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반갑습니다!"

얀챈경찰서장으로 새로 부임한 얀순이

취임식 전 미리 서로 찾아와 간부들과 만나는거임

"충성! 서장님 반갑습니다!"

"아유- 아직 취임식도 안했는데요 서장은 무슨..."

"그런데 말입니다 서장님, 굳이 여기로 오신 이유가..."

형사과장이 묻는거임

"네? 왜요?"

"그게, 서장님께선 최연소 총경에 앞날도 창창하신 분이신데 대도시권 경찰서로 안가시고 굳이 이런 변두리에 사건사고 많은 곳으로 자원해서 오신게..."

"아- 그거야 뭐 별 거 있습니까? 필요한 곳이면 언제든 가야죠!"

"아... 서장님이 오셔서 정말 다행인거 같습니다"

"다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김얀순 총경

21세에 경찰간부시험 합격 후

놀라운 실적으로 27세에 최연소 총경까지 고속 특진해버린 그녀는

사실 개인적인 이유가 있어서 얀챈경찰서로 자원해서 온거였음

그건 바로 고등학교때 사모했던 같은 반 얀붕이가

근무하는 경찰서였기 때문임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사랑하는 사람을 맘대로 주무를 수 있다?

얀순이는 상상만 해도 아랫도리가 뀽뀽해지는거임


아직 자신이 새로온 서장인지 모르는 상태이니

얀순이는 몰래 얀붕이가 있는 강력반을 살펴보러 가는거임

"음... 여기 있을텐데... 아...! 저기....."

"어....."

"....."

오랜만에 만난 얀붕이의 모습을 보고 씨게 충격을 먹은 얀순이

고등학교 때 그 깔끔하고 자신감 넘치던 얀붕이가 아닌

왠 꾀죄죄한 사내가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담배를 빨고 있던거임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잘생긴건 변함이 없었지만

자신의 기억속의 얀붕이와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굳어버리는거임


"야, 김얀붕 이 새꺄! 사무실에서 담배 좀 태우지마!"

"아- 또 왜 그러십니까-"

"넌 어째 맨날 말해도 귓등으로도 듣질 않는거냐! 아이고-"

강력반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하소연 하는거임

"나 잠깐 일보고 올테니까 이거나 다 정리해놔"

얀붕이의 책상에 서류를 턱 올리고는 반장은 밖으로 나가버리는거임

"아 씨바 맨날 나한테만 지랄이야"

얀붕이는 입에 담배를 꼬나문채 서류를 휙휙 넘겨가며 보기 시작함

얀순이는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얀붕이에게 다가가는 거임

아 물론 들키면 안되니까 선글라스를 미리 썼음


"저기... 뭐 좀 물어보려고 하는데요..."

"예? 아.. 무슨일이시죠?"

다행이도 얀붕이는 얀순이를 아직 알아채지 못한거 같음

"그... 고소장 좀 접수..."

"아... 고소장이요... 밖에 메인 데스크에서 접수하세요-"

얀붕이는 귀찮다는 듯이 대답하고는 다시 서류를 휙휙 넘기기 시작함

"어... 그냥 형사님께 접수하면 안되나요?"

얀붕이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귀찮다는 표정으로 얀순이를 꼬라보는거임

"죄송한데, 제가 지금 업무가 많이 밀려서요 데스크에 접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네... 일 보세요, 예"

자리를 떠나는 얀순이

표정이 굳어있는거임

"....."

"... 뭐야"


"서장님, 부르셨습니까?"

서장실에 들어온 사람은 형사과장이였음

"아, 과장님! 뭐 좀 여쭤볼게 있어서요"

"네, 어떤거 말씀이십니까?"

"... 김얀붕 경사, 근무 태도나 성적이 어떻죠?"

"김얀붕이요? 뭐... 실적은 서내 최고죠... 저 나이에 벌써 경사 달은것만 봐도... 근데..."

"근데요?"

"하- 이놈이 태도가 영... 뺀질뺀질해가지고, 처음에 막 들어왔을 땐 안그랬는데..."

"어머?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니였나보네요?"

얀순이는 모르는 척 하면서 슬쩍 묻는거임

"네, 순경 때는 착실하고, 성실했죠 그런데 아무래도 저희 서가 강력사건이 워낙 많다보니.. 이 놈도 결국은 삶에 찌들버린거죠"

"흐음..."

"그런데 김얀붕 경사는 갑자기 왜..."

"아, 그냥 좀.. 궁금해서요 이만 가보셔도 좋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충성!"

형사과장이 서장실을 나간 뒤

얀순이는 잠시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에 빠지는거임


'내 신랑될 사람이 저렇게 되버리다니...'

'... 안되지 안돼, 어떻게든 다시 예전의 얀붕이로 돌려놔야돼...'


곧 얀순이는 서류 한 장을 꺼내더니 끄적이기 시작함


다음 날 아침


"새로 부임하는 서장 이미 왔다면서?"

"네, 내일 취임식이라는데요"

얀붕이는 출근 후 후배 형사와 커피 한 잔을 마시던 중이였음

"야! 김얀붕!"

갑자기 반장이 헐래벌떡 들어오는거임

"예? 왜 그러세요? 아- 반장님 또 근무시간에 골프치다 걸렸어?"

"그게 아니야 임마! 너 인사조치 됐어!"

"예?! 저요?"

"그래 임마! 이것 좀 봐바!"

반장의 손에는 서류 한 장이 쥐어져있었음

서류를 건네받아 천천히 읽어보는 얀붕이


'강력1반 김얀붕 경사를 202X년 X월 X일 부로 경무과로 인사조치한다'

당장 경무과로 달려가는 얀붕이

경무과장이 얀붕이를 맞이하는거임


"오- 김얀붕, 벌써 왔어?"

"이... 이게 갑자기 어떻게 된겁니까?"

"나도 몰러 임마- 새로 부임하신 서장님 지시야"

"예, 예?"

"너 빨리 짐싸서 저-기 빈 책상에 정리하고, 서장실로 가봐"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이야..."


서장실 문 앞에 선 얀붕이

들어가기 전 미리 대사를 연습하는 거임

"저를 다시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놔주십쇼... 됐어... 후우-"

아무리 뺀질거리는 얀붕이여도 서장은 좀 버거웠는지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문을 두드리는거임


똑똑똑-


"서장님, 김얀붕 경사입니다"

"네- 들어오세요-"

'어? 여자 목소리인데?'

문을 열고 서장실로 들어가는 얀붕이


"충성! 서장님 김얀붕 경사입니다!"

"음, 어서 와요"

새로 왔다는 서장은 등을 돌린채 창 밖을 바라보며 얀붕이를 맞이했음

"그런데... 무슨 일로 저를..."

"아- 이제부터 제 보좌업무를 보셔야하는데 누군지는 알아야죠"


서장은 여전히 등을 돌린채로 대답했음

"보, 보좌 업무라니요? 갑자기요?"

"왜 그러시죠? 지금 계신 강력반보다는 편할텐데?"

"저는 전혀 모르는 업무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그거야 이제부터 배우시면 되는거죠"

"끄응..."

얀붕이는 마침내 연습했던 말을 하는거임

"저를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복귀시켜주십쇼!"


"안돼요"


마침내 서장이 얀붕이 쪽으로 몸을 돌리는거임

서장의 얼굴을 확인한 얀붕이는 경악하는거임


"ㄴ... 너...! 얀순이냐?"

"이제야 알아보는구나?"

"니가 왜 여기..."

"흐음... 조금 섭섭한걸 얀붕아? 난 너를 만나려고 그동안 갖은 고생을 다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런데..."


굳어버린 얀붕이에게 점점 다가오는 얀순이

"...넌 왜 그렇게 변해버린거야? 내가 알던 김얀붕은 어디로 갔어?"

얀붕이의 얼굴을 천천히 쓰다듬는거임

살짝 슬픈 표정을 지어보이는 얀순이


"... 얀순아?"

"넌 누구야?"

"뭐? 누구긴 김얀붕이지"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넌 가짜야!"


갑자기 급발진하는 얀순이

얀붕이의 멱살을 잡고서는 바닥에 내려치는거임

쿵! 하고 쓰러지는 얀붕이


"무, 무슨 짓이야!"


"진짜 얀붕이를 돌려내!"


얀순이는 정줄을 놓은채로 얀붕이의 목을 꽉 조르는거임


"켁... 끄으윽-"

'무슨 여자애가 힘이 이렇게 센거야?'


사실 당연한 것이였음

얀순이가 머 SNS로 홍보 잘해서 특진한 줄 알았음?

초인적인 힘으로 범죄자들을 하나하나 소탕해왔더니

어느새 총경까지 고속진급했던거임


그나저나 이대로 가다간 얀붕이 진짜 죽을 것 같은거임

필사적으로 얀순이에게 말을 거는거임


"나... 죽....을것.... 끄으으-"

"...헛!"


그제서야 얀순이는 정신을 차리는거임


"어머, 내가 무슨 짓을.. 얀붕아 괜찮아?"

"컥! 케흑! 너 이 미친...!"

"미안.. 내가 한 번 꼭지가 돌면 뵈는게 없어서 힛"

"이젠 됐어! 너 당장 고발할거야!"

"정말?"

"그, 그래!"

"아- 그렇구나... 그러면 이거는 어쩔까..."


얀순이가 책상에 올려진 파일을 가져오는거임

파일 안에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얀붕이 동생 얀돌이의 인적사항과

아직 작성되지 않은 얀붕이의 인사고과 평가표가 들어있었음


"우리 얀붕이... 얀돌이 대학교 보내려면 돈 많-이 필요할텐데..."

"그리고 좀 있음 또 진급 시즌이라 처신 잘 해야될텐데 응?"

"크윽..."


얀순이는 부모님 없이 혼자 얀돌이를 키우는 얀붕이의 약점을

이미 다 확보해놓은 상태였던거임


"그리고 고발해봤자 나는 커넥션이 많아서... 음-"

"아마 네 생각대로는 안될꺼야? 응?"

"....."


"자, 어떡할까요... 김얀붕 경사?"

"...알았어..."

"... 상관에게 반말하도록 되있나요?"

"...하겠습니다... 보좌..."

"네, 네 아주 잘- 선택 하신거에요"


얀순이는 흡족한듯 얀붕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줌

"그런데 보좌업무를 맡으면 분명 외부에 노출되는 일도 많아질텐데.."

"음... 우리 김얀붕 경사는 태도나 행실에 문제가 좀 있죠?"

"....."

"뭐 그건 차차 교육받으면서 고쳐나가면 되니까요, 아! 말 나온김에 지금 하나 배워볼까요?"

"어떤 걸 말입니까?"


얀붕이는 얘가 뭘 시킬까 두려워 눈이 파르르 떨리는거임

"일단... 으음..."





"바지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