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이 예거와 레나를 이끌고 간 곳은 그리 멀지 않은, 도시의 중앙에 위치한 성당이였다. 유일한 주, 가장 높은 곳에 계시는 분, 하나뿐인 모든 자들의 아버지, 등등. 그리고 그분을 믿는 자들-종파 중 나름 거대한 편에 속하는 십자교의 성당.
괜찮은 동료를 소개해준다 하길래, 길드사무소라도 가나 했건만. 난데없이 성당으로 끌고 온 이유는 무엇일까. 예거는 그것이 궁금했다.
"여긴 왜?"
"여긴 왜? 라니. 아직도 모르겠어? 이런이런..."
"마이클 씨, 항상 말하지만 이런이런이라는 말버릇 엄청 별로에요. 그래서, 뭔데요?"
"여기까지 왔으면 알아채야지. 성당 안으로 들어와."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언제나와 다름없이 성스러운 빛을 비추며, 성당의 안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빛이 가장 밝게 비추는 곳에서, 수녀 한명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주의 신실한 종으로서, 악을 처단할 것을 맹세합니다..."
베일과 수도복을 입고, 경건한 자세로, 마음을 담아서, 십자가를 바라보며.
마리아는 그렇게 기도하고 있었다.
"*소근소근*저사람이야?"
"*소근소근*그래. 저사람."
"*소근소근*당신이 어떻게 십자교의 수녀를 알게 되었어요? 그사람들은 밖으로 잘 나오지도 않던데."
"예기하자면 길어. ...아! 마리아 자매님!"
"•••무자비하게, 확실하게, 그것들을 정화할 것을... 아, 오셨군요. 마이클 형제님."
기도를 하던 중 마이클의 목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이단심판관의 변하지 않는 신념을 상징하는 검정색의 베일은 빛을 머금은 듯한 밝은 금발-그리고 잡티 하나 보이지 않는 새하얀 얼굴과 대비를 보여주고, 펑퍼짐하고 온몸을 가리는 수도복으로도 가릴 수 없는 볼륨은 아름다움이라는 말 외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마이클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그녀의 모습에, 예거는 일순간 눈을 때지 못하고 있었을 정도니까.
"이쪽이 제 동료들입니다. 믿음직하고, 선량한 친구들이죠. 인사해. 여기는 마리아 수녀님이야."
"처음뵙겠습니다. 십자교의 수녀인 마리아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그것보다 피부 엄청 고우시네요. 저는 레나라고 해요."
"예거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그녀는 척보기에도 매우 사려깊은 사람처럼 보였고, 대화를 나누어보니 실제로도 그렇다는 것을 예거는 알 수 있었다. 모험가로 일하다 보니 직업 특성상 자주 부딪히는 이들은 모두 다 개차반의 태도를 지니고 있는 이들이라 그런가, 마리아의 부드러운 말투가 유독 머릿속에 더 잘 들어오는 느낌이였다.
"그런데 혹시... 어떤 의뢰인지는 들으셨나요? 혹시 마이클이 헛소리하면서 선량한 수녀님 속인 것은 아닌지..."
"야, 예거! 내가 그런 사람은 아니야!"
"헹, 혹시 모르지."
"레나 너까지...?!"
"하하, 걱정 마세요, 형제님 자매님. 이미 숙지했답니다. 준비도 모두 끝맞춰 놓았습니다."
사실 예거가 받은 의뢰는 생각보다 높은 수준의 의뢰였다. 브론즈 급들이 받는 의뢰는 아니였고, 보통은 실버급 모험자 한두명을 기용하는 의뢰였다.
상단이라기에는 우스운 수준의 정말 자그마한 마차를 호위하는 것이였지만, 호위 임무라는 것은 어느 의뢰든 항상 많은 변수와 위험, 그리고 피곤함이 있는 의뢰였다.
그런 의뢰를 예거가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기록하고 있던 높은 의뢰 성공률과 평판, 그리고 곧있으면 한단계 높은 랭크로 승급할 예정인 것과, 레나와 마이클이라는 걸출한 실력자들이 함께였기 때문이다.
거기에 십자교의 수녀인 마리아가 합쳐진다면 단순히 실력으로만 따져보았을 때 의뢰를 맡는것은 문제가 없었다. 심지어 그녀가 입고있는 수도복의 색상으로 보아 이단심판관이였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위 임무는 항상 경험자만을 뽑아서 진행하거나 우대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혹시 어떤 능력을 지니고 계신지 물어도 괜찮을까요?"
"물론입니다. 중급 치유 능력과, 메이스 숙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답니다."
"...야, 마이클. 똑바로 말해. 어디서 이런 분을 데리고 온거야? 수녀님, 필요하신게 있으면 말해주세요. 제 능력 안에서 어떤 것이든 해드리겠습니다."
...물론 예거의 걱정은 별 의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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