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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또 다른 1년이 흘렀다. 히아신스가 아이아스의 자위를 해주며 그 이상의 진도로 나가지 않았다. 섣불리 이상의 진도가 자칫 잘못하면 동정을 잃을 위험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이제 아이아스의 정액은 유리컵을 넘어 플라스크에 담길 정도로 많은 양이 밀봉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런 히아신스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아스는 섭섭한 눈으로 히아신스의 음부와 입을 바라보았다. 

 

‘아. 저 입에 넣어 보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성 지식에 대해서 자위밖에 모르지만, 본능이 저 입에 넣으면 기분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 저 음부에 넣어 보면 얼마나 천국의 기분일까.’

 

 섹스에 대해서 하나도 몰라도 여성의 음부에 본인의 성기를 넣는다는 사소한 개념은 알고 있었다. 고작 해봐야 손으로 자위를 해주고, 키스해주고, 가슴을 만지고 빨게 해주는 게 최대였다. 히아신스의 젖은 장미 향이 나며 달콤했다. 다시 한번 그 맛을 떠올리며 특이한 상황을 가정하며 토의하는 신하들 앞에서 성기를 빳빳이 세웠다. 히아신스는 그런 아이아스를 바라보며 손에 쥐고 있던 채점표로 아이아스의 머리를 쳤다. 

 

“집중하세요.”

 

히아신스는 그래도 정치의 자문이라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었다. 물론 정치보다는 당장 저 솟아오른 아이아스의 자지를 물고 뜯고 씹으며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고 싶었다. 그러나 신하들의 사소한 의심이 정답이 될 수 있었다. 최소한 때가 오기 전까지는 이 역할극에 어울려주어야 했다. 

 

 

“정말이란다. 이게 바로 젊음의 영약. 평상시의 남성 위에 올라타서 정액을 받아서 배부른 상태보다 이게 더 효능이 괜찮을 거란다.”

 

평범한 주말의 날. 약국에 서큐버스 몇 명을 불러왔다. 히아신스의 손에 흔들고 있는 약을 서큐버스들에게 흔들어주었다. 그 약에는 자그마한 사과 향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실은 이 새끼들한테 아이아스의 정액을 소량 삼키게 한다는 것 자체부터가 꼴 보기 싫지만, 어차피 범인은 너희들이 될 거니까.’

 

“그런데 왜 이걸 우리한테 보여주는 건가요? 몇몇 서큐버스는 섹스 그 자체를 즐기는데요?”

 

 히아신스처럼 방황하는 마녀이거나 더욱더 오래 살아본 마녀와 마법사한테는 뻔한 질문이었다. 서큐버스는 단순한 종족이었다. 섹스를 좋아하며 한군데에 우르르 몰려다니고 끝나면 다른 곳으로 우르르 몰려다니고 그렇지만 의외로 아늑한 환경을 아주 좋아했다. 특히 이곳 알베르 왕국은 그런 서큐버스들이 자리를 잡기에 아주 아늑하고 쾌적한 공기가 순환되는 공간이었다. 

 

“이제 이곳 왕국의 자지들은 하나같이 뻔하지 않니? 크기도 굵기도 만족도도 서서히 표준화되어가고 있잖아.”

 

살짝 히아신스가 호기심을 자극해 주었다. 서큐버스들이 침을 꿀꺽 삼켰다. 저 외지 왕국 혹은 독립 국가의 성기들. 크지만, 빠르게 많이 혹은 작지만, 오래 해주며 만족하게, 늙거나 혹은 엄청나게 어리거나, 덮쳐도 무방하거나 혹은 남편으로 삼아도 되거나 평범한 이처럼 연애한 뒤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도 되거나. 그런 서큐버스의 머릿속에 각자의 환상이 한둘씩은 있었다. 즉, 알베르 왕국은 굉장히 집처럼 편안했지만 지루해지기 시작했으며 무엇보다 남자들이 하나같이 우월의식을 가지면서 본인들을 창녀처럼 보는 것이 똑같았다.

 

“그런 너희들을 위해서 약을 준비했단다. 그냥 너희가 이곳에서 섹스 없이 편하게 평범한 사람처럼 지낼 수 있도록. 만약 주술을 풀기를 원한다면 나를 찾아오렴.”

 

물론 서큐버스들도 이 왕국에서 창녀와 같은 이상한 시선을 받지 않고 서빙을 해주거나, 알바하거나, 특정한 직업을 가지고 생활하고 싶었다. 

 

“이 약 하나면 섹스 없이 1년은 배부르단다.”

 

서큐버스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하나같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기 시작했다.

 

“아냐 아냐. 이 약은 공짜로 가져가지만, 다른 서큐버스들한테도 말해주렴. 궁금한 서큐버스들한테는 내일 이곳에 해가 뜨기 전에 일찍 나오라고 하렴. 그리고 1년 뒤에 부족분의 필요한 약을 줄게. 나도 이곳에서는 사람 같아도 결국엔 마녀야. 이곳 왕국에서는 괴물이라고, 괴물끼리 잘살아보자는데, 돈은 받기 싫단다. 단, 이 언니의 부름에 언제든지 따라주렴.”

 

서큐버스들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히아신스를 보고 언니, 언니하고 외쳤다. 물론 섹스만을 추구하며 찾아오지 않은 서큐버스도 있겠지만 히아신스는 만족했다. 실은 이 자리에 있는 서큐버스만으로도 일을 저지른 후에 서큐버스를 범인으로 지정하기에 충분한 인원이었다. 서큐버스들이 드디어 본인도 평범한 알베르 왕국의 시민으로 일을 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뜨며 사과 향의 약을 마시며 밖으로 나갔다. 알베르 왕국이 몰락한 후 머나먼 왕국에서 서큐버스 사장과 서큐버스 종업원들이 운영하는 메이드 찻집이 유명해졌다는데 이건 모험을 좋아하는 대마법사 월린도 친절한 서비스에 기겁하는 세기의 일이었다.

 

 

“저...실례합니다. 어머님.”

 

길게 구불거리는 흰색의 머리카락, 청순한 파란 눈, 설탕과 같은 백색 피부, 아직은 옛 되었는지 주근깨가 살짝 나 있고, 하지만 볼륨감이 살짝 아쉬운 처녀의 혈 냄새를 확확 풍기면서 문을 연 소녀를 히아신스가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히아신스는 목에 걸려있는 루비색의 목걸이에 시선이 내려갔다. 눈썹을 살짝 꿈틀거렸다.

 

“어머님. 아직도 아이아스는...”

 

“제가 말했지요? 아이아스는 마법 학교로 입학했어요. 그리고 언제부터 제가 당신에게 어머님이라 부르도록 허락을 했나요?”

 

미네르바가 히아신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어머님. 하지만...그런 작별 인사도 없이.”

 

루비 목걸이를 어루만지는 미네르바를 바라보며 히아신스는 질투감이 폭발할 것 같았다. 원래 계획이라면 아이아스와 섹스를 하면서 드워프&엘프 장식품 가게에서 직접 주문했던 장미가 수 놓인 반지를 아이아스의 손에 끼워주려고 했다. 언제 어디서나 그 장미를 바라보며 자신의 눈 색깔을 기억해내라고 하기 위해. 바람을 피운 순간 반지에 수 놓인 장미들이 가시를 생성해 약지 손가락을 순식간에 잘라버려서 본인과의 약속을 철저히 주입하기 위해. 하지만 눈앞의 걸레와도 같은 년이 선수를 쳐버렸다. 아이아스를 어떤 말로 구슬려도 목걸이만큼은 벗으려고 하지를 않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사파이어의 목걸이를 만지기까지 시작했다. 히아신스는 질투감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면 편지라도 보냈을 것 아닌가요? 최소한 사랑하는 어머님에게 편지를, 최소한 작별인사 없이 떠나버린 친구에게 소식을, 어머님. 제발 알려주세요. 저는 아이아스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할 뿐입니다.”

 

‘당연히 내 손에서 하악하악 정액을 내뿜으며 교성을 지르고 있는 게 당연하잖아. 걸레 새끼야.’

 

“마법 학교는 멀리 떨어져 있으며 외부와의 접촉을 단절하는 보수적인 집단입니다. 그중에서 엘리트만을 선정하기 때문에 편지는 고사하고 외부의 마법 역시 내부로 전달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소식을 듣는다니....떨어져 있는 이 어미도 가슴이 서러운데, 너무 머릿속이 꽃밭인 것 아닌가요? 미네르바 양?”

 

적당히 지었다. 라는 것을 미네르바는 알고 있었다. 왜냐면 마녀의 눈은 때로 아이아스가 언급되면 먹이를 노리는 짐승의 눈빛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절대로 멀리 떨어져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슬픔에 잠긴 어머니의 눈빛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울을 바라보며 슬픔의 표정을 항시 지어본 적 있었던 본인의 얼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이아스의 어릴 적 얘기 좀 해주세요. 저도 아이아스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좀 듣고 싶어요.”

 

미네르바가 참을 만큼 참았다는 듯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히아신스 역시 꼴 보기 싫다는 눈빛을 지었다.

 

‘아이아스와의 사랑의 추억은 나만 알고 있어야 해. 너 같은 걸레 년에게 쉽게 말할 추억이 아니란 말이야.’

 

히아신스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미네르바는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에휴...마녀를 너무 친근하게 보지 마세요. 미네르바 양. 제가 모르게 주술을 걸면 당신은 길가에 가다가도 이유 없이 교성을 내지르며 강간당할 거에요. 강간당하며 제발 안에 싸서 애 좀 만들어달라고 빌 수도 있어요. 당신을 탐하는 강간범의 허리를 다리로 껴안으며 정액을 어떻게든 착정하려고 할 거라구요. 강간의 수난을 모든 왕국에 전파하게 되어, 공식적인 창녀가 되기 싫으면 마녀에게 다가가려 하지 마세요.”

 

히아신스가 다정한 눈빛으로 미네르바를 마주 보며 말했다. 마녀에게 섣불리 도전하다가 그것보다 더욱더 처절한 꼴을 당한 여성들을 너무 많이 바라보았고 히아신스는 그렇게 해주기 싫었다. 오히려 미네르바의 눈앞에 아이아스를 겁탈해서 자신만의 이름을 부르며 허리를 움직여주는 마음껏 정액을 자궁에 싸질러주는 것을 바라보는 미네르바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아. 어떤 표정으로 울부짖을까. 즉, 히아신스는 최대한 미네르바의 처녀의 혈 냄새를 활용하여 접근하면 죽여버리겠다는 무언의 우회적인 협박을 가했다. 온갖 성희롱적인 발언에 미네르바의 얼굴이 목에 걸린 루비처럼 빨개졌다.

 

“아...그...죄...죄송합니다. 어머님. 제가 잠시...”

 

미네르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았다. 히아신스는 살짝 미네르바의 풀려있는 두 눈에 흠칫했다.

 

“그래도 어머님. 아들을 극심하게 보호하시는 것은 알겠어요. 아이아스가 이 왕국 어딘가에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어요. 왜냐하면, 마지막 작별 후 3년 동안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말없이 떠난 철없는 소년만을 찾기 위해 돌아다녔거든요. 그냥 저는 아이아스만 잘 지내고 있으면 됩니다. 단, 말없이 떠난 게 서운하기는 해요. 저는 조금 집착이 있어서. 아이아스를 계속 찾을 거랍니다. 저는 아직 궁전에 들어갈 만큼 무언가 성장하지는 않았네요.”

 

마지막으로 서운한 눈빛을 내보내며 히아신스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가게를 떠났다. 히아신스가 이빨을 뿌드득 갈았다. 주먹을 세게 쥐었다. 저 걸레 새끼가 아이아스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궁전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토록 본인 스스로 주술을 걸면서 동선을 주의했건만 결국 히아신스의 동선을 저 미네르바라는 애송이가 꿰뚫어버린 모양이다. 일종의 히아신스에게 향한 협박이었다. 네가 뭣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 소년을 저 궁전에 가둬났다고. 

 

“빨리 아이아스가 그 목걸이를 버리게 해야 해. 하지만, 아직 총각의 정액이 부족해...미약을 써야 하나? 정력제? 아냐. 약에 의존하면 안 돼. 아이아스를 약에 찌들게 하면 안 돼.” 

 

한편 미네르바는 약국을 나와 건너편의 과자가게로 들어갔다. 한 하녀가 초콜릿을 씹으며 만족한 표정으로 배를 두드리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그 마법. 네가 건 것 맞지?”

 

“뭐를?”

 

하녀의 물음에 미네르바가 재차 말했다.

 

“지쳐있던 나에게 갑자기 와서 사랑하는 남자를 얻고 싶나. 어디 있는지를 알고 있나. 의외로 정답은 등불 위에 있었다. 라며, 손가락을 가리키니. 약국의 마녀가 궁전에서 내려오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잖아. 갑자기 짠하며 찾고 있었던 마녀가 나타나니 깜짝 놀랐어.”

 

“나는 그냥 장난을 좋아할 뿐이야.”

 

하녀의 장난 섞인 물음에 미네르바도 곁에 앉아 초콜릿을 가져가 씹어먹었다. 하녀가 불만인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자 미네르바는 선반에 있던 새로운 초콜릿을 지불하고 하녀 앞으로 내밀었다.

 

“잘 있어?”

 

“아무렴.”

 

잘 있다는 소식에 미네르바는 다행이다. 라는 표정으로 루비 목걸이를 만졌다. 눈가에 살짝 희미하게 눈물이 맺혔으나 곧바로 닦았다. 하녀는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말했다.

 

“이봐. 나는 그 누구의 편도 아냐. 너의 사랑도, 마녀의 사랑도, 사랑을 받는 자의 편도 아냐.”

 

미네르바는 고개를 돌려 하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하녀는 어디론가 마법처럼 다음 말을 남기며 사라졌다.

 

“나는 나의 편이지. 재밌게 놀아보렴. 나를 위해서.”

 

 

그날 아이아스의 방에서는 아이아스의 쾌락에 질린 목소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정하면 곧바로 히아신스가 귀두를 문질러서 끝까지 자극을 주었다. 자극을 받은 성기가 다시 활력을 되찾으면 손을 바로 흔들어 사정을 다시 강요했다. 사정하면 다시 귀두를 문지르고 사정시키고 문지르고 사정시키고 아이아스가 지금까지 겪어본 적 없었던 쾌락에 서서히 고환에서 아파지는 고통의 비명보다는 쾌락의 비명을 지르며 히아신스에게 좀 더 라고 말할 뿐이었다. 히아신스는 주술을 걸지도 않고 만족하는 방법을 찾고자 서점에서 성인구역에 전시된 소설 한 구절을 읽고 그대로 행했을 뿐이다. 결과는 대만족. 사정할수록 정액이 점차 묽어지고, 물처럼 투명해져 갔지만 상관없었다. 아이아스는 그 누구의 손도 아닌 본인의 손에서 본인의 눈만을 바라보며 사정을 할 뿐이었다. 방안이 온갖 사과 향의 천지와 허리를 움찔거리며 어마어마한 오르가즘의 경험을 느끼는 아이아스를 뒤로하고 유리컵 가득 채운 정액과 쿠퍼 액을 바라보고 싱긋 웃었다. 이 정도 속도로 착정을 하면 계획이 점차 빨리 다가올 것이다. 

 

“내일 또 해봐요.”

 

아이아스에게 입을 쪽 맞추고 고생한 성기와 빠질 것 같은 허리에 살짝 회복 마법을 부여한 다음 방문을 나섰다.

 

“냐일, 녜일, 냬일, 헤헤헤.”

 

아이아스가 행복에 겨워 말도 제대로 못 하면서 히아신스에게 손을 흔들어서 배웅해주었다. 히아신스가 1.2L 유리병에 유리컵을 기울여 정액들을 담았다. 서서히 1.2L 유리병도 사과 주스처럼 사과 향을 내뿜으며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1L 다 차오르네. 그러면. 주술 발동에는 영향이 없기도 하려나.”

 

유리병의 눈금을 바라보며 계산식을 적어놓은 양피지에 적힌 도출한 해답을 바라보았다.

 

“1L로 해당 마법은 1시간. 만약 미네르바 앞에서 서비스한다고 생각하면.”

 

미네르바를 위한 하나의 극장까지 계획했다. 실은 미네르바는 예식장의 들러리 역할과 같았다.

 

“30분..30분 안에 백만을 학살. 가능하려나?”

 

정액을 휘저으며 사과 향에 취할 듯, 말 듯싶으며 뚜껑을 밀봉했다. 더군다나 학살한 뒤에 백만의 피들을 모을 결정의 방법도 역시 필요했다. 

 

‘산너머 산이구나. 아니면 시작 한 것과 동시에 모든 피들을 응집시킬까?’

 

또 다른 양피지에 흑마법을 적으면서 생각에 빠졌다. 백 만의 피들을 응집시킨다...한 마디로 결속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 왕국을 여전히 지탱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했다. 그래야 피들이 응집하기 시작한다.

 

“혹시..”

 

오래전 아이아스에게 이름을 부여했을 때 온 왕국이 떠나가라 아이아스의 이름을 외친 것을 기억해냈다. 그때 신생아들의 이름에 아이아스를 많이 부여했다지?

히아신스가 추억에 잠기며 손가락을 튕겼다.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본인들의 왕, 계속 성장하고 본인들 앞에 드러날 비극의 후계자, 왕국을 다시 한번 위대하게 만들어줄 위대한 왕.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아이아스의 손톱이라도 시체들의 피들은 히아신스의 주술하에 손톱에 응집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아스한테 손톱을 먹여주기 싫었다. 아주 깨끗한 것을 먹여주고 싶었다. 깨끗할수록 결집력이 강하며 수명연장에 지장이 안 갈 것이다. 심지어 자기 자신을 먹여준다면 몰라도..

 

“잠깐..내 자신을 먹인다?”

 

본인의 자궁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굉장한 도박을 해야 했다. 아기를 낳을 수 없는 몸. 저주받은 몸. 신이 버린 몸. 마법을 대가로 난소가 뜯겨버린 몸. 일이 갑자기 어려워지며 마녀라는 신분이 갑자기 원망스러웠다. 원망스러움에 양피지들을 구기며 소리를 질렀다.

 

“나도 미네르바처럼. 애를 낳고 싶은 몸이 되고 싶단 말이야!!!”

 

아이아스와의 사랑의 결정체, 아이아스와 똑 닮은 아이, 자신을 다시 어미라고 불러주는 아이아스의 판박이. 질투, 원망. 두 가지의 원념이 히아신스의 두 눈에 이글거렸다. 어쩔 수 없었다. 생명 연장의 주술을 위해서라면...미네르바의 사랑이 가장 많이 필요로 했다. 히아신스의 두 눈에 눈물이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싫어...싫어...아이아스가 날 배신하게 된단 말이야. 아이아스의 첫 경험이 미네르바가 된단 말이야. 미네르바가 어미가 된단 말이야.”

 

두 눈에서는 눈물이 끊임없이 쏟아져 내렸다. 양피지들을 구겨 모으고 가슴안에 껴안아 답이라도 나타나기를 빌며 계속 흐느꼈다. 

 

 

“아드님.”

 

“네?”

 

왕좌에 앉아있는 아이아스를 쳐다도 안 보고 히아신스가 채점표에 동그라미를 치며 혀를 찼다. 주변에는 주어진 상황에 대해 아이아스와 토론하는데 지쳐버린 신하들이 널브러져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1 년 뒤에는 드디어 왕의 자리에 오를 겁니다.”

 

“하하 벌써 그런 시간이 온 건가요?”

 

14세. 실은 15세에 오르게 되어있었다. 하지만 신하들과 아이아스의 사랑을 제외한 정치적인 눈빛의 히아신스가 내린 결과로는 14세에 올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완벽함이었다. 더군다나 신하들은 선례 덕분에 빨리 후계자를 만들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권장했었다. 

 

“그래서...오늘 부터는 외출을 해도 됩니다. 단, 왕국에서는 본인이 왕이라는 것을 숨겨주십시오. 시민의 신분으로 시민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직접 봐주시기 바랍니다.”

 

히아신스는 제발 저 입에서 싫어요. 엄마랑 계속 있을래요. 라는 답변을 기대했지만, 너무 헛된 희망이었다. 실은 최후의 흑마법을 위해서는 미네르바가 아이아스의 아이를 품어야 했다. 막고 싶었다. 싫었다. 아이아스의 허리 위에서 교성을 내지르는 게 미네르바라고 생각하니 부아가 치밀었다.

 

“아..그런가요? 그러면 내려가 볼게요.”

 

히아신스는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것을 느꼈다. 다른 마녀들이 본인의 가슴에 마녀의 창을 찌른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지만 본인의 신분을 생각하니 허탈함마저 느껴졌다. 외로이 죽음을 기다리는 마녀. 하지만 배신자에게는 더욱더 큰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사랑을 주었는데 왜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단 말인가. 그렇게 정액을 싸주며 본인밖에 없다고 소리 질렀는데 왜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인가. 단순한 배신, 변덕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배신자.”

 

히아신스가 자그마하게 중얼거리고 뒤로 물러났다. 아이아스는 주변에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궁전문을 열었다. 아이아스를 환영하듯 가을의 냄새가 타고 날아와 아이아스의 코를 자극했다. 아이아스는 목에 있는 사파이어 목걸이를 만졌다. 하늘을 바라보며 계속 만져온 사파이어 목걸이 왜인지 모르겠지만 하늘을 보고 있으면 친구였던 미네르바도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헤헤 드디어 내려왔네.”

 

백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여자가 바람에 머리가 휘날리며 광기에 물들이기 시작한 푸른 눈으로 궁전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 남자가 내려오고 있었다. 남들은 몰라도 본인에게는 광채가 휘날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면 슬슬 맞이할 준비를 해볼까? 거봐. 우리는 운명이라니까? 아이아스?”

 

미네르바가 앞치마를 묶으며 왁자지껄하기 시작한 주점을 향해 주머니에 넣은 발정제를 다시 확인하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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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은 다음화들의 수위를 위해 일부러 낮게 설정함 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