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XXX년 XX월 XX일

적색증축 지휘 건물

 

 

--끽--

 

어두운 복도

 

그중 가장 안쪽의 문이 조용히 열렸다.

 

느껴지는 싸늘하고도 침묵을 유지하는 공기 속에서

 

한 인영이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스레 문을 열고 나온다.

 

이윽고 최대한 발소리를 죽이면서 조용히 건물밖으로 나가는 인영이 있었다.

 

그림자의 행동은 조용하면서도 최대한 빠르게, 무엇인가에 쫒기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이윽고 건물의 1층의 나가는 문이 보이자 그림자의 움직임은 더욱 빠르게, 서둘러서 움직였다.

 

그리고 마지막 최후의 순간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

 

 

"....거기까지입니다. 서방님."

 

 

 

그리고 느껴지는 충격과 함께 흔들리는 의식, 그리고 무언가에 잡히는 느낌과 함께 그림자,지휘관이었던 남자의 의식은 끊겼다.

 

그리고 잠시 뒤, 조용하면서도 약간의 소란이 있던 1층의 복도는 다시 계단 위층으로 올라가는 사뿐한 발소리와 함께 다시 침묵 속으로 잠겼다.

 

조용한 건물, 어느 한 지휘 건물의 어느 날 밤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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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떠졌다.

 

밖은 분명히 아침이라는 듯이 밝은 햇살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에게 그런 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벌써 5번째 실패였다.

 

그러면서 무언가 잘못된 현실을 다시한번 회상한다.

 

무엇이 문제였는가

 

언제부터 그녀가,

 

가장 신뢰할 수 있었던 그녀가,

 

언제부터 이렇게 뒤틀려져 있었는가.

 

아니, 어쩌면-

 

지휘관으로서의 의무를 받아들일 때부터, 어쩔 수 없는 필연이었는가.

 

1층으로 내려가서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뒤에서부터 느껴지는 쎄한 느낌, 그러나 그 목소리는 제 3자가 보기에는 정인에게만 갈 수 있는 애정의 목소

 

리라 보일 수 있으리라.

 

나에게 있어서 그 목소리는, 누구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목소리이자, 이 지휘 건물에 있을 때부터 의지할 수 있었던 첫 부관의 목소리이자, 대리자의 목소리였다.

 

허나 지금 내게 있어 그 목소리는 --- 속박의 목소리이자, 뒤틀린 애정을 상징하는 목소리로 변해있었다.

 

도대체 언제부터였는가, 언제 이곳을 벗어날 수 있는가 ---어떻게 해야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가

 

그 고뇌와 함께 다시 한번 더 떠올릴 뿐이었다.

 

그녀와의 시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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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적색증축의 지휘건물

 

세이렌이라는 적을 상대함에 있어서 거대한 중심세력이 될 조직의 심장부.

 

이곳을 성장시키고 거대한 세력을 형성하라는 막중한 임무에 투입받은 나는 우선 내게 있는 자원들로 "함선 소녀"를 만들어 세력을 키워나가는 것부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력한 첫 함선 소녀가 나올 빛을 봤을때의 탄성

 

그 빛에서부터 등장했던--그래, 지휘관으로서 주력 아군이 되어줄 그녀와 첫 만남은 너무나도 든든하면서도, 따뜻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지휘관님"

 

그것이 그녀와의 시작이었다. 나중에 듣기로, 그녀는 절대로 일반적인 과정에서는 나올 수 없는 "함선 소녀"였다.

 

그녀는 완벽했다.

 

비록 몸이 불편했지만, 강력한 자체 성능과 함께 책사라는 두뇌를 가진 그녀를 부관으로서 두고 수많은 세력과의 싸움과 함께 많은 소녀들을 세력에 두었다.

 

열세의 전투를 지략으로 뒤집고, 그 승리를 다음 책략에 이용하는 그녀는 내게 있어 승리의 상징이자, 든든한 동료 그 이상이었다.

 

 

 

 

 

(....)

 

 

 

 

 

 

그래. 처음에는 분명히 완벽했다. 문제될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는가. 아마 그 때부터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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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지휘관실)

 

오랜만에 도착한 소꿉친구 그녀의 편지. 그녀의 편지에 적어줄 답장이 떠오르지 않아 잠시 산책을 하고 돌아왔다.

 

화장실에서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내가 봤던 것은

 

부관이었던 그녀가 내 책상을 보고 있던 순간이었다.

 

"지휘관님, 이건?"

 

"아아, 이건 고향의 소꿉친구가 보내준 편지, 그에 대한 답장을 해줄 뿐입니다."

 

"...필체를 보아하니 여성의 글로 보입니다만"

 

"뭐...기다려주겠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지휘관님"

 

"무슨 일인가요?"

 

"죄송하지만, 부관으로서의 특권을 조금 남용해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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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만약 전쟁이 끝나면 무엇을 계획하고 계십니까? 지휘관님"

 

부관으로서의 그녀만의 특권,

 

갑자기 이어진 그녀와의 둘만의 오붓한 다도의 시간속에, 그녀가 물어본 질문이었다.

 

"갑자기 무슨 일인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미래의 일,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그래도, 생각해놓은 일이 있으신지, 단순한 호기심일 뿐입니다"

 

"...."

 

비록 지휘관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있는 하루이지만, 분명히 생각해볼만한 주제이다.

 

언젠가 지휘관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난 나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겠지.

 

그곳에서 조용히 늙어가면서, 자라나는 새로운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보겠지.

 

"...아마, 고향으로 돌아가서 조용히 살지 않을까 싶군요"

 

"...지휘관님다운 대답이군요. 하지만 그곳에 지휘관님의 사람이 있기 때문이신가요?"

 

"..."

 

부정할 수 없는 그녀의 질문에 쓴웃음을 짓는다.

 

"...그 편지들은 그녀가 써준 편지입니까"

 

"...아아,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의 편지입니다."

 

오래된 그녀와의 편지의 교류를 그녀가 읽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서약의 이야기가 나와도 망설이신 이유가 그것이었습니까"

 

"...혹시 서운했다면 미안합니다. 하지만 서약역시 미래를 약속하는 일, 허황되고 거짓된 말로 희망고문을 주고 싶진 않았습니다."

 

서운할 만 했다. 특히 그녀는 누구보다도 그럴 자격이 있는 "여인"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기초의 지휘건물을 거대한 세력의 중심으로 성장시키는데 있어 그녀의 역할은 절대적이었으니까.

 

그녀가 있었기에 나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또한 불안정한 소녀들을 통제하고 단합하는 데 있어서 그녀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확실히. 그녀와 오랜 세월을 기다려준 또다른 그녀를 고민하는 것. 매우 고민스러운 문제였다.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녀는 오랜 세월을 기다려준 만큼, 그에 대한 보답은 어떤식으로든 해줄 겁니다."

 

"...그렇다면, 저와의 약속은 지켜주고 가시는 것인지요"

 

...그건 당연했다.

 

"아아, 그때 당신과 했던 약속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키고 가겠습니다."

 

남아있는 차를 마심으로서 다도를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 내 모습을 그녀는 잠자코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나,

 

 

 

 

 

 

 

 

 

 

 

 

 

 

 

 

 

 

 

나는 그때 자세히 봤었어야 했다.

 

평소처럼 사색에 잠겨있던 그녀의 눈빛.

 

그 누구보다도 총명했던 그녀의 눈빛에 음영이 새겨지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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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시점)

 

처음 지휘관님을 만났던 그때,

 

이제 막 취임한 티가 가는 그분을 뵈었을 때, 그분의 곁에 있던 얼마 없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 지휘부의 열악한 환경과 함께 처음으로 등장한 강력한 급의 함선이 저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마 지휘관님이 많이 도움이 필요로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비록 몸이 불편하지만, 책략에 있어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저는 지휘관님과 함께 강력한 함대를 꾸려갔었습니다.

 

상황에 따라 아이들을 현장에서 지휘하고, 새로오는 자매들과 동료들을 다시 불러들이면서 지휘관님은 어엿한 한 지휘부의 장으로 성장해주었습니다.

 

그에 따라 자매들은 점점 날카로워지고 어엿한 남성의 기가 느껴지는 지휘관님에게 매료되기 시작했지요. 

 

당연히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지휘관님은 적당히 선을 그으면서도 아이들을 챙겨주곤 했습니다.

 

부끄럽게도 비록 여인의 몸인지라, 질투가 난 모양입니다.

 

처음으로 소원을 빌어, 둘만의 다도시간을 보장해달라는, 다른 아이들에게 있어서 말도 안되는 요구를 지휘관님은 들어주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준 저만의 특권이라며 적당한 휴식시간을 같이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지휘관님과 다도를 하면서 쉬는 때 물어보셨습니다.

 

"요즘 몸 상태는 많이 나아지고 있는겁니까"

 

"...지휘관님께서 걱정하실 정도로는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만두기 전에, 당신의 몸은 고쳐지는 것은 보고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후훗, 그럼 지휘관님은 평생 이곳에 계셔야 할 겁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약속하지요."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지휘관님"

 

..말도 안되는 이야기, 그러나 희망이라고 주려는 것일까요.

 

그런 허황된 이야기라 생각하고 그 약속은 신경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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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님 답지 않게 책상이 어지러워져 있군요. 적어도 기본적인 정리가 되어있지 않다면...

 

 

 

그곳에서 본 것은

 

몇장의 편지지

 

그 문장들속에 느껴지는 것은 - 애정, 사랑, 연모의 감정

 

그리고 글을 쓰다가 만 편지에 있던 지휘관의 글에는 - 명백한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그것을 포착한 순간 사고가 정지했습니다.

 

도대체 누구일까요.

 

우리 함선 소녀들의 연모를 거절하면서까지 애정을 품고 있는 그녀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이 그녀와..우리(저)를 다르게 만든것일까요

 

....그 순간 지휘관님이 들어오셨습니다.

 

비록 질투가 나지만, 그것을 티낼 수는 없겠지요.

 

다른 아이들의 질투속에 함부로 사용할 수 없지만, 부관의 특권을 활용하여, 의중을 떠보았습니다.

 

확실히, 지휘관님은 인간. 언젠가 이 지휘부를 떠나 한 여인의 반려로서 살아가게 되겠지요.

 

하지만 저 역시 오랜 세월을 함께한 여인. 저를 여인으로 바라볼수는 없는 건가요?

 

저 역시 지휘관님을 위해 분골쇄신한 몸, 그것을 보답받을 수는 없을까요.

 

그 순간이었습니다. 그날 그냥 웃으며 넘긴 약속이 떠오른 순간.

 

 

["...제가 그만두기 전에, 당신의 몸은 고쳐지는 것은 보고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녀는 오랜 세월을 기다려준 만큼, 그에 대한 보답은 어떤식으로든 해줄 겁니다."

 

"...그렇다면, 저와의 약속은 지켜주고 가시는 것인지요"

 

"아아, 그때 당신과 했던 약속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키고 가겠습니다."

 

 

...그 약속을 믿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비록 잘못된 감정이라는 것임을 알고 있어도,

 

지휘관님, 당신이 있었기에 이 곳을 세울 수 있었고,

 

당신이 없는 이곳은 순식간에 붕괴될 겁니다.

 

이 적색증축이라는 심장부를 처음부터 지키고 있던 몸으로서, 저는 이 곳을 지키지 않으면 안되겠지요.

 

그렇다면 지휘관님, 당신 역시 이곳에 계속 남아계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적색증축의 책사로서, 당신을 연모하는 한 여인으로서, 저는 당신을

 

 

 

 

 

 

[이곳에 가둬놓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니, 이 지휘부를 당신의 감옥으로서 쓰겠습니다.

 

몇번이고, 당신이 도망치려고 하는 순간까지 계산해서라도

 

절대로 나가게 두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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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둘러본다.

 

어느 순간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지게 되었다.

 

특히, 건물 밖을 나가서 활동하는 시간에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는 시선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선. 그리고 느껴지는 기시감속에 건물에 돌아와 있으면 사라지는 시선의 느낌.

 

마치 감시당하는 느낌속에 스트레스가 증가되어간다.

 

특히 이상함을 느꼈던건,

 

어느 순간, 함대의 소녀들이 내가 밖에 나가는 것을 꺼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괜히 움직일 필요가 없다. 이제 자신들이 알아서 할 수 있다라는 식으로, 현장 통제보다 지휘통제를 더 선호하는 느낌,

 

마치, 이 중심부를 벗어나는 것만큼은 절대로 참을 수 없다라는 듯이 행동하고 있었다.

 

내가 대체 무엇이기에 그러는 것인가.

 

그러다가 편지가 하나 도착했다. 부모님에게서 온 편지였다.

 

소꿉친구의 그녀의 부모가 선을 보라는 제의가 왔다고 , 바쁜 건 알겠지만 적어도 혼인의 연은 맺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편지였다.

 

마침 그에 포함된 그녀의 편지.

 

주변의 또래친구들이 이제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있다는 편지였다. 부모님 역시 재촉하고 있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편지였다.

 

오랜 세월을 기다려 준 그녀이다.

 

적어도 그 마음을 보답은 해줘야하리라. 하지만 지금은 곤란했다.

 

이 지휘부를 나갈 방법이 없다. 전망 좋은 복도의 발코니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돌이켜보면 --

 

그래, 그 편지들을 책상에 열어놓고 온 그것은 --

 

내가 이 지휘부에 있으면서 했던 가장 커다란 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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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실을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순간 문 손잡이에서 느꼈다.

 

뭔가가, 지금 뭔가가 안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도 지금은 그 편지에 답을 해야한다.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주변을 본다. 다행히 위화감이었을까, 아무렇지 않은 조용한 지휘관실.

 

바로 경계를 풀고 안으로 들어가 책상에 다가가려는 순간----

 

 

퍽--

 

 

"죄송합니다 지휘관님, 잠시 주무시고 계시길..깨어나시면 모든게 해결되어있을 것입니다..."

 

그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의식이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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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돌아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느껴지는 것을 추적하고, 감각을 활성화한다.

 

포근한 뒤통수, 그리고 여인의 향기, 무엇보다도 익숙한 그녀의 향기

 

눈을 떠보니 어두운 침실에 익숙한 그녀가 옆에 무릎베개를 해주고 있었다.

 

단 한명에게도 허락하지 않았던 무릎배게를 그녀가 해주고 있었다.

 

"일어나셨나요 지휘관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그저 지휘관님의 고민을 해결해드리기 위해 움직였을 뿐입니다."

 

"제 고민이 뭐였는지 알고 계시는 듯 합니다만"

 

"이제 그 고민은 해결되셨으니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 편지의 대한 내용, 소첩이 거절해놓았습니다."

 

"....무슨 짓을 하신겁니까"

 

"그저, 지휘관님을 심리를 어지럽히는 적들에게 책략을 사용했을 뿐입니다."

 

"....."

 

반박하려던 나는 순간, 그녀의 눈동자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그 누구보다도 총명했던 그녀의 눈동자가, 그 차분한 눈길에 빛을 비추던 그녀의 눈동자에는 --

 

일전의 그 빛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휘관님, 지휘관님이 말씀하신 그 약속과 함께, 지휘관님이 없는 이 지휘부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지휘관님이 없는 이 지휘부는, 멸망의 길을 가게 되겠지요. 하나부터 열까지, 지휘관님을 위해 일하는 아이들은 망가지게 될 겁니다."

 

"따라서, 소첩은 이 지휘부의 아이들과, 지휘관님을 위해, 이 지휘부를 위해 책략을 사용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지휘관님의 그 년은 이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듭니다."

 

"지휘관님께서 키워놓은 이 지휘부를 다시 원상태로 돌리게 되겠지요."

 

"그걸 원하시지는 않으시겠지요, 지휘관님?"

 

...설마

 

"그럼, 다른 소녀들이 현장통제를 거부하기 시작한것도,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던 것도 설마...."

 

"맞습니다. 소첩이 꾸민 것이었습니다. 물론, 제 자매들의 도움 덕택입니다."

 

".....어째서...."

 

"...모든 것은 이 지휘부를 위한 것, 그러니 지휘관님, 죄송하지만 당신을 이 지휘부를 벗어나게 두지 않겠습니다."

 

"안심하십시오. 지휘관님을 가둬놓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도망치려는 순간, 저도 어떻게 변할 지 모릅니다."

 

"부디, 지금의 제가 더 선을 넘지 않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지휘관님."

 

"그리고, 저를 고쳐주신다는 약속, 잊지 않고 있습니다. 부디, 그 약속을 이행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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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다.

 

서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이이기에,

 

그녀가 화가나면, 그녀가 진심이게 되면, 얼마나 두려운 상대가 되는지 잘 알고 있기에.

 

도대체 어디서부터 망가진 것일까.

 

물론 그녀의 섭섭함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나는 고향에 있을 그녀에게 마음을 답하지 않으면 안된다.

 

....선을 넘어버린 그녀에게 미안하지만, 지금 내게 할일은 정해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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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밤)

 

--끽--

 

어두운 복도

 

그중 가장 안쪽의 문이 조용히 열렸다.

 

느껴지는 싸늘하고도 침묵을 유지하는 공기 속에서

 

한 인영이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스레 문을 열고 나온다.

 

이윽고 최대한 발소리를 죽이면서 조용히 건물밖으로 나가는 인영이 있었다.

 

그림자의 행동은 조용하면서도 최대한 빠르게, 무엇인가에 쫒기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이윽고 건물의 1층의 나가는 문이 보이자 그림자의 움직임은 더욱 빠르게, 서둘러서 움직였다.

 

그리고 마지막 최후의 순간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

 

 

"....거기까지입니다. 지휘관님."

 

 

그리고 느껴지는 충격과 함께 흔들리는 의식, 그리고 무언가에 잡히는 느낌과 함께 그림자,지휘관이었던 남자의 의식은 끊겼다.

 

 

"......역시 상냥하신 지휘관님, 그녀를 위해 이 야밤을 노리신건가요. 그러나 소첩 역시, 그것을 예상했습니다."

 

그녀의 뒤에 있던 꼬리가 살랑거리면서 지휘관의 몸을 소중하게 감싼다.

 

"....경고를 무시하신만큼...저도 그만큼 받아가겠습니다 지휘관님"

 

그리고 잠시 뒤, 조용하면서도 약간의 소란이 있던 1층의 복도는 계단 위층으로 올라가는 사뿐한 발소리와 함께 다시 침묵 속으로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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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돌아오는 것을 느낀다.

 

감각을 활성화한다.

 

포근한 뒤통수, 그리고 여인의 향기, 무엇보다도 익숙한 그녀의 향기

 

상황을 인지한 나는 눈을 뜨고 상황을 확인한다.

 

그리고 내 눈 앞에 있던것은 --

 

 

 

 

 

 

 

 

 

 

 

 

 

 

 

 

 

 

 

 

 

 

 

 

 

 

 

 

 

 

 

 

 


아마기

 

처음 부임했을 그 시기에 처음으로 나타난 강력한 함선소녀

 

그 무엇보다도 든든했던 책사이자 마음을 터놓을 수 있었던 부관

 

그러나 이제는 그 누구보다도 믿을 수 없는 그녀가 사랑스러운 것을 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기....부탁입니다...저를 놔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그녀가 소중하십니까?"

 

"당신이 소중한 것과 그녀가 소중한 것, 이것을 저울질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제게 있어 둘도 없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소첩 역시 지휘관님이 없는 지휘부는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아마기, 지휘관님을 위해 무엇이든지 가능하도록 해보이겠습니다."

 

"아마기씨!"

 

틀렸다. 이것은 위험하다.

 

"...지휘관님"

 

.....그녀의 꼬리가 움직인다.

 

그 순간 그녀는 순식간에 나에게 돌진해 입을 맞춰왔다.

 

그와 함께, 꼬리들이 내 몸을 죄어온다.

 

"불초 아마기, 이제서 고해드립니다."

 

"지휘관님과 함께한 세월,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평생 나타나지 않을 제 미래를 탄생시켜준 지휘관님을 사모합니다."

 

"다시 만나지 못했을 자매들을 다시 만나게 해준 지휘관님을 사랑합니다."

 

"지휘관님과 함께 미래를 그려나가는 것이 제 의미"

 

"그러나, 그 행복이 지금 무너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행복을, 끊어지게 관철하는 것, 저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소첩이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었습니다."

 

"......!"

 

몸이 뜨겁다.

 

갑자기 무엇인가 이상이 느껴진다.

 

이성이 사라지고, 무엇인가 답답함을 느낀다.

 

"안심하십시오 지휘관님, 그저...음약을 드린 것 뿐입니다."

 

그리고 눈앞에서 아마기는 조용히 자신의 나신을 보이려고 하고 있었다.

 

....완전히 당했다.

 

음약이라면.....이 약의 성능, 확실했다.

 

지금 당장 앞에 있는 그녀가 너무 매혹적으로 보인다.

 

당장이라도 덮치고 싶을 정도로 위험했다.

 

마지막 이성이라도 남겨 저항하려고 고개를 밑으로 내린 순간

 

"안됩니다 지휘관님...여인을 앞에두고 다른 곳에 눈을 돌리시다니요"

 

어느새 마지막 순간만을 남겨놓은 그녀의 부드러운 상위가 눈앞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당황하여 다시 위를 본다.

 

그 순간 다시 입술을 빼았겼다.

 

..부드러운 혀에 이성이 점점 녹아진다.

 

힘이 빠졌음을 눈치채자, 그녀의 꼬리가 움직인다.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등 뒤에서 꼬리가 느껴진다.

 

입술을 떼고 아마기의 입술이 그 어두운 방에서도 빛나는 것을 본다.

 

"....지휘관님...오랜 세월을 기다리게 하신만큼,소첩 역시 참지 않겠습니다."

 

"부디...지휘관님도 참지 마시기 바랍니다."

 

"괜찮습니다...아직 밤은 길고 남아있나니, 구름에 가려진 달도 오늘 일은 모를 것입니다."

 

"부디...소첩을 애태우지 마시길..."

 

다시 입술이 부딪혀오고, 두손이 이끌려짐을 느낀다.

 

한손은 상위에, 한손은 아래쪽에,

 

느껴지는 두 감촉, 부드러움속에 느껴지는 딱딱함, 무엇인가 부드러우면서도 젖어가는 감각

 

그리고 느껴지는...여성의 냄새

 

그 순간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순간,

 

내가 아마기를 밀어 넘어트리고 달려든 그 직후와, 그 순간 등에 느껴지던 꼬리의 감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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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무엇인가 엄청난 탈력감과 힘이 없는 상태, 그리고 무엇인가에 안겨있는 느낌

 

"일어나셨나요 서방님"

 

"...."

 

그녀의 미소가 보인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 그저 집착의 미소일뿐.

 

서방님이라는 단어와 어제의 상황.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

 

"....소첩을,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등 뒤에 느껴지는 꼬리의 따스함.

 

그녀의 꼬리는 분명히 푹신하고, 따스했다.

 

허나 어째서일까,

 

그것이 나에게 있어서, 절대로 풀리지 않을 집착의 결정체와 함께 절대 자신의 눈밖에서 벗어나 못하게 할 것을 상징하는 쇠사슬처럼 보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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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XXX년 XX월 XX일

적색증축 지휘 건물

 

 

--끽--

 

어두운 복도

 

그중 가장 안쪽의 문이 조용히 열렸다.

 

느껴지는 싸늘하고도 침묵을 유지하는 공기 속에서

 

한 인영이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스레 문을 열고 나온다.

 

이윽고 최대한 발소리를 죽이면서 조용히 건물밖으로 나가는 인영이 있었다.

 

그림자의 행동은 조용하면서도 최대한 빠르게, 무엇인가에 쫒기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이윽고 건물의 1층의 나가는 문이 보이자 그림자의 움직임은 더욱 빠르게, 서둘러서 움직였다.

 

그리고 마지막 최후의 순간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

 

 

"....거기까지입니다. 서방님."

 

 

 

그리고 느껴지는 충격과 함께 흔들리는 의식, 그리고 무언가에 잡히는 느낌과 함께 그림자,지휘관이었던 남자의 의식은 끊겼다.

 

그리고 잠시 뒤, 조용하면서도 약간의 소란이 있던 1층의 복도는 다시 계단 위층으로 올라가는 사뿐한 발소리와 함께 다시 침묵 속으로 잠겼다.

 

조용한 건물, 어느 한 지휘 건물의 어느 날 밤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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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있던 벽람 짤 회로돌아 써본 글

ㄱㅆ노답손인거 알고 썼으니  이해해줘


벽람 게임 1도 안해보고 그냥 짤하나 보고 위키설정보고 쓴 글이라 ㅇㅇ


여기 금손작가들 소설들 수준엔 미치지 못해서 미안


폰렉 개오져서 오타수정도 못하네 


그럼 굳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