명의 위협을 준 여자와 몸을 섞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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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꿈을 펼쳐라 그것이 바로 문학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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