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붕이에겐 첫사랑 얀진이와 사이좋은 여동생이 있었어 셋은 소꿉친구로 어린 시절을 함께 해온 특별한 인연이야 근데 그 관계는 한 명의 전학생에 의해 처참히 깨지게되지


그 전학생은 누구나 인정하는 훈남이야 성적도 좋고 운동신경도 뛰어난데 남녀불문 친절하기까지 해서 첫날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지

물론 얀진이와 여동생은 얀붕이와의 관계가 있었기에 호의는 있어도 적극적이진 않았지만 얀붕이에게 이변이 찾아와


옥상에서 기다리겠다는 편지

인쇄된 글자를 오려내어 붙인 기괴한 형태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타인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 홀로 올라가보니 옥상 끝에서 화분을 들고있는 누군가를 발견하고 저지하러 달려나가

수상한 누군가는 급히 화분을 떨어뜨리고 도망갔고 얀붕이는 안된다고 소리지르며 다친 사람이 없나 내려다보니 거기엔 아슬아슬하게 화분을 피한 훈남과 자신을 올려다보는 사람들이 있었어


그 이후로 얀붕이는 의도치않게, 집요하게 훈남을 괴롭히는 입장이 되어버림 누군가가 계단 위에서 밀어 넘어졌더니 훈남이 깔려있다거나 훈남의 교과서가 얀붕이 사물함에 있다거나 가방을 훔치거나 


얀붕이는 완전히 고립되고 처음 변호해주던 얀진이와 여동생도 완전히 태도를 바꿔 얀붕이를 매도하는 입장이 되어버려 그 둘은 얀붕이의 행동에 사과한다며 훈남과의 접촉이 잦아졌고 완전히 훈남에게 빠져버리게 된거야 얀진이는 얀붕이를 무시하거나 보더라도 오물취급이 일상이 되었고 여동생은 이제 오빠라고 불러주지도 않게 돼버림

이제 그 둘을 항상 훈남과 함께하는거야 얀진이가 얀붕이에게 보여주던 미소는 훈남의 것이 되었고 여동생에게 오빠는 훈남이 되어버림 학교단위로 행해지는 따돌림에 소중한 두 사람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음


정신적으로 몰린 얀붕이는 등교거부로 집에 틀어박히게 되었어 얀붕이 어머니는 걱정되어 이유를 물어봐도 들을 수 없었고 여동생에게 물어봐도 자업자득이라는 차가운 대답만 나왔음

그러던 어느날 얀붕이 어머니가 화를 내며 들어와 얀붕이 뺨을 사정없이 때림 충격받아 멍하니 올려다보는 얀붕이에게 학교에 갔다왔다며 짐승새끼니 내 아들도 아니니 폭언을 쏟아내 가족조차 자신을 믿어주지 않게되자 얀붕이는 완전히 무너져버리고 가출해버려


어린 시절 세 명이 함께 놀던 공원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울적해하던 얀붕이는 거기서 얀순이와 만나게 돼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얀순이는 꼬옥 끌어안으며 믿는다고 말해줬고 간절히 듣고싶던 한마디에 얀붕이는 소리내어 울며 얀순이에게 위로받아


그리고 며칠 후 얀순이는 훈남의 추악함을 낱낱이 파헤쳐 훈남은 이전 학교에서 여성관계가 문란하여 징계를 받은 적이 있었고 얀붕이를 몰아내고 자신을 피해자로 둔갑시켜 주변 여자들을 먹어치우려는 계획이 있었음을 폭로해

훈남은 그 즉시 전학을 가버렸고 남겨진 얀진이와 여동생은 죄책감에 시달려 얀붕이를 찾아보지만 연락은 두절됐고 등교거부에 가출한지도 오래되어 소식을 찾을 수가 없었지

그러던 어느날 얀붕이는 얀순이 손에 이끌려 학교에 오게 됐음 하지만 상태가 이상해 얀진이와 여동생이 간절히 말을 걸어봐도 돌아보지도 않고 없는 사람 취급하는거야 얀붕이가 반응하는 것은 오직 얀순이 뿐 그 외에는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얀순이에게 의존하게 되어버림

충격받아 떨고있는 두 명에게 얀순이가 고맙다며 속삭이고 얀붕이 손을 잡고 떠나가 이제 그 둘이 알고있는 얀붕이는 없어


근데 사실 얀붕이가 고립된 건 얀순이가 의도했던거야 훈남이 자주 이용하는 채팅사이트를 사용해 접촉해서 얀진이와 여동생을 알려주고 얀붕이를 떼어놓을 수 있도록 협력했던거지 얀순이에게 얀진이와 여동생은 방해물이었고 오직 얀붕이가 자기만을 사랑해주길 바랬으니까


그리고 이제 이걸 누가 써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