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년 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었다.


깨끗한 토지와 식량을 얻기위해 각국은 피튀기며 싸웠다.


민간인들은 둘 중 하나였다. 


전쟁중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죽거나 길거리에서 굶주리며 살아가거나.


나의 가족은 전자였고 나는 후자였다.


가족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나는 전장속에서 굶주리며 헤매던 중 이름모를 군인에게 거둬졌다.


군인은 날 자신의 군부대로 데려가 보호해주었다.


나는 그곳에서 총을 쏘는법, 글을 읽는 법, 그리고 각종 호신술을 배웠다.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군인들은 내게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그들 사이에 암묵적인 규칙이었다.


2051년 6월, 종전이 선언 된 그 때까지 그와 군인들은 군부대에서 나를 키워주었다.


그때당시 난 11살이었다.


이름모를 군인은 아이는 전장이 아니라 학교에서 배워야 한다며 나를 보호소에 맡겨두었다.


난 그가 떠날 때 울며 여태까지 키워줘서 고맙다고 소리쳤다.


그는 말없이 내게 경례했고 난 어설프게나마 그를 따라하며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나는 그를 존경했고, 나를 키워줬던 군인들처럼 사람들을 지키고 싶었다.


난 보호소에서 다른 전쟁고아였던 아이들과 함께 자랐고 중학교를 졸업할 즈음엔 사관학교 입학을 위해 미친듯이 노력했다.


나의 피나는 노력은 성과를 거뒀고 15살에 최연소 입학생으로 꽤 유명한 사관학교에 입학했다.


4년간 군인으로서 훈련을 받으며 전술이론에 대한 수업도 성실히 임했다.


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군부대에 지원을 한 나는 군인들과 높으신 분들 사이에서도 꽤 유명인이 되었다.


난 국경에서 꽤나 멀리 떨어져있는 후방 부대에 배치되었다.


군부대에서 나의 직무는 지휘관 보좌.


사실 높으신 분들은 나를 장교로 임명 할 생각이었지만, 사관학교를 갓 졸업한 난 인정받을 경력과 경험이 없었기에 이곳에 배치되었다.


의도는 뻔하다, 후방에서 대충 경력 쌓게 뒀다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부르겠다는 거겠지.


나의 꿈은 나를 거두어준 군인들 같이 다른 이들을 구해 줄 수 있는 군인이 되는것이다.


상부의 결정에 불만이 아예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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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의 군생활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내가 배치된 부대는 온갖 비리와 부정부패가 판을 치는 곳이었다.


횡령은 기본이요, 부대내에서 독자적으로 방산비리도 저지르고 있었다. 


난 어느정도 참기로 했다.. 아니 참아야 했다. 


그런 비리들을 못본척 하면서도 난 하나씩 증거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건 마지막 남은 내 양심이 일으킨 행동이었다.


하지만, 나의 인내심은 나 몰래 불법으로 납품 된 총기와 탄이 총기폭팔을 일으켰을 때 함께 터졌다.


새로 들어온 일반병의 손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있었다.


난 지휘관의 집무실에 달려가 항의했다.


"뭐 잘못먹었냐? 이런일 한두번이야? 평소처럼 못본척 하고있어. 쯧... 낙하산 새끼가."


나는 이때 분노가 극에 달하면 이성을 잃는다는게 어떤건지 느꼈다.


정신을 차리니 내 앞엔 얼굴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피떡이 된 지휘관과 내 뒤에서 나를 붙잡고 말리는 병사들이 있었다.


원래라면 군형법에 의해 군법재판을 받아야 하지만 난 재판소가 아니라 높으신 분의 집무실에 불려갔다.


"이 일은 불문에 부치겠네, 자네가 비리에 대한걸 언론에 뿌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자네의 재능과 능력을 알기에..."


나머진 흘려 들었다.


이건 날 시험하는거다.


내가 언론에 비리사실을 뿌린다고 한들 절대 공개되지 않을거다.


그 사실을 알고있기에 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난 그때 내 직업에 환멸을 느꼈다.


아무것도 못하는 내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모든걸 잊고 떠나고 싶었다.


난 그 이후 군인을 관두고 민간인이 되었다.


이게 벌써 2년전 일이다.


난 이 2년간 마음을 정리하고 새 출발을 하기로 했다.


퇴직수당만으론 살아갈 수 없었기에 간간히 알바를 뛰기도 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선 여전히 누군가를 구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그렇기에 다른 직업을 찾는다면 그 직업이 사람을 구하는 직업이길 원했다.


그렇게 일자리를 찾던 중 어떤 민간군사기업의 지휘관 모집 포스터를 보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포스터에 마음이 끌렸다.




"만약 내가 지휘관이라면.."




포스터엔 경력자를 우대한다고 적혀있었다. 


얼마 안되는 경력이지만 나의 학력이 어느정도 커버해 줄 수 있을거라 믿고 난 지원했다.








2062년, 난 그렇게 그리핀&크루거의 신입 지휘관이 되었다.





소전은 예전부터 꼭 쓰고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