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험"

정신을 잃고 눈을떠보니 익숙한 천창이 아닌 나무로 된 천장이 보이고

치즈냄새와 오래된 학교의 냄새같은것이 코를 찌른다


"아 시장님 눈뜨셨군요"

옆에서 웬 외국인이 말을 거는데

나는 국회의원에 변호사 대통령은 했지만 시장은 아니거든요? 괘씸하다 이말입니다



"누구시죠?"

"아직 정신이 말이 아니시군요 제이름은 자베르 이번에 시에 오게된 신참경위입니다"

"아 자베르 경위 안녕하신가..... 담배나 한대피지!"

나는 넉살좋은척 담배를 권했고 천천히 정보를 듣기 시작했다


................


"허허 자베르 근데 요즘 시에는 별일 없는가?"

"말도 마십시오 제가 몇년간 쫓던 장발장이라는 가석방 죄수가 드디어 잡혔답니다! 

이번주에 재판예정이니 저는 이만가보겠습니다"

자베르는 의자에서 일어났고 나는 그를 배웅하며

"재판? 뭐 인민재판이노..."

혼잣말을 했는데

"방금 인민이라 하셨습니까?"

"잘못 말한거요 흠흠 이만 가시게"





자베르가 떠난뒤 나는 중학생때 독후감을 떠올리며 레미제라블의 스토리를 기억해냈다

죄수는 나대신 잡힌 억울한 사람이고

팡틴이란 여자는 매춘부가 되어 코제트라는 딸아이를 문재인같은 악덕 식모에게 보내게 되었지......


"하아...대통령끝나고 인간 노무현으로 살면서 이렇게까지 힘든게 없는데!"


"그래도 해야할일은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

.

.

.

"땅 땅땅 피고 장발장은 가중처벌....."

"내가 장발이다 2!4!6!0!1!"


"그리고 재판이 이게 뭐노? 나도 변호사에 사법고시쳐서 마 했는데

이거는 정신이 나가버린 수준아입니까? 붂끄러운지 알아야지"


저벅저벅

"시장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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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병원이다 늦은건 아니길 바라며....



"내가 늦게 온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팡틴부인"

"시장...님 저에겐..."

"알고있습니다 코제트라는 어여쁜 아가가 당신을 기다리고있어요"

"저는...저는"

"편히 눈을 감으시오 코제트는 내가 책임지리라"

그렇게 팡틴은 눈을 감고 나는 그 모습에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명복을 빌어주었다



끼익

"드디어 찾았다 장발장"

스르릉

"따라와라"

내뒤에는 자베르가 칼을 뽑아들고 있었고


팅그르르

나는 내용 전개를 알기에 그의 팔에 총을 한발쏴주곤


"나는 노무현이다 이기"


서둘러 코제트를 찾아떠났다

.

.

.

.

"끙차끙차"

"아저씨가 도와줄까? 꼬마숙녀"

"누구세요!"

처음엔 코제트가 나를 경계했으나


"엄마의 친구란다 이리주렴, 어린아이가 들기엔 무겁다"


나는 코제트와 같이 어두운 숲속을 거닐으며 혹시나 코제트가 무서워하지않을까

손을 꼭잡아주었다

....


"팡틴의 친구요, 이 학대받는 아이를 그만 놓아주시오"

"어머 선생님 저희가 이 아이를 먹여살리는데 얼마나 들었는줄...."

"하아...괘씸하거든요"

"예?"


"당신들 앞에 수많은 탈세 정보가 있는것 같고 내 뒷조사해서 이 종이에 기입해놓았소

자, 이제 선택지를 드리리다, 10프랑 받고 꺼지든가, 아니면 탈세및 조세 회피로 감옥 냉골바닥가던가"

나는 변호사때 언변으로 그들을 물리쳤고 코제트는 울면서 나에게 안기었다


"아저씨....아빠라고 불러도 될까요?"

"아빠도 되어주고 엄마도 되어주마!"

나는 작고 가녀린 코제트의 손을 꼬옥잡아주었고 코제트는 마차에서 곤히 잠들고

나는 코제트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별빛과 달빛을 보며 이 순수한 아이를 지켜내야겠다 맹세했다


"별이 참 많구나...."








날이 밝고 나는 시골 구청에가서 관리에게 뇌물을 찔러주며 호적을 새로 팠다

나는 이제 노무장이고 코제트는....


"얀제트로 하고 싶어요 아빠!"

"그래 얀제트"


이렇게 나와 얀제트의 도피생활이 시작되었다



가끔은 자베르의 추적이 매섭고 했지만 

평소 나의 인망으로 수도원에도 숨고 이리저리 지내는데..





갑자기 혁명의 불꽃이 타올랐다

프랑스혁명이래 근 30년만에 다시금 프랑스에 불이 붙은것이다


"아빠는 전쟁을 보셨나요?"

어느날 얀제트가 물었다


"나도 군대다녀왔고 예비군훈련도 마쳤는데! 전쟁은 못봤다!"

얀제트는 우울한 표정이었고 나는 그녀를 달래고자


"얀제트 너무걱정하지마라, 어디 교회나 학교를 다니는건 어떻겠니?"

"좋아요 아빠"

나는 이렇게 숨어지내도 내딸은 자유로이, 교양있는 양반집 규슈로 만들어야지

그게 부모된 책임이니까


쓰읍

"담배가 참 맛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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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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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제트 이제 이 지역을 뜨자구나"

이 지역에 산지 몇달

어느날인가 내가 넌지시 말하자 얀제트는 눈을 부릅뜨고


"싫어요"


처음으로 싫다했다


"솔찍히 아빠랑 이렇게 도망치는것도 이해가안되고....그리고 친해진 아이들을 떠나는것도....

좋아하는 남자아이와 헤어지는것도......."

"미안하다 얀제트 어쩔수없단다"

나는 마음속에 비수가 꽂힌채 참담히 표정 짓고는 그녀를 안아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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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군...전쟁 시체가 즐비하고 기간시설은 맛이가고 악취가 가득하며 거리는 범죄자가 들끓고.....


나는 혹시몰라 얀제트에게 호신술과 작은 권총을 쥐어주었는데

오히려 기뻐하며 더 많은 총과 총알 그리고 비수를 달라했다

나참 알다가도 모르는 내딸이로구만




어쨋든 오늘도 평범히 지나가노...?

얀제트가 없다

얀제트..

얀제트


주변을 뒤지고 수소문해보니 그 대학생을 찾아 간거같다

나는 야음을 틈타 옷을 갈아입고 총을 몇정 챙긴채

마을로 향했다



"모두가 왕이되리라!"

"자유!"

"만인에 평등을!"

근처 하숙집에 숨죽여있는 얀제트를 안심시킨뒤 내가 그 청년을 구해오겠다 호언장담하고

떠나보니 바리케이트가 쳐진 광장에는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항전을 시작했다


그래 저게 진짜 대학생이지 

누구들처럼 민주주의 운운하며 쩝쩝거리면서 떼씹하는거에 비하면 참 대학생이고 민주청년들이네!


나는 흐뭇해하며 왕년에 민주투사였던 내 특기가 여기서도 통할까 미소지으며

그들의 그림자에서 다가오는 정부군에 총을쏘고 그들과 방어선을 만들어 버티었다

그러나, 날이 지고 정부군이 대포를 끌고오자 우리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리 기절한 그 청년을 들쳐메고 떠났고


"거기서라 장발장"

자베르를 만났다


"바쁘다 나중에 보자"

뭐, 어찌저찌 자베르를 무시하고 떠났는데 걱정이 되어


"마, 그래도 죽지마라 사람이 힘들다고 투신하면 안된다 이기야, 끝까지 살고 또 살거레이"

흐믓한 미소를 지어주고 떠났고

나도 자베르의 씁쓸한 미소를 보곤 떠났다

자베르는 죽지않고 살아갈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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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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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이 지고 나라는 안정되고 더 나은 세상으로의 초석이 깔리고

내 딸, 코제트 우리 얀제트

얀제트는 어느새 성인이 되어 그 청년과 결혼을 준비중이었다

얀제트는 나를 아버지 대신 이름으로 불러준다, '장'이라 줄러준다.


낮선이를 대하듯....그래 자식들도 나를 팔고했는데 남인 얀제트에게 기대하는건 아니겠지....


얀제트는 이제 나를 찾지않고 그 청년에 붙어서 꽉쥐고 사는거 같다

어쨋든간에 이 늙은이는 조용히 죽는게 자연의 섭리겠지


다시 눈이 감긴다

다시는 못뜰 눈이

아아 이제 다시는 이 세상을 살아가지 못하겠구니 이게 끝이구나

어찌보면 짧고 굵은 인생, 나는 정의롭게 살고 용기내어 살려했건만

그게 왜이리도 힘에 부쳤을꼬.......



저벅저벅

문이 열리는 소리와 흐끄끼는 두 청춘의 목소리가 들린다

"장인어른....제 생명의 은인! 얀제트 당신의 아버지는 영웅입니다....흐읍 죽어가는 저를...."

"아버지...아빠.....죽지마세요"


"코제트...이제 더이상 이름을 바꿀일도 도망칠 일도 없다...부디 행복하게 살거라......"

"아빠! 아빠!"



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가지 맘껏 푸르다 


그래 나는 이래 죽지만 우리딸 코제트의 마음에 푸른 들판을 만들고 간다

행복하게 살아다오 내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