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내 시절.

70살이 된다면

이미 살대로 살았으며

내 자신도 이리 오래 살 줄은

몰랐을 거라 말했겠지.

통속적인 쾌락 따위에

내 자신을 던져서

고통 없이 죽어버리길 바랬으니까.


내 나이 30대의 중반이 

부쩍 다가왔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어느 한 감정에 치우치더라도

오뚜기 마냥 꼿꼿하게

이성을 세울 어느 중후한 연추(錘)가 

이 불안하기 그지 없는 영혼을

근엄하게 짓누르고 있다.


세상이 끝나간다 해도

내일 당장 죽는다 해도

앞으로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란 것이

문득 미칠 듯이 궁금해졌다.

어린 아이의 호기심으로

세상을 좀 더 오래 살아보면서

지켜보고 싶어진 나였다.


-2023년 1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