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난 이후부터 지현이는 강아지처럼 나를 쫄래쫄래 따라다녔다.


그 모습을 본 희주가 민지에게 말을 걸었다.

"야 민지야 지현이 좀 봐봐"


"응, 지현이 저 눈 봐... 진짜 강아지 같아서 진짜 귀엽다....

약간 쟤네 둘 보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대리설렘"


"엌ㅋㅋ ㅇㅈㅇㅈ"


그 옆에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서진이가 있었다.

이를 본 희주가 민지에게 말한다.


"야, 민지야 우리 내기할까?"


"무슨 내기?


"진이 지현이랑 서진이 중에 누구 선택할건지로ㅋㅋ 난 지현이한테 걸게"


"나 선택지 있니....? 알겠어, 난 서진이한테 걸게..."


지현이가 진에게 말한다.

"진.....이제 끝이야...? 다들 집으로 가는거야...?"


"응? 왜, 아쉬워?"

지현이의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살짝 장난치는 말투로 말했다.


"응응.... 아쉬워, 나랑 더 같이있자...?"


(그 보석같은 눈이 살짝 울먹이는걸 보니 진짜 심장 멎을뻔했다.)


"농담이야, 이따 다 같이 저녁먹고 헤어지기로 했어ㅎ"


"......다행이다..."


난 이때 그녀가 육체만 강하지, 마음은 약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 얘들아 우리 저녁은 어디서 먹을거야??"


"민준이 넌 벌써 밥 먹을 생각이냐? 아직 4시 반이다ㅡㅡ"


배고파하는 민준이를 희주가 꾸짖었다.


"엥? 아직 4시 반이라고? 진짜네ㅅㅂ 한 6시는 됐을줄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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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시간이 되자 우리는 백화점 안에 있는 뷔페집으로 가기로했다.

거기서 난 지현이에게 큰 충격을 받았다.


좌석:   민준-나-지현

              식탁

         민지-희주-서진



"진, 귀좀 대봐"


서진이가 나한테 말했다.


"왜?"


"이따 지현이 밥 먹는 양 보고 놀라지 마..."


(? 좀 많이 먹는 편인가??)


"어...뭐..그래ㅋㅋ"








.........이게 뭔.....

뷔페에서 한 접시에 층을 쌓는 고인물은 처음봤다.


"말했잖아...놀라지 말라고...." 


혹시 지현이가 운동하는 이유가 강해지기위해서가 아니라 살 빼기위해서가 아닌가라는 생각을했다.


".....아..."


지현이가 나랑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빨개진다.

확실히 대식가인건 놀랐지만 그녀는 음식을 먹을때 행복해한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새로운 면을 발견한 것 같아 기쁘네)

그런 생각을 하는 나는 티슈를 꺼내 지현이의 입을 닦아 주었다.

"지현아 나 봐봐"


"응? 읍..."


"오오올~~"


서진이를 제외한 일동이 한 마음 한뜻으로 말한다


이 모습을 본 서진이는

"진!!! 나도 여기 묻었어 닦아줘 닦아줘! 읍...... 에헤헤❤.


8시쯤이 되어서야 우리는 각자 헤어졌다.


"진....가지마...응?? 가지마.....나랑 더 놀자 응?"


그녀의 애처로운 눈빛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약해진다.

나는 씨익 웃으며 그녀의 볼을 살짝 당기면서 대답한다.


"내일 도장에 갈게 알겠지? 그때까지 기다리자 응? 내일은 우리끼리 놀자."


"응...!"


그 모습을 본 민준이가 얘기한다.

"쒸이바 그냥 사귀시라고요. 누가봐도 사귀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게 그거냐? 삼귀다?? 하여튼 인싸새끼들은 쯧."


민지가 찌릿 째려본다.


"윽....가자! 진....우리끼리도 해야할 얘기있잖아."


(맞다 그랬지)


"그래... 지현아, 서진아 내일 봐 ㅃ"


"웅~ 내일 봐 진~히히"


"잘가라~"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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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진, 쟤네랑 어떻게 알게됐냐?"


"일단 말해주긴할건데 다른애들한테는 말하지마."


"나 입 무거운거 모름? 빨리 얘기나 해봐라 궁금해 죽겠다."


(하긴 얘만큼 입 무거운애도 없긴하지)


"그래....내가 최근에 애니를 봤거든?"


"? 아니 뭐?ㅋㅋㅋㅋㅋ ㅈㄴ 뜬금없네ㅋㅋㅋ 그래서?"


"그 애니가 칼로 싸우는 애니인데 그거 보고 뽕받아서 검도장 찾았는데 쟤네들이 있던거...."


"뭐야, 그걸로 끝?"


"ㅇㅇ 끝임"


"뭐 딱히 큰 비밀같은게 있는게 아닌데? 근데 이걸 다른 애들한테 말하지 말라는거냐? 뭐 말 안할거긴한데..."


"아까 희주랑 민지가 서진이한테 나 어떻게 알게됐냐고 물어봤을때 서진이 많이 곤란해 보였거든 그래서 그런거"


"와 그걸 캐치했냐? 하여튼 눈치 빠른 새키ㅋㅋ"


"내가 좀 함ㅋ"


"ㅇㅈ. 야 근데....지현이라는 애는 너가 잘 좀 봐줘라 애가 좀 위태로워 보이던데"


"너도 그렇게 생각하냐"


"ㅇㅇ 민지랑 희주는 마냥 귀엽다고 하는데 내 눈엔 살짝 좀 안쓰러워 보였음

뭔가 부족한 뭔가가 있다고 해야하나"


(하....나랑 생각이 똑같네 역시 브라더인가)


민준이는 평소에 되게 눈치없이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게 분위기를 살리려고 일부러 하는것이라는 것을 난 알고있다.

쉽게 말해 컨셉충이다.


민준이네와 우리는 같은 아파트에서 산다. 우리가족은 3층 민준이네는 19층에서.


"잘 들어가시고"


"ㅇㅇ 너도 잘 들어가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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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씻으니까 개운하네, 근데 왜 이렇게 살짝 어지럽지...? 이마도 뜨겁운데...?"


아무래도 미열이 있는 모양이다.


"아 갑자기 왜이러냐... 찬물로 씻어서 그런가?? 빨리 감기약이나 먹어야겠다."


















하지만 나는 다음날 열이 더 심해져서 지현이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까톡!


민준이한테 온 카톡이다.




"야 너 열나냐?"



              


                            "ㅇㅇ ㅈ댐"




"ㅋㅋ어제 염장질해서 그런거네 

아이~꼬시다ㅋㅋㅋㅋㅋㅋㅋ"






                            "ㅋㅋ개새"






"ㅋㅋㅋ농담이고 얼른 나아라"







                                "ㅇㅋ"



띠리리리링~! 검도장 사범님한테 전화가 온다.


"어, 진이 너 인마 아프다며"


"아, 네...열이 좀 나서 누워있어요.."


"에휴 이놈아, 몸 간수 잘해라"


"네...죄송합니다..."


"나한테 죄송할건 없고 내 딸한테나 미안해라

이따 서진이랑 우리 지현이 너네 집으로 간다고 하거든? 벨 누르면 문 좀 열어줘"


"네....네??"


"내 딸 지금 살짝 화났거든?  잘 꼬셔봐라 흐하하하하"


뚜뚜뚜.


사범님은 마왕같은 웃음소리를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으셨다.


"나보고 뭘 어쩌라는거야....하......."







띵동~! 띵동~!


(올것이 왔다....)


끼익-


"흐윽...흑...."


????


"지...지현아....?"


그녀는 한손에 봉투를 들고 나를 쳐다보며 울고있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괜찮아??"


(아픈건 난데 왜 내가 지현이한테 이런말을...)


"흐윽....진..많이 아파?? 괜찮아.....?"


"어제 약 먹고 잤더니 좀 나아졌어 내일이면 다 나을거야. 걱정해줘서 고마워. 서진이 너도"


"응?? 어...에헤헤......"


"진, 나 죽 싸왔어. 진은 침대에 누워있어 이거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여줄게...."


지현이는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

서진이가 뒤이어 말했다.


"진~ 지현이가 너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나 얘가 검도하면서 죽도 떨어뜨리는거 10년동안 처음 봤거든?ㅡㅡ"


"응 걱정끼쳐서 미안해."


"아 그리고 저 죽 지현이가 직접 만든거야 취미가 요리라 맛은 내가 보장할게 히히~❤"


"오, 그거 기대되네"


"들었지 지현아~ 진이 기대된데ㅎㅎ"


"응....! 진 편히 쉬고있어 조금만 기다려"


"그래, 고마워 정말."


"진은 내가 지켜줄게....평생..."


"응? 뭐라고?"


"아니야.... 이제 침대에서 쉬어"











난 이때까지 몰랐다. 이 이후부터 우리 집에 지현이랑 서진이가 자기 집 마냥 들락날락하는 집이 되어버릴줄은...











새벽에 자다 깨서 바로 씀

앞으로 계속 얘기할거 같긴한데 항상 봐주는 얀붕이들 고맙다.

이거 완결하면 다음 소녀전선 소설 생각중인데 ㄱ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