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 https://arca.live/b/yandere/22337176

아침에 일어나니 얀순에게 문자가 3통이 와있었다. 어제 일이 고맙다는 내용, 괜찮다면 앞으로도 이렇게 문자를 보내도 되겠냐는 내용이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연락할 사이라면 카톡으로 하는 편이 나을것 같다고 보내자, 20초만에 '.' 이라는 이름인 사용자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얀붕이 맞나요?'

'응 맞아. 얀순이지?'

바로 1이라는 숫자가 없어졌지만, 어째서인지 답장이 1분 가량 오질 않기에 한 번 더 '얀순아?'라고 보내자 그제서야 답장이 왔다.

'응 얀붕아.'

'너는 이제부터 뭐해? 나는 학교 갈 준비 해야하는데.'

얀순은 곧이어 답장했다.

'학교? 어디?'

'얀챈대 다녀.'

'그렇구나, 나는 할 게 없는데'

21살이라 했던 거 같은데 대학을 준비하는 건가? 단순한 호기심으로 물어봤다.

'얀순이는 재수라도 하는 거야?'

'으응... 그런 셈이야.'

'그렇구나. 그럼, 열심히 해. 나중에 강의 끝나면 연락할게.'

'응... 나중에 끝나고 연락해야해!'

'당연히 할 거야 걱정 말고 공부 열심히 해.'

서로 나중에 보자며 각자 할 일을 했다. 나는 학교로 갔으며, 얀순은 공부를 하겠지.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얀붕은 강의가 끝나고, 얀순이 무엇을 하고 있나 연락해봤다. 그러자 얀순은 편의점 알바중이라고 한다. 어느새 알바도 구했나 보다.

'어디 편의점이야?'

'얀챈대 사거리에 있는 데야'

'뭐야 ㅋㅋ 바로 옆이네 함 갈게'

나는 얀순이가 알바를 한다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해봤자 5분도 안 걸리는 거리라서 금방 갈 수 있었다.

띠링띠링 문을 여는 소리에 얀순은 나를 바라본다. 편의점 조끼를 입은 얀순은 마치, 귀여운 편의점 알바생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그런 모습이었다.

"재수 준비하느라 힘들텐데 알바까지 해서 괜찮겠어?"

"으응... 얀붕아 난 괜찮아."

"괜찮은 거 맞지? 알바 몇 시에 끝나? 밥이라도 같이 안 먹을래?"

구해준 지 몇일이 지났지만, 아무래도 걱정이 됐기에 지속해서 챙겨주고 있었다.

계속 말을 걸어주고 같이 밥도 먹자하며 그런 식으로 평범한 친구처럼 지낼 수 있게.

아직 약간은 낯을 가리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래도 점차 친해지고 있는게 보인다.

"8시에 끝나."

"그럼 그 때 편의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응 얀붕아."

7시 반까지 과제를 하다가 시간이 되자, 나는 얀순이가 일하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얀순아 기다렸지."

먼저 나와있었던 얀순은 나를 보며 고개를 젓는다.

"아니야 나도 방금 나왔어."

"그럼 밥이나 먹으러 가자.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갑각류만 아니면 아무거나 괜찮아."

"그럼 무난하게 닭이나 뜯으러 가자."

그렇게 말하고 우린 치킨 집으로 갔다.

나는 그녀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어졌다. 무슨 이유로 자살을 하려 했는지부터,  집에 들어가기 싫었던 이유 등등.

하지만 일단 그건 지금 물어보기엔 아직 덜 친하기에, 더 친해진 후 물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잡담을 하다보니 어느새 치킨이 나왔고, 얀순이는 맛있겠다는 표정과 함께 먹기 시작했다.

지금 치킨을 뜯는데 열중인 얀순이에게 말을 걸었다.

"어때 맛있어?"
 
"마시서."

"다행이네 그렇게 맛있게 먹어줘서."

나는 이 말을 하고는 맥주를 마셨다. 그녀는 여전히 먹는데 정신이 없었다.

이때까지 그녀와 얘기 해봤을 땐 그렇게까지 아픈 사람은 아닌 거 같았다. 오히려 정신적으로 건강한 듯 보였다.

첫 날과 이튿 날만 아파보였지 그 이후론 평범한 여자애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사색에 잠겨있다가 얀순이가 말했다.

"얀붕아 안 먹을 거야?"

나는 화장실을 갔다온 후 먹겠다 하고 화장실로 갔다.

여전히 아까 전의 생각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얀순이란 애는 누구일까하며. 그런 생각을 잠시 하다, 다시 자리로 돌아가 얀순이 맞은 편에 앉아 치킨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얀순이는 자기도 술을 마시겠다며 맥주를 주문했다.

그녀는 한잔을 전부 마시더니 이내 또 한잔. 치킨 네 조각에 한잔을 마셔대는 패기를 보여줬다.

나는 그런 얀순이가 걱정되어 좀 천천히 마시라 했지만, 그녀는 들은 건지 안 들은건지 계속 마셔댔다.

한 5잔 쯤 마셨을까. 그녀의 페이스는 점차 느려지기 시작했고, 그녀는 점점 술에 떡이 되어가고 있었다.

"얀부우웅~ 야아안 부우웅~"

"왜 불러."

"헤헤... 그냥 불러봤따!"

"이제 술 그만마셔. 더 마시면 집도 못갈라."

"히히... 갠차나 안취했따!"

누가 봐도 취했지만 그녀는 자기가 취하지 않았다 주장하며 마시다 그만 픽 하고 꺼져버렸다.

"그렇게 마시더니만 알아봤다."

슬슬 다 먹기도 했고 집에 가려 했기에 얀순을 흔들어 깨워보았지만, 술을 마셔서 정신이 오락가락한 건지 그저 내 이름만 부를 뿐 전혀 일어날 기색이 없었다.

이를 어쩐다. 나는 그녀의 집도 모르고, 그렇다고 여기 냅두고 갈 수도 없기에 나는 일단 내 집으로 업고 갔다.

업고 가는 길 얀순의 숨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이렇게 내 집에 데려가도 괜찮은 걸까? 만약에 날 고소하거나 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아주 잠시 들었지만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비록 친해진 지는 몇 주 안 지났지만 그런 짓을 할 애는 아니라고 내 멋대로 생각했다.

집까지 업어간 후 얀순을 내 침대에 눕혔다. 이불도 고이 덮어주고 난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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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데레야 말로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