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인한 장면이 다수 포함됨. 주의바람.



마왕의 성에 잠입하고 나서

용사는 안전한 구역을 발견했다.


텅 빈 방. 먼지 앉은 침대.



이번 마왕은 괴물들을 성에 불러모으지 않았다고 했다.

이번 마왕은 용사들의 앞길을 막을 장군들을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단지

마왕이 발생했기에


'예방전쟁'의 목적으로

용사가 파견되었다.



좋은 일이었다.

마왕이 전쟁을 준비하기 전

이렇게 쉽게 기습할 수 있다니.




용사는 푹 자고 일어났다.

몸은 상쾌했다.


그리고, 약 이십분동안 성을 헤메이다가


마왕의 방으로 들어갔다.



검은 갑옷과 투구로 온 몸을 가린 마왕은

용사의 입장에 벌떡 일어섰다.


옆에는, 소꿉친구가 묶여 있었다.

이번 여정이 끝나면, 결혼하자고 했던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소녀가.


"이런... 비열한...!"



용사는 단검을 던졌다.

마왕이 날아오는 단검을 지팡이로 쳐내는 동안 용사는 거리를 좁혔고


마왕의 밑으로 파고들던 용사는

마왕이 찍어내린 지팡이에 몸의 중심을 잃고 무너졌다.


"안돼!"


소꿉친구의 비명이 무색하게도

용사는 목숨을 잃었다.




'불러오기'


한 여인의 목소리에 용사는 눈을 떴다.

몸은 상쾌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텅 빈 방, 먼지가 아직 덜 날아간 침대.

품에는 마왕에게 던졌던 단검이 가득.


'...?'


용사는 의문을 가졌다.


기억하고 있는 길을 따라, 마왕의 방으로 향했다.



검은 갑옷과 투구로 온 몸을 가린 마왕은

용사의 입장에 벌떡 일어섰다.


옆에는, 소꿉친구가 묶여 있었다.

이번 여정이 끝나면, 결혼하자고 했던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소녀가.


"... 설마."


용사는 환희에 떨었다.

이번에는, 이번에는 패배하지 않으리라.


용사는 단검을 던졌다.

마왕이 날아오는 단검을 지팡이로 쳐내는 동안 용사는 거리를 좁혔고


마왕의 위로 뛰어오른 용사는

마왕이 내뻗은 지팡이에 뒤로 살짝 밀려났다.


"뭐야, 별 거 아니잖아!"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용사는 다시 품 안에 단검을 움켜쥐었고

마왕은 지팡이에서 어두운 기운을 뽑아내 용사에게 쏘아내었다.


용사는 피하고 피하고 또 피했다.

어두운 기운은 끝없이 몰려왔고


용사는 결국, 다리의 힘이 빠진 채로, 무너져내렸다.


"안돼!"


소꿉친구의 비명이 또 다시 울려퍼졌다.





'불러오기'


한 여인의 목소리에 용사는 다시 눈을 떴다.

몸은 상쾌했다.


기억하고 있는 길을 따라, 마왕의 방으로 향했다.



검은 갑옷과 투구로 온 몸을 가린 마왕은

용사의 입장에 벌떡 일어섰다.


옆에는, 소꿉친구가 묶여 있었다.


용사는 단검을 던졌다.

마왕이 날아오는 단검을 지팡이로 쳐내는 동안 용사는 거리를 좁혔고


마왕의 위로 뛰어오른 용사는

마왕이 내뻗은 지팡이에 뒤로 살짝 밀려났다.


다시, 용사는 뒤의 바닥을 차며 마왕에게 달라붙었다.

단검을 마왕의 다리에 던졌다.


마왕은 계속해서 용사와 거리를 벌리려 했고

용사는 마왕과의 거리를 끝까지 좁혔다.


그리고

용사는 마왕의 손을 검으로 갈겼다.

마왕의 손에서 지팡이가 떨어졌고


이제 끝을 보기 위해서 용사는 검을 꾹 움켜쥐고 마왕의 심장 쪽으로 돌진했다.


비틀거리면서 마왕은 바닥에 굴렀다.

용사가 던진 단검을 급하게 집었고


용사는 마왕의 왼 팔을 베어내었다.

마왕은 용사에 등에 단검을 박았다.


"안돼!"


소꿉친구의 비명이 또 다시 울려퍼졌다.





'불러오기'


한 여인의 목소리에 용사는 다시 눈을 떴다.

몸은 상쾌했다.


기억하고 있는 길을 따라, 마왕의 방으로 향했다.



검은 갑옷과 투구로 온 몸을 가린 마왕은

용사의 입장에 벌떡 일어섰다.


옆에는, 소꿉친구가 묶여 있었다.


용사는 단검을 던졌다.

마왕이 날아오는 단검을 지팡이로 쳐내는 동안 용사는 거리를 좁혔고


마왕의 위로 뛰어오른 용사는

마왕이 내뻗은 지팡이에 뒤로 살짝 밀려났다.


다시, 용사는 뒤의 바닥을 차며 마왕에게 달라붙었다.

단검을 마왕의 다리에 던졌다.


마왕은 계속해서 용사와 거리를 벌리려 했고

용사는 마왕과의 거리를 끝까지 좁혔다.


그리고

용사는 마왕의 손을 검으로 갈겼다.

마왕의 손에서 지팡이가 떨어졌고


용사는 이번엔 검을 꾹 움켜쥐고, 마왕의 팔 쪽으로 몸을 뻗었다.

그리고 마왕은 품 속에서 자그마한 마법 지팡이를 꺼냈다.


"...뭐?"


아까는 분명히 저런 게 없었다.

아까는 분명히, 마왕의 품에 무기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했었다.


순간 멍 하니 있는 용사에게 마왕의 지팡이가 다시 검은 기운을 뿜었다.


용사의 팔과 다리가 서서히 박살나갔고


"안돼!"


소꿉친구의 비명이 또 다시 울려퍼졌다.


치명상을 입은 용사에게

마왕이 다가가서 속삭였다.


"불러오기"


그 여인의 목소리로.





용사는 다시 눈을 떴다.

몸은 상쾌했다.

정신은 무너져 내릴 듯 했다.


다시 몸의 장비를 점검했다.

똑같았다.

분명, 똑같았다.



검은 갑옷을 몸에 두른 여자는

투구를 벗은 채로 용사의 입장에 벌떡 일어섰다.


옆에는, 소꿉친구가 묶여 있었다.


"너, 뭐야. 너 뭐냐고. 넌 대체 뭐야..."


말을 떨며

용사는 물었다.


전투 의지를 완전히 상실한 용사에게

마왕은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싸우지 않을 거면, 죽을 거야."


용사는 움직이지 못 했다.


마왕은 지팡이에서 검은 기운을 쏟아냈고


"안돼!"


소꿉친구의 비명이 또 다시 울려퍼졌다.





'불러오기'


마왕의 목소리에 용사는 다시 눈을 떴다.

몸은 상쾌했다.


비틀거리며, 용사는 출구를 찾았다.

막혀있었다.

마왕성을 아무리 뒤져봐도, 출구는 없었다.


비틀거리며

용사는 마왕의 방으로 향했다.


검은 갑옷을 몸에 두른 여자는

투구를 벗은 채로 용사의 입장에 벌떡 일어섰다.


옆에는 소꿉친구가 누워 있었다.

온 몸에 칼 자국이 난 채로.


"끄으...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곧, 마왕의 지팡이질 한 번에

소꿉친구는 목숨을 다했다.


"... 뭐야. 뭘 한 거야..."


"너무 안 와서, 심심해서. 자, 검을 들어."


용사는 검을 들지 못 했다.


마왕의 지팡이에선 검은 기운이 뿜어져나왔고

용사는 맥없이 쓰러졌다.





'불러오기'


마왕의 목소리에 용사는 다시 눈을 떴다.

몸은 상쾌했다.


거추장스러운 갑옷은 다 벗었다.

단검 몇과, 망토만 챙긴 채로, 용사는 마왕의 방으로 향했다.


검은 갑옷을 몸에 두른 여자는

소꿉친구를 옆에 눕힌 채로, 일어나서 용사를 맞이했다.


소꿉친구의 온 몸에는 단검이 박혀 있었다.



"구해내고 싶으면, 이겨야 해."


마왕은 그리 말하며 용사에게 지팡이를 겨누었다.

용사는 단검을 던졌다.

마왕은 단검을 지팡이로 쳐 내었고

그 순간, 용사는 소꿉친구에게 달라붙어, 들쳐업고 뛰었다.


문이 없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다.


다리가 부러진 용사 앞에

소꿉친구가 입에서 피를 흘리며 미소짓고 있었다.


"미안해... 나 때문에... 너까지..."


용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맞서 싸웠어야 했는데... 내가 납치 당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용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너무 아파... 죽여줘... 차라리... 더 이상은 못 견디겠어..."


용사는 단검을 들고

소꿉친구의 목을 베었다.


곧, 마왕이 창문 쪽에 나타났다.

손에는 지팡이를 든 채로.


검은 기운이 망연자실한 용사를 덮쳤다.





'불러오기'


마왕의 목소리에 용사는 다시 눈을 떴다.

몸 상태를 살필 겨를도 없이, 용사는 마왕의 방으로 뛰었다.


검은 갑옷을 두른 여자는

옆에 소꿉친구를 옆에 눕힌 채로, 일어나서 용사를 맞이했다.


용사는 단검을 던졌다.

소꿉친구에게.


온 몸에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던 소녀는

그로 인해 안식을 얻었다.



"... 뭐 하는 거야?"


놀란 마왕이 물었다.


"더 아프게 하느니, 내 손으로 끝장내 주는 게 맞는 판단이라 생각했어."


용사는 이빨을 뿌득 깨물며 내뱉었고


"..."


마왕은 미소를 지었다.




다시 전투가 벌어졌다.

다시 용사가 쓰러졌다.


"왜 이러는지 말이라도 해 주지 않겠나? 이 쓰레기야! 몇 번이고 나를 죽여야 한 이유가 뭐냐고!"


결국 용사는 포효했다.

억울했다.


이길 희망은 보일 듯 하면 저 멀리 있었고

곧, 그 방법은 마왕 역시 학습해서, 짧은 시간 내에 대비책을 짜 오곤 했다.


"... 사랑 때문에."


순간

용사는 말을 잃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얻으려면,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따르게 해야 한다고 했거든."


미소지으며

마왕은 지팡이를 뻗었다.


곧, 용사는 피투성이가 되었고

마왕은 생각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미소를 짓고, 용사에게 속삭였다.


"불러오기."




마왕의 목소리에, 용사는 다시 깨어났다.

이번엔, 이번에야말로.


용사는 마왕의 방으로 향했다.


검은 갑옷을 두른 여자가

옆에 소꿉친구를 눕혀 두고 용사를 맞이했다.


용사는 소꿉친구에게 단검을 던졌다.

마왕은 지팡이로 막아내었다.


"보셨죠? 이게, 용사의 실체입니다."


뻔뻔하게도

마왕은 소꿉친구에게 그리 말했다.


몸이 묶인 것을 제외하면 멀쩡한 상태의 소녀에게.



순간 굳어버린 용사 앞에서

역시 굳어버린 소꿉친구 앞에서

마왕은 소꿉친구를 풀어주었다.


"정정당당한 싸움을 위해 당신을 납치한 것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용사라 불리는 자가 인질을 경시하다니..."


마왕은 그리 말하며

소꿉친구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당신의 안전은 제가 보장하겠습니다."


그리고, 지팡이를 쥐고

용사에게 검은 기운을 뿜어내었다.


용사는 다리를 잃었다.

몸을 다쳤다.


마왕은 소녀에게 금화 주머니를 주며, 조심히 돌아가라고 배려했다.


목숨은 잃지 않았다.

마음을 다쳤다.



"... 이게 무슨..."


"방금, 네 덕분에 생각났어. 이제, 미련없이 인간계를 버릴 수 있겠지?"


"개소리 마."


용사는 단검을 꺼내

자기 목을 그어버렸다.


마왕은 씩 웃으며 속삭였다.


"불러오기"




마왕의 속삭임에 용사는 다시 눈을 떴다.

마왕의 방으로 용사는 달렸다.


방 안에는 소꿉친구만이 묶여있었고

곧, 용사의 뒤에서 마왕이 기습해왔다.



팔다리가 묶인 용사의 앞에서

마왕은 콧노래를 부르며 소녀를 해체해 가기 시작했다.


손가락

발가락

다리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소녀는

서서히 몸을 움찔거리는 생명체가 되다가

곧, 고깃덩이가 되었다.


"다시 물어볼게. 나한테 올래? 거절하면, 이거 한번 더 보여줄게."


용사는 고개를 끄덕였고

마왕은 용사의 몸에 지팡이를 박아넣고 속삭였다.


"불러오기"




마왕의 속삭임에 용사는 다시 눈을 떴다.

멍하니 용사는 마왕의 방으로 향했다.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옆에 소꿉친구를 앉혀놓은 채로 용사를 맞이했다.


용사는 소꿉친구에게 칼을 겨눴다.

단검을 던졌다.


정신을 차리라며 울부짖는 소꿉친구는

그렇게 용사에게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용사는 마왕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시 해. 난 내 소꿉친구라도 살려보내길 원해."


그리고 용사는 마왕의 앞에서 자기의 목을 단검으로 베었다.




'불러오기'


마왕의 목소리에 용사는 눈을 떴다.


마왕은 붉은 드레스를 입고 소꿉친구와 함께 용사를 기다렸다.


용사는 소꿉친구에게 단검을, 검을 겨눴고

마왕은 훌륭하게 소꿉친구를 보호해내었다.



배신감에 가득 찬 채로, 소꿉친구는 떠났다.

마왕이 안겨준 돈자루를 위로금으로 삼고.



"이제, 넌 내 거야. 만약, 거절한다면, 다시 그 때로 또 돌아갈거야."


마왕은 용사를 껴안으며 미소를 지었고

용사는 품에 있던 단검을 꺼내 마왕의 뒷목을 찔렀다.


마왕은 용사의 배를 검으로 관통시키고

뒷목에 손을 뻗어 치유마법을 사용한 뒤


"불러오기"


웃으며 그리 다시 속삭였다.




반복되었다.

또 반복되었다.

다시 반복되었다.


용사가 포기를 다시 배울 때까지

소꿉친구를 살려보내주는게 최대한의 양보라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용사가 반항할 때마다, 마음에 안 들 때마다

마왕은 소꿉친구의 고깃덩이를 보여주었다.


완전히 길들여질 때까지

그렇게 무한히 반복해서.






p.s. 언더테일 몰살루트 샌즈전 나무위키에서 보고 소재 얻음.


소재 제공 및 과거글 모음 : https://arca.live/b/yandere/83284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