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핍박받고, 어려움에 처해서, 배고픔에 시달리며, 목숨을 위협받고 있을 때, 그 잘난 신은 대체 어디에 있는가.
아직도 대륙에서 잊을만 하면 들려오는 전쟁과 기아, 비극적인 소식들은 도대체 왜 일어나는 것인가.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신은 없다. 있다면, 죽었다.

악마숭배자의 탄생은, 사람들의 생각처럼 긴 사연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십자교를 포함한 모든 교단은 각자의 방법과 역량 안에서 구제 사업을 벌이며 많은 자들에게 희망을 나누어 주는 일을 하지만, 모든 자들에게 그 빛이 닿을 수는 없다. 우스운 말이지만, 모든 교단의 이들 또한 빛을 머금고 있다고 말할 수도 없는것이 현실이였다.

빛을 받지 못한 이가, 어둠에 심취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카사스 또한 같았다. 평범한 농가의 아이로 태어나서, 인심 좋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갈 뻔 했지만, 언론에서 한 줄정도 쓰이는 정도의 사건인 가끔 일어나는 몬스터들의 습격에 의해서, 마을이 멸망했을 뿐이다.

한 두명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여러명의 죽음은 숫자에 불과하며, 언론에서는 한 두줄 정도에 불과하다.

자신들은 죽어가며 비명을 지르면서 신의 이름을 부르짖고 희망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았는데, 신이라는 작자는 끝내 자신들의 생명의 불꽃이 모두 꺼질 때까지 빛을 쏘아주시지 않았다.

그리고 카사스는 그 비극에서 살아남은 한명의 '희생자' 였을 뿐이다.

"상판이 꽤 봐줄만 하군."
"후후,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꽤 아름다운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 그래. 언제까지 그 능글맞은 낯짝이 유지될 수 있나 보고싶군 그래."
"기껏해봐야 저의 처녀성을 더럽히고는 죽여버릴 생각이겠죠. 다른가요?"

카사스가 처음 한 일은 간단했다.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이들을 찾는 것이였다. 삶의 고단함에 지쳐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이들은 수두룩했다. 어리숙한 이들에게 자신의 말을 설파하는 것은 간단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들은 신의 존재를 찾고자 했다. 자신이 그렇게 부르짖었던 신의 존재가 정말로 없던 것이라면, 역겨운 교단의 말들이 헛소리라는게 증명된다는 것 보다도, 자신들이 잡고있던 유일한 희망의 값어치를 저승길의 뱃삯으로도 사용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도서관에서 고서들을 뒤지고, 사람들과 토론하고, 그리하여 나온 결과는 바로 악마를 불러내는 것이였다. 악마, 사탄, 신의 적대자, 신의 반대편에 서있는 자,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것을 올려다 보며, 모든 것을 파괴할 자.

"...우린 그런 짓따위 하지 않는다. 너희들의 처녀성을 더럽히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지?"

신의 존재여부따위, 이제는 관심이 없었다.
신이 존재한다 해도 상관 없었다.
자신들에게 빛을 내려주지 않은, 그런 존재였다.

악마.
악마.
악마!

악마를 불러내자. 악마를 따르자.
악마가 나타난다면, 비로소 세상 사람들은 알게 될 것이였다. 신이란 작자는 어리석은 그대들이 믿는 착한 자가 아니다. 보아라, 악마같은 자들을 내버려 두지 않았는가. 아니라고? 그렇다면 악마가 신보다 강하다는 뜻이 아닌가? 아니라고?

...보아라.

"너희 신들의, 그 선량함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신의 은총이란 물론 존재하지만... 당신같이 어리석은 자들이 신의 은총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웃기는 소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을 욕보이는 것.
신을 따르는 자들을 해하는 것.
언젠가 오실 그분을 위하여, 자리를 닦아놓는 것.
그분이 오실 때, 모든 것을 파괴하기 위한 것.

"왜 이단심판관이 되었지?"
"너같은 악인들에게 철퇴를 내리기 위해서... 죠?"
"...하. 그래. 난 너희같은 이단심판관들을 꽤 좋아해. 너희들이야 말로, 가장 어둠에 심취할 준비가 되어있는 자들이지. 그렇지 않나?"

빛을 휘두르며, 어둠과 맞닿은 곳에서,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을 밝혀내는 횃불. 이단심판관들을 부르는 칭호이자, 그들을 상징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장.

그러나, 무엇이 다르지?

빛이 닿지 않는 어둠과 닿아있는 곳에서, 어둠에 잡아먹혀서, 빛을 꺼버리려 하는 자신들과 무엇이 다르지?

"오멘, 의식을 준비해라."
"네."
"무슨 짓을 하려고.. 설마!"
"난 네년의 육체를, 우리의 그분을 불러내기 위한 모체로 써먹을 것이다. 감사해라, 찬미해라, 광희하라! 네년과 네년들의 신을 가장 욕보이는 것은, 네년들을 타락시켜 우리의 신을 믿는 자로, 우리의 신으로 만드는 것이렸다! 안타깝게도 그분께서는 신선한 처녀를 선호하시는 지라 네년의 처녀성을 욕보이는 일은 할 수 없겠지만, 어차피 상관없다. 그분이 강림하사 세상에 당도하는 순간, 네년의 신은 존재를 모독당하며 살해를 인정당한 쓰레기가 되버릴 뿐이다!"

미친 사람처럼, 기쁨에 가득차 광소를 터트리는 그는, 어째선지 미친 사람같기도, 빛으로 가득찬 사람 같기도 했다.


연재는 못하고요 제가 글을 그만큼 못써요 요즘에 아리아 공부하고 클로저스 숙제하고 피파 숙제하고 롤 배치돌리느라 바쁨


고닉은 지금 정지상태고요

좋게 봐주신 분들은 감사하고요
감사합니다.

네.

아카데미 얀데레는 히로인들 설정만 재구성해서 다시 써볼까 생각중이에요. 7편으로 들어가려고 보니까 문장이 너무 수준떨어져서 못읽겠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소설같이 글을 쓴다치면 주변 사람(쓰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들에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자가 생각중 하나인데

이단심판관 얀데레는 그래도 글을 날림으로 쓴덧같진 않은데
물론 20분정도 안에 쓰는거라 퇴고는 안했지만
아카데미 얀데레는 넘 날림이라...

아 그리고 이단심문관이 어감 더 좋을것같다는 댓글이 있었는데
쓰고보니가 그렇내요 근데 제목 바꾸긴 귀차나서 그냥 넘길거임 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