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을 정리해보자.


몇 주 전 할아버지의 집에 찾아갔을 때 나는 얀순이라는 정체불명의 괴물을 만났다.

그녀는 날 오랫동안 보고 있었다고 했고 

날 사랑한다고도 했다.


어쩔 수 없이 데려와 동거하기 시작했고...그리고...또...





얀진이가 죽었다.

살해당했다. 이놈한테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이성이 사라졌고 이년의 안면에 주먹을 내다 꽂았다.

아무 피해도 없을것이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괴물은 한방에 나가 떨어졌고 

그리고 난...지금


얀진이의 복수를 하고있었다.





"콜록..컥!"


얀순이의 입에서 연신 피가 터져나왔다.

찐득한 핏방울이 내 얼굴에 가득 묻었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연신 복부와 가슴을 강타했다.

실로, 몸이 출렁일 정도 쎄게 가격하자 우드득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배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난다면 척추뿐이 더 있을까


"뼈도 있구만, 니년은"


이후 갈비뼈가 몇개 부러지는 소리를 듣고 나는 잠시 주먹을 멈췄다.

그리고 얀순이의 오른팔을 잡았다.


"얀부...웁...컥!"


얀순이는 무언가 말하려 하는 건지 연신 입구멍을 움직였다.

그러나 기이하게 틀어진 턱, 피가 고인 목에선 제대로 된 소리가 나지 않았다.


"닥쳐 괴물새끼"


붙잡은 팔은 평범한 여자의 팔보다 가느다란. 마치 인형의 팔이었다.


"얀..."


우두둑!


"끄아아아!"


차가운 증오의 눈빛을 보내는 얀붕이가 힘을 줌과 동시에 그녀의 팔이 절대로 돌아갈 수 없는 방향으로 돌아갔다.

멈추지 않고 팔꿈치를 밭잡은 뒤 지레의 받침점으로 사용해 관절의 가동범위의 정 반대로 힘을 주었다.


 

빠악!



팔꿈치가 바깥으로 접혔다.

얀순이는 연신 피를 토했고 나는 나머지 팔, 다리도 같은 방법으로 망가트렸다.


때리는 것도 지쳤다.

장장 몇시간을 전력을 다해 주먹을 내지렀기에 얀붕이의 전신은 피와 땀으로 뒤덮혀 있었다.


"...괴물새끼"


괴물. 그말말고는 할말이 없었다.

전신을 구타당하고 뼈를 부러트렸는데도 살아있다.

일반인. 아니 그 누구라도 구타하는 시점에서 이미 죽을 정도의 외상을 몇시간동안 맞고도 살아있었다.


"얀...붕...아..."


"개같은...그만좀 해!"


단순히 살아있는 것만이 아니라 회복하고 있었다.

틀어져 있던 안면은 어느새 다시 맞춰져 있었고 전신을 보랗게 칠했던 멍은 벌써 노란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대체 뭐야! 뭔데 니가 얀진이를! 니가 뭔데 내 인생을 망가뜨리는 거냐고!"


전력을 다한 발길질에 얀순이는 몇번 굴러 거실 벽에 부딪혔다.


확실히 끝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주방에서 식칼을 하나 꺼내 들었다.

제아무리 괴물이라도

 사지를 다 잘라 나눠놓으면 별 수 없겠지

한방에 잘리지 않이도 상관없다 고통스러워 한다면 그것만으로 베스트.


각오를 다지고 천천히 얀순아에게 걸어갔다.

차갑게 내려앉은 증오와 혐오가 정신의 절벽을 타고 올라온다.

이년을 무참히 난도질해 얀진이의 원한을 갚겠다.

이미 속으로 수천 수만번 얀순이를 죽인 나를 막을 수 있는건 없다.


그렇게 오만한 생각을 하던 얀붕이는


우뚝.

들고 있던 식칼마저 떨어트리고 그자리에 얼어붙었다.


"얀붕...선배"


뭐야

뭐야뭐야뭐야뭐야뭐냐고!


찰나의 시간

얀순이의 모습이 변화했다.

키는 커졌고 가슴은 비대해졌다. 머리카락 색, 눈.

어긋났던 팔과 다리도 원래대로 맞춰졌다.






얀순이는. 얀진이의 모습을 취했다.


그 사실은 나에게 이루 말할수 없는 혐오를 불어 일으켰다.

그녀가 얀진이를 죽인 것보다, 얀진이를 벌레라 비하했던 것보다 훨씬

 

"너 뭐하는 짓이야!"


나는 곧바로 달려들어 얀순이의 목을 졸랐다.



아무리 모습을 바꾸는 기행을 벌여도 나의 증오심은 멈추제 않았다.


두손으로 얀순이의 목을 붙잡고 전력으로 누르니 얀진...얀순이의머리가 새파랗게 변하기 시작했다.


"얀붕...아"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그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선...배"


"헉!"


얀진...순의 목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 손을 땠다.

모습뿐만 아니라 목소리까지 얀진이와 똑같았다.



난 곧바로 뒷걸음질 쳐 바닥에 떨어진 식칼을 붙잡았다.

죽여야 한다.

만약 여기서 끝장내지 못한다면. 저 괴물이 무슨 짓을 할지. 상상만으로 구역질이 났다 .


죽인다. 

죽여야 한다.


알고 있었지만 얀붕이의 손은 움직이지 족쇄가 채워진 듯 않았다.

손뿐만 아니라 전신이 미동조차 허지 않았다.

어두운 거실. 

자신의 그림자가 전부 얀진이에게 먹혔다.

아니 얀순...아니...그..


잠깐...내 눈앞에 있는건 누구지? 

얀진? 아니면 얀진의 탈을 뒤집어쓴 괴물?


"...얀붕 선배 괜찮으새요?"


"..."


"혹시 절 사랑하시지 않는 건 아니겠죠?"


"너..."


"난 어릴적부터 선배를 사랑했어요 혼자 집에서 책만읽던 나와 함께 시소도 타고 갔이 영화도 봤잔아요"


"너 대체 뭐야!"


"선배 갑자기 왜그러세요"


"알고 있잖아 내가 누군지"


목소리가 울린다. 


"사랑해요. 선배♥"


얀진이의 목소리, 얀진이의 말투, 얀진이의 표정



그녀에게 모습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얀붕이가 '자신'을 사랑하면 되는 것일 뿐

얀순이가 안된다면 얀진이가 되면 그만이다.

것보다 속이 중요하다는건 한없이 인간의 관점일 뿐

이 괴물에게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그래 이건 저주다.

나에게 내려진 저주



원래는 잠잠해지면 바로 쓸려고 했는데 너무 늦어버렸음

그리서 몇개 더 쓸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