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블린 군락 퇴치 작전 중, 함정에 빠진 동료를 구하려다 크게 다친 이후로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손을 들어올리는 것도 버거울만큼 치명상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기에 회복에만 전념하면 이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으니 이건 그렇게까지 문제가 될일은 아니다.



그런데 왜 좆됐냐고?



내 방에는 지금 나뿐만이 아니라 한명이 더 있다.



우리 교구로 가르침을 받고자 온 성녀, 얀순.



이 여자는 지금 날 돌보겠다는 핑계로 하루종일 옆에 붙어있다.



…그래.



이 여자가 문제다.



간호를 못하는건 아니다.



오히려 능숙하다.



구호활동에 자주 나서는만큼 그정도는 기본으로 하는게 당연한거니까.



진짜 문제는 내가 이미 여러번 그녀의 고백을 거절했단거고, 몸을 못 움직이는 상태에서 앞으로 한달은 그녀와 단둘이 이 방에서 지내야 한다는거다.



분위기가 어색한거면 대화로라도 풀 수 있지, 거절한 이후로 날 몰래몰래 따라다니질 않나, 내게 말거는 여인들을 쏘아보며 욕을 내뱉기까지하는 기행을 일삼았다.



심지어 이젠 자신 외에 그 어떤 이도 내 방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지시를 내리기까지 했다.



어쩐지 끈적한 눈빛을 계속해서 보내오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큰일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성녀인데, 고백을 거절한 남자에게 어리광을 부릴지언정 그걸 이유로 몹쓸짓을 하진 않을테니까.

















-얀순에게 자신이 얀순과 비밀 결혼을 해 맺어진 배우자라는 거짓 정보로 철저히 세뇌 당한후 역강간 당하기 1시간 전, 얀붕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