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기록


교회에서 나를 불렀다. 성녀 후보라고 하는데 무슨이야기일까.

...

마왕이 나타났다. 성자 혹은 성녀는 마왕을 대비해서 나타나는 세계의 시스템 중 하나라고 했다. 이제부터 용사님을 도와서 마왕 토벌을 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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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은 좀 못미덥게 생겼지만, 언제나 나를 구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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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 제가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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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이 드디어 마왕을 무찔렀다.

하지만 용사님도 죽어버리고 말았다. 안돼, 안돼, 제발, 제 착각이라고 말해줘요. 제발...




-두 번째 기록


어째선지 용사님과 만나기 전으로 돌아와버렸다.

이번에는 용사님을 도와서 용사님을 죽지 않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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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성녀로써 들어와서 용사님을 만났다. 용사님이 죽었을 때가 생각나서 무심코 안아버렸다. 용사님은 기겁하셨다.

용사님은 '나'를 모를텐데, 나는 용사님을 아는듯이 말해버렸다.

실패했다.

그래도 용사님은 나를 받아들여주셨다.

...

2번째의 처음 같이 잔날, 나는 먼저 일어나서 아직도 일어나지 않는 용사님의 머리카락을 갖고 놀고 있었다.

모든게 전과 똑같이 돌아간다. 이대로 가면 곧 마왕과 만나겠지.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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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했다.

실수했다.실수했다.실수했어실수를해버렸어안되그만둬내손이닿지를않아


마왕은 용사를 죽이고 떠났다.





-세 번째 기록


용사님이 죽고나서 다시 나는 돌아와버렸다. 이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젠 알겠다. 마왕을 죽이지 않는 이상 용사님은 살지 못해.

마왕을 죽여야한다.

...

다시 용사님과 만났다. 못 미덥던 그 얼굴도, 여성에게 익숙하지 못해서 쭈뻣거리던 모습도, 그 때의 용사님과 똑같았다.

문득 눈물이 나와서 용사님이 나한테 황급하게 사과했다. 용사님의 잘못이 아닌데, 계속 사과하셨다

...

다시 우리는 연인의 관계가 되었다.

키스를 하고, 잠자리를 가지고, 미래의 이야기를 했다.

미래의 이야기를 했다, 마왕을 죽인 후의. 언제가 될지 모르는 내일의 이야기를 했다.

이미 잠든 당신은 모르고 있겠지만, 나는 일부러 결계를 끄고 잡졸들을 잡았다.

옷에 피가 튀기고, 살점이 흩날리는 밤을 지새웠다.

당신 혼자 마왕과 싸우게 두지 않겠어요.

...

마왕과 만났다. 마왕과 싸웠다.

용사님과 함께 마왕을 이겼다.

마왕이 죽었다.

하지만 용사님은 죽었다.


-네 번째 기록


어째서... 어째서 용사님은 죽었을까.

용사님이 죽을때 가슴에서 검은 뿔 같은게 났다. 마왕의 능력일까?

용사님은, 마왕을 상대해서 살아남을 수가 있는 걸까?

...

불안감은 가득하지만, 다시 용사님과 모험을 떠났다. 죽기 전의 기록들이 있어서 나는 이미 강했지만 용사님은 아직 약해서 잡졸들에게도 고전하셨다.

내가 도와주자 용사님은 미안한듯한 표정을 지으셨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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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은 전보다 약해지셨다.

내가 너무 많이 용사님을 도와준 탓일까.

어찌되었건 상관없다. 내가 마왕을 죽였으니까.

하지만, 똑같이 용사님은 가슴에서 검은 뿔이 나서 죽었다.


-다섯번째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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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과 처음 만나고 나서 여행을 떠났을때, 나는 용사님이 잘때 용사님의 몸을 조사했다.

누군가가 용사님의 가슴속에 뿔을 박아놓은 상태였다. 용사님은 그걸 모르는 듯이 새근새근자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러면 용사님은... 누구한테 죽은걸까.

...

...

...

마왕을 놓쳤다. 그러자 지금까지와 같은 타이밍에 나오던 뿔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가 멀리서 보고 있다는 증거를 잡았다.

용사님을 죽이고 싶어하는건 인간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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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을 재우고 마왕편에 붙었다. 용사님을 죽이려는 인간은 믿을 수가 없어, 하지만 그 보복인지 또 용사님의 가슴에서 뿔이나서 죽었다.


-여섯번째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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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님을 만나자마자 몸을 조사했다. 아직은 몸 속에 뿔이 없었다.

그대로 용사님을 납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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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기록

용사님을 구출한다는 명목으로 여섯번째의 나는 사냥당했다.

이번은 더 능숙하게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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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용사님이 어디서 살았는지 마왕토벌의 여행도중에 여쭤봤고, 여전히 그 분은 얼버무렸다.

나는 당신을 이렇게 살리고 싶어하는데, 당신이 말을 하지 않아서 슬퍼져서 울어버렸다.

용사님은 허둥지둥하면서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용사님은 이세계소환이라는 것을 당했기에 여기에 고향은 없다고 했다.

그러니까 말하고 싶지 않았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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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마왕을 토벌하고 용사님은 죽었다.


-여덟번째 기록

용사님을 만나려면 결국 성녀로써 교회에 불려야했다.

용사님을 구하러, 미리 납치해서 어딘가에서 둘이서만 살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용사님을 구할 수 있을까.


...아, 그렇구나. 내가 용사님 이외를 죽여버리면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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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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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째 기록

드디어, 용사님 이외의 모두를 죽여버리는 것에 성공했다.

아아 가여운 용사님, 피에 묻은 저를 보면서 떨고 있군요.

네, 제가 마왕입니다. 당신만의 마왕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당신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데려가겠습니다.

아무도 당신을 해치지 못하게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겠습니다.

당신께서 절 괴물이라고 불러도 상관없습니다. 당신께서 절 미워하셔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당신을 언제든지 지키겠습니다.

비록 당신의 손발에 족쇄를 차게 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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