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과 오러가 있는 중세시대풍 세계에 환생한 얀붕이. 처음엔 자기가 검술이나 마법 둘 다 재능이 없다는 소리에 좌절했었지만, 귀족 가문에 태어나 환생 전보다는 풍족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어 만족하고 살기로 한 얀붕이. 하지만 너무 히키코모리처럼 사는 얀붕이가 걱정된 부모님의 설득으로 아카데미에 들어가 자신의 재능인 소환술에 대한 재능을 알게 됨.



근데 여기는 소환술이 생각보다 훨씬 안 좋은 취급을 받고 있었음 고대에는 드래곤이나 악마 혹은 천사 같은 격이 높은 존재들을 소환하기도 했지만 이제 그런 존재들은 존재하지 않았고 슬라임같은 약한 몬스터들이나 소환할 수 있었고 배울 만한 곳이 없었음.



어차피 지금까지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으니 별 차이 없겠다 싶어 생각 없이 살던 얀붕이 그런데 어느 날 아카데미 외부 수업으로 들어갔던 던전에서 혼자 함정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함.



물론 클리셰대로 그건 고대의 소환사가 자신의 후계자를 위해 만들어 놓은 공간이었고 그곳엔 소환에 필요한 재료들과 고대의 소환사가 써놓은 연구 기록들이 가득 했음. 그렇게 기록대로 소환을 하던 얀붕이는 실수로 순서를 틀렸지만 그것도 모른채 그냥 드디어 판타지스러운 이세계 라이프의 시작이라는 생각에 마냥 기뻐함. 틀린 순서 때문에 원래 소환되었어야 했을 순종적이고 강력한 데스나이트는 온데간데 없고 붉은 마법진에서 백금발(?) 미소녀가 튀어나옴. 얀붕이는 당황스럽지만 일단 말을 걸기 위해 다가감. 그 순간 갑자기 그녀의 등 뒤에서 검은색 날개가 펼쳐짐. 갑작스러운 전개에 놀라 물러난 얀붕이를 향해 그녀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다가왔음.





"흐응... 지금 날 소환할 정도의 능력이 있는 녀석은 없을 텐데... 너 좀 대단한 녀석이네?"



"네? 그, 그게 무슨..."



“뭐, 됐어. 어차피 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니까.”





그렇게 말하며 얀붕이를 지나쳐 가던 그녀가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곤 얀붕이를 노려봄. 갑작스러운 비명에 놀란 얀붕이는 도망을 치려 하지만 인외의 존재인 그녀가 날아오는 게 훨씬 빨랐기 때문에 금방 잡혀버림. 어쩔 수 없이 쳐다본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색정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음. 사실 얀붕이가 사용한 술식에는 데스나이트 그러니까 남자를 상정하고 만든 술식이였기 때문에 자신의 후계자가 처음부터 완성된 힘을 갖고 도착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소환사에 대한 감정이 증폭되게 짜놓음. 남자였다면 그저 무한한 충심과 존경에서 그쳤을 감정이었지만 여자인 그녀에겐 다른 식으로 적용되어 얀붕이에게서 벗어나기만 해도 고통을 호소할 정도의 감정을 갖게 됨.



“너...!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네? 저, 저는 잘...”



“당장 풀어!”



당연히 그녀로서는 오랜만에 휴가라도 받은 듯이 기분 좋게 유희라도 보낼 생각이었는데 고작 한 술식 때문에 얀붕이에게 묶여있는 게 못마땅해서 당장 해체하라고 지랄 발광을 함 얀붕이는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녀에게 최대한 협조하기로 하고 결국 아카데미를 자퇴하고 그녀와 함께 술식을 해제할 방법을 찾아 나서게 됨.



그녀와 함께하면서 얀붕이는 자신이 그렇게 바라던 판타지 이세계 라이프를 즐길 수 있었고 그게 그녀 덕분이라고 생각해 그녀에게 최대한 잘 해주게 됨. 처음엔 그저 못마땅하기만 했어도 얀붕이의 호의적인 태도와 이것도 나쁘지 않은데? 라는 생각에 그녀도 점점 얀붕이에게 마음을 열게 됨.



그런데 어느 날 그 술식을 해제할 방법에 대한 실마리를 얻게 됨. 처음엔 그녀도 얀붕이도 기뻐했지만, 그녀가 생각을 해보니 이 술식이 해제되면 또다시 재미없는 마계로 돌아가야 하거니와 처음으로 마음을 연 인간인 얀붕이와 헤어져야 했지. 원래 천사였지만 모종의 사건 때문에 타락한 그녀는 어긋난 사랑 때문에 술식을 해체하려는 얀붕이를 몰래 방해하기 시작함. 결국, 얀붕이는 그녀가 처음에 바라던 술식 해제를 위한 연구를 하기 위해서, 인적이 드문 숲속에 은거하게 됨. 유사 결혼생활을 보내는 얀붕이와 그녀였지만 얀붕이는 그런 것엔 관심도 없이 계속 그녀를 돌려보낼 생각만 하고 있음.



“어때 잘 돼가?”



“아. 고마워요. 역시 어렵네요. 선대님의 자료와 얻었던 작은 실마리만으론 아직 무리인가 봐요. 조금만 더 나아가면 될 것 같은데 아직 어려워서 말이죠... 미안해요, 루시퍼 언젠가 꼭 돌려보내 줄게요.”



“아... 응...”



그녀의 마음은 조금도 모른 채 계속 돌려보낼 생각만 하는 얀붕이에게 점점 증오가 생기고 너무 커다란 그녀의 애증은 서로에게 상처만 주게 될 사건이 벌어지게 만듬.



“루시퍼 어째서...!”



“네가 잘못한거야... 난 이렇게나 너를 사랑하는데 넌 계속 나를 돌려보낼 생각만 하고... 더 이상 놓치지 않아...!”



그녀는 얀붕이를 공격해 술식에 주종관계를 전환시켜 얀붕이를 자신의 노예로 만들어버림. 그렇게 술식의 효과가 얀붕이에게도 적용되게 되는데 처음의 그저 무한한 충심의 정도가 아닌 그녀의 감정을 똑같이 공유받게 되어 얀붕이도 미쳐버리게 됨.



“사랑해요. 루시퍼...”



“응. 나도. 영원히 우리 둘만이 있는 이곳에서 살자?”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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