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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참이를 어쩐다나는 손에 쥔 볼펜을 딱딱거렸다빙글빙글 돌리기도 하고 손가락 사이를 옮겨 쥐기도 하였다수험생 때 있던 버릇이다문제가 막히면 자주 이랬다하지만 아무리 해봐도 답이 나오질 않는다대체 이럴 때는 어떡해야하지?

 

나는 내 앞에 놓인 문제지를 보았다복잡한 수식이 종이 위에 탑을 쌓았다나는 심각한 눈으로 그걸 본다사실 이런 건 아무 문제 아니다수식은 오차 하나 없이 완벽했다꽉 조인 나사처럼 견고한 풀이다살짝 고개를 틀어 옆을 보았다아리따운 소녀가 헤실 거리며 웃음을 지었다.

 

“ 선생님 뭐 틀린 거 있어요? ”

 

“ 기다려봐 

 

나는 문제지로 돌아갔다학부생도 머리를 쥐어뜯을 문제였다완벽하게 풀어낸 것은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물론 이 정도 문제야 나도 풀 수 있다명색이 수학과 학생이다그래서 나는 이 따위 문제로 고민하는게 아니다학문이란 풀 수 없는 문제에 주목하는 법이다가령 유명한 일곱개의 난제 같은 것 말이다.

 

왜 달리 난제라 부르겠는가풀 수 없어서 난제인 것이다그런건 나 같은 놈이 건드릴 수 있는게 아니다지금도 똑같다그야말로 난제다수학이 아니라내 인생을 건드리는 난제였다.

 

“ 왜 그래요? ”

 

소녀가 가까이 붙었다덕분에 책상에 올린 팔꿈치에 가슴이 닿았다나는 퍼뜩 놀라서 몸을 젖힌다.

 

“ 아니야다 맞았어 

 

나는 종이를 옆으로 밀었다소녀는 미소를 짓고는 앉고 있던 의자를 빙글 돌려 이쪽을 정면으로 본다단추가 풀린 가슴 앞섬을 강조하며 말했다.

 

“ 그럼 상 주셔야죠 

 

소녀는 키득거리며 웃었다또 시작이구나나는 탈진한 사람처럼 목을 뒤로 뺀채 축 늘어졌다눈을 질끈 감고는 원주율표를 외우기 시작한다. 3.141592… 소녀는 내 머릿속을 보기라도 한 듯 또 한번 웃었다.


그녀는 나를 사랑한다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사랑해서는 안된다애초에그녀가 정말 나를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 선생님상 안 주실거에요? ”

 

살결에 옷 스치는 소리가 난다나는 눈을 더욱 세게 감았다그걸 본 소녀가 긴 콧소리를 내었다그야말로 이건 난제다나 같은 놈은 풀 수 없는 난제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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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었다딱히 잘난 구석은 없고 가방끈 긴게 내 유일한 자랑거리다주로 수학을 가르쳤는데자랑은 아니어도 나름 평판이 좋았었다.


내가 가르친 아이들이 대학에 가서도 가끔 연락을 하곤 한다기억에 남는 학생들도 있었고보람찬 일도 있었다수입도 나쁘지않은 편이다.

 

방학기간에는 단기로 학원강사를 제의받은적도 있었다나름 좋은 학원이었는데 결국 거절했다이게 다 문제있는 내 성격 탓 이다.

 

나는 어릴적부터 사람 대하는게 어려웠다대화를 하면 뭘 말해야할지 몰랐다생각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본래는 열 마디 할 것을 한 두마디로 끊어서 말해야한다.


많이 설명하면 다들 좋아하지 않는다내뱉은 말보다 속에 담겨있는 말이 신경쓰였다결국 나중에는 차라리 입을 닫게 된다. 기억해보면학창시절의 나는 사람은 만나지 않고 수학문제지만 줄창 파고들었었다.

 

지금이야 훨씬 나아졌지만아직 사람 대하는건 서투르다특히 여러 사람 앞에서 수업을 한다는건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찔했다명문대 수학과를 다니든동네에서 머리 좋은 놈이라고 꼽히든이건 나만이 가진 문제점이다.

 

현주의 과외를 맡은건 학원강사 자리를 거절하고 일주일이 지나서였다성격이 이래서야 어디 먹고 살수는 있을까하는 자괴감도 들었지만 마음을 접고 다른 일자리를 구하고 있던 참이다.

 

학원강사는 보수가 높았다만약 거기서 일 했다면 한 학기 등록금은 내고도 남았을거다역시 아쉬운건 어쩔 수 없는거다돈을 생각하니 자연스레 보수가 높은걸 찾았다.

 

그러다우연히 한 모집공고를 찾았다그런데 이거보수가 높아도 한참 높다이 정도면 내가 거절했던 학원강사와 동급일거다세상에 어디 귀공자라도 교육시켜야하나수상한 냄새가 풍겼으나 유혹에 이끌린 나는 지원문자를 보냈다쓸데없이 눈만 높아졌던 참이다.

 

신기하게도 다음날 우편으로 계약서가 왔다생각보다 별 건 없었고 정해진 요일간 성실하게 나올 것시간을 엄수할 것이런식이다아주 따분한 내용이었다내가 신경쓴건 마지막 조항이다교육과 지도방향은 학생의 의사를 존중하고 따라줄 것좋은 말이로군꽤나 아끼는 자식인가보지나는 별 생각없이 동의했다같은 주소로 발송하고 이틀 뒤 문자를 받았다오후 2시에 자택으로 오라는 문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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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약간의 걱정은 하고 있었다보수가 높은건 그 이유가 있을거라는 직감이 들었던거다부탁이니 제발 멀쩡한 친구가 나오기를 바랬다모르는건 상관없다처음부터 하나씩 도와주면 끝나는 일이다하지만 부모 잘 만난 양아치가 인상을 팍팍 쓰면서 앉아있거나까칠한 성격의 도련님이 나온다면 나도 어찌 할 방도가 없다본래 사람 대하는게 서투른편이다.

 

나는 붉은색 펜을 들고 점수를 매기고 있다내 옆에 앉은 아이는 무릎에 손을 모으고 함께 문제지를 보고 있었다.

 

채점을 하면 할수록 감탄이 나왔다성적이 높은걸 알고 일부러 어려운 문제로 골라왔는데내 예상보다 뛰어나다모두 정답이었다.

 

“ 틀린게 하나도 없네현주 너 어릴 때 예습 같은거 했어? ”

 

“ 수학은 별로 안했어요 

 

현주는 쿡쿡거리며 웃었다쑥스러운지 귓불이 발갛게 물들어있었다.

 

“ 이 정도면 굳이 과외를 안 써도…”

 

나는 문제지에 집중했다짧고 간결한 풀이다잘 보아하니몇몇 과정을 생략하고 필수적인 것들만 적은듯했다그럼 나머지는 암산이나 외워둔 수식으로 넘긴건가이런 풀이는 고등학생한테서 나올 내용이 아니다.

 

짧은 탄성을 뱉으며 현주를 칭찬해줬다사실 칭찬을 받는 대상이 현주였을뿐나는 그 아름다운 풀이에 매료돼있었다수학도로서 순수한 기쁨을 느낀 것이다현주는 그 기쁨을 받아 줄 대상이었다한 순간 큰 행복을 느끼면자기도 모르게 옆 사람을 껴안는 것처럼 말이다.

 

“ 저기 선생님 

 

“ 왜 그래? ”

 

“ 아까부터 계속 그것만 보시던데….”

 

“ 아 그랬구나미안하다솔직히 좀 놀라서 

 

“ 괜찮아요다른 문제는 없어요? ”

 

현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러더니 의자를 끌어 내쪽으로 슬며시 다가온다온기가 느껴졌다.

 

“ 아 그럴까근데 큰일이네이것보다 어려운 문제는 없…. ”

 

고개를 틀자 현주가 코 앞까지 다가와있었다. 당황한 나는 반대쪽으로 몸을 피했다현주는 다시 그만큼 다가온다라벤더향의 샴푸냄새가 훅 끼쳐온다.

 

“ 그럼 오늘은 문제 더 안 풀어도 되는거죠? ”

 

“ 그렇지 

 

나는 숨을 참고 대답했다. 현주는 생글거리는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천천히 물러선다뭔가 놀림받는 느낌이 들었다방금 전은 뭐지화를 냈어야하는 상황인가놀란 가슴을 달래고 다시 문제지를 보았다.

 

“ 어쨌든 당장 수능봐도 문제 없을거야사실 이 정도로 잘하면 내가 해줄수 있는게 없는데….부모님이랑 한번 상의해봐야겠다. ”

 

“ 어떤거요과외 그만두시게요? ”

 

“ 솔직히 그냥 혼자 문제만 풀어도 되는 수준이라서사실대로 말씀드리고 결정하는대로 따라야지 

 

“….괜찮아요어차피 알아서하게 냅둘거에요 

 

“ ? ”

 

현주의 마지막 말에는 특이한 어조가 있었다씹어뱉듯이 말한다고 해야할까평범한 여고생의 입에서 나올만한 그런 뉘앙스는 아니다.

 

“ 그렇구나그래도 역시 부모님은 성적이 잘 나오는쪽을 바라시니까현주는 어떻게 하고싶니? ”

 

“ 저 말이에요? ”

 

현주는 생경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방금 신기한 말을 들었다는 눈치다나를 빤히 쳐다보며 뜸을 들이더니 별 안간 책상 위에 있는 시계를 보고 잔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 오늘 시간 다 끝나면 이야기 해줄게요 

 

“ 하하…. ”

 

나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현주는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호기심 많은 고양이가 마당에 앉은 새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현주는 아무 말 안하는데 나 혼자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현주는 분명 나보다 어린 학생이다그런데 묘하게 어른스러운 느낌이 든다.

 

내 얼굴을 보던 현주가 입을 열었다.

 

“ 선생님 여자친구는 있어요? ”

 

“ ? ”

 

“ 왜요어차피 더 풀 문제도 없잖아요남은 시간동안 저랑 대화나 해요 

 

“ 사실 할게 없는건 맞지만…”


나는 억지로 시선을 맞춘채 답했다.

 

“ 그것봐요저도 심심한데 그냥 대화해요그래서 있어요 없어요? ”

 

“ 끄응…. ”

 

“ 왜 대답을 못 해요없는거죠? ”

 

“ 그래여자친구 없어. ”

 

“ 으흐응왜 없는데요? ”


현주는 한층 더 장난끼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현주야내가 그런걸 어떻게 알겠니내가 대답을 못하고 있자 그녀는 픽 하고 웃었다.

 

“ 선생님 여자랑 대화 안해봤죠? ”

 

현주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순진한 동생을 놀리는 짖굳은 표정이었다솔직히 여기서는 나도 기분이 상했다.

 

“ 아니 그런건 아니야. ”

 

“ 뭐라고요? ”

 

현주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보통의 사람이라면 여기서 화를 내거나 적당히 넘어갔을거다하지만 관계에 서투른 나는 어설픈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 여자친구 만나봤어지금은 없지만 

 

“ 얼마나 만났는데요? ”

 

“ …1? ”

 

“ 1년이라고요? ”

 

현주는 양 미간을 좁힌채 다가왔다내 말의 진의를 파악하겠다는 듯 눈동자를 뚫어져라 보더니 다시 물러섰다싸늘하게 식은 표정으로 현주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던걸 나는 보았다.

 

“ 선생님이 그렇다면 그런거겠죠알았어요 

 

그렇게 끝날 줄 알았다.

 

“ 어쨌든 그거는 그거고선생님 저한테 상 주세요 

 

“ 상이라고무슨 상? ”

 

“ 문제 잘 풀었잖아요. ”

 

“ 아까전에 칭찬 해줬는데…”

 

“ 저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는데요그떄도 문제지만 보고 있었고 

 

“ 그러니나 가방에 간식거리 있는데.. ”

 

“ 애도 아니고 간식이 뭐에요? ”

 

“ 그러면? ”

 

현주가 고개를 숙인채 내쪽으로 들이댔다.

 

“ 머리 쓰다듬어줘요 

 

몇초 간 정적이 흘렀다표정은 안 보여도 현주의 기대감이 느껴졌다나는 결국 손을 올려 현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보드랗고따뜻한 햇살을 만지는 것 같았다.

 

“ 히히.. ”

 

뭔가뭔가 죄 짓는 느낌이 든다이거 이래도 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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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게 첫 번쨰 수업이었다현주는 분명 좋은 학생이다착하고얌전하고외모도 아름답다머리가 좋은건 첫 만남부터 진즉에 알아챘었다청춘멜로드라마의 첫사랑이 떠오르는그런 순수한 분위기가 있다그렇지만 이따금씩 나오는 부담스러운 요구는 나랑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 선생님저 다했어요 

 

“ 벌써 다 풀었다고? ”

 

나는 문제지를 낚아채갔다덜덜 떨리는 손으로 펜을 쥐고 채점을 시작했다구슬 꿰듯이 동그라미가 아래로 이어져갔다현주의 밝아지는 표정과는 달리 나는 점점 패닉상태로 빠지고 있었다학생이 뛰어나면 스승도 기뻐지는게 당연하다하지만 마냥 그럴수는 없는게..

 

“ 다 맞았죠? ”

 

“ 어떻게 이리 빨리 푼거지? ”

 

“ 아이 참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현주가 다시 내 쪽으로 다가왔다이번에는 한쪽 뺨을 내미는게 쓰다듬어 달라는 표시였다현주가 요구하는 상이라는게 점점 수위와 빈도가 높아지고 있었다이제 겨우 일주일차인데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 현주야선생님 진짜 이런거 힘든데 

 

“ 싫어도 하세요계약서에 싸인했잖아요 

 

“ 아무리 그래도 너한테 이러는게..”

 

“ 제가 허락할게요 

 

“ 부모님도 싫어하실텐데 

 

“ 할거에요 말거에요? ”

 

현주가 싸늘한 표정으로 되물었다결국 죄책감을 억누른채 현주의 뺨을 쓰다듬어주었다.

 

“ 으으응.. ”

 

현주는 눈을 꼭 감고 얕은 신음소리를 내었다정말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계속 쓰다듬다보니 손바닥 위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현주의 볼에 홍조가 일어나있었다살짝 벌어진 입술로 혓바닥이 보였다.

 

“ 조금만 더요..”

 

“ ..응 

 

멍한 눈으로 현주를 보았다그렇게 잠깐 흘러가는 시간도 잊었을떄현주가 혀를 내밀더니 내 손가락 하나를 잠깐 핣았다고양이처럼 까슬한 감촉이 느껴졌다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손을 치웠다.

 

“ 이제 그만 

 

현주는 아쉽다는 표정이지만 보채지는 않았다.

 

“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이제 가봐야겠다. ”

 

사실 20분 정도 남아있었다결국 내가 이 자리를 빨리 피하고싶다는것만 들켜버린 셈이다현주는 탁상시계를 슬쩍 보고 말했다.

 

“ 풀어야할 문제 더 있지 않아요? ”

 

“ 그건 내일 마저 하자솔직히 지금 풀어봤자 의미가 없을 것 같고…”

 

“ 그럼 저한테 주세요저 혼자서 풀게 

 

“ 그러겠니? ”

 

나는 프린트한 문제지를 꺼내 책상에 올려뒀다현주가 사진을 고르는 것마냥 문제지를 한 장씩 살펴보았다.

 

“ … 근데 쌤이거 고등학생이 풀어도 되는 문제 맞아요? ”


꽤나 예리한 질문이다사실 문제의 난이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이건 다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현주는 평범한 고등학생의 문제는 너무 빨리 해치운다그리고 이떄마다 상을 요구하니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 현주가 너무 잘해서 그래 

 

“ 으음… ”

 

현주는 잠깐 생각하더니 미소를 지었다.

 

“ 알았어요이것도 다 풀고 채점하는거죠? ”

 

“ 그렇겠지? ”

 

“ 오늘 밤에 한번 해볼게요그럼 다음에 봐요 쌤 

 

“ 수고했어 

 

집으로 돌아와서 조금 이른 저녁을 먹었다밥이 잘 넘어가지 않아서 여러 번 씹어야했다조용한 부엌에서 젓가락질을 하는데 갑자기 현주가 떠올랐다젓가락을 쥔 오른손에서 뺨을 만질떄와 같은 보드라운 감촉이 느껴졌다세상에내가 미쳤나냉수를 꺼내 벌컥대며 마셨다푸하.

 

책과 티비를 번갈아 보니 벌써 날이 어둑해졌다샤워를 하고 거실에 이불을 깐 채 누웠다오늘은 일찍 자야겠어눈을 감았는데갑자기 핸드폰이 켜지며 진동이 울렸다.

 

‘ 저 다 풀었어요 

 

“ 뭐야…? ”

 

시간을 확인하니 11시였다지금까지 계속 문제만 푼거야현주가 사진을 보냈다는 메시지가 떴다.

 

이상하게 직접 확인하는건 망설여졌다설마하니 현주가 문제를 다 풀었다면아니 그럴 리가 없어고등학생이 하룻밤만에 풀 문제는 아니다직접 확인해본다면 알 수 있겠지만 그래도그래도 설마 현주라면채팅방에 뜬 알림만 계속 쳐다보았다5분 정도 지나고 다시 알람이 떴다.

 

‘ 쌤 자요왜 안봐요? ’

 

‘ 저 진짜 열심히 풀었어요 

 

‘ 저기요??? ’

 

‘ 우움… ’

 

마지막으로 사진이 한번 더 올라오고 조용해졌다. 5분 정도 흘렀다이제 슬슬 답장을 해줘야하나 싶은때였다들어가야하나 싶었는데갑자기 메시지가 삭제되었다는 알림이 떴다.

 

‘ 방금 전은 잘못 올렸다 ㅎㅎ 

 

‘ 나중에 뵈요 

 

뭘 잘못올려…?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다그러나 어떤 감상이나 기분에 머물러있을뿐무엇하나 확실한게 없었다그나마 알 수 있는건방금 받은 메시지가 나의 내면에 생각보다 큰 파동을 일으켰다는거다그걸 알고나서 기분이 더러워졌다자신이 불결한 사람이라고 느껴져서이다.

 

양심에 찔려서인지 아니면 그저 심술이 나서 인지는 모르겠다나는 현주의 메시지를 무시하고 잠에 빠져들었다.






아주 먼 옛날에 써둔 도입부를 보고 이어봤음. 


사실 구상같은거 안하고 묵혀두기 아까워서 쓴거라 이 담에 어뜨케 될지는 모르겄다.


그건 그렇고 사람 많이 늘었네, 시간 날떄마다 찾아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