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yandere/31198036


원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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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자리 좋다! 여기 앉자 얀순아!"


얀붕이가 얀순이를 데려온 곳은, 학교 후문에서 조금 떨어진 카페였다.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고급지다고 유명한 카페. 점심시간도 지났거니와, 대학로와는 어울리지 않는 비싼 가격인지, 카페 안은 몇 테이블만 대강 차 있었다.


전망이 좋고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자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얀붕이는 어느새 자리에 앉아 얀순이에게 얼른 오라며 손을 휘휘 저었다.


바로 옆 테이블에 여자 두 명이 있는 것이 거슬렸지만, 그녀는 특별히 넘어가주기로 했다. 우리 얀붕이가 설마 저딴 호박년들 얼굴이나 보려고 여기 앉자고 했겠어?


뭐가 그리 좋은걸까. 얀순이는 창 밖의 경치를 보면서 감탄을 내뱉는 얀붕이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짓고는, 천천히 자리에 앉고선 빤히 얀붕이를 쳐다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종업원이 테이블에 커피와 케이크를 두고선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요즘은 다 진동벨 쓰던데. 비싼 카페라 그런지, 직접 서빙도 해주는 듯 했다.


맨날 마시는 얼음 몇 개 들어있는 싸구려 무인카페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생크림과 갈아진 초코칩이 듬뿍 올라가있는 프라푸치노. 얀붕이는 침을 꼴깍 삼키며 그 자태를 한 번, 얀순이를 한 번 쳐다보았다.


이전에 음식이 나왔다고 바로 먹다가 얀순이한테 혼난 경험 때문인지, 그는 입에 고이는 침을 연신 삼키면서도 기어이 커피에 먼저 손을 대지 않았다.


그 모습이 -먹어. 라는 주인의 말을 기다리는 강아지 같아서, 얀순이는 흐뭇하게 그것을 지켜보았다.


우리 강아지. 우리 애기. 참 말 잘 듣는단 말이지?


그 모습을 더 보고 싶었지만, 저러다 목젖이 떨어질 것 같아서 얀순이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자신의 앞에 놓여진 커피를 한 모금 홀짝였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얀붕이가 빨대로 생크림을 한 입 떠먹고, 프라푸치노를 쪼옵 빨고는, 밀려오는 감동스러운 맛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게 야스지."


맨날 할때마다 바닥에 깔려선 살려달라고 앙앙대는 주제에 야스 운운하기는. 얀순이가 피식 웃었다.


고작 이런 커피에 저렇게 감동하다니. 얀순이는 한편으로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살짝 측은지심을 느꼈다.


'이번달은 생활비를 조금 더 얹어줄까..?'


그러다가, 얀순이의 머리속에 문득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까, 얘가 무슨 돈이 생겨서 여기에 데려온거지?'


설마 몸 팔아서 번 돈은 아니겠지? 맨날 쥐어짤때 하얀 정액이 나오는 걸 보면, 그건 아닐테고. 아직 장학금 받을 날짜도 아닌데...


곰곰히 생각을 하던 얀순이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그려졌다.


'그래. 오늘이 얀붕이랑 만난지 74일째구나. 우리 얀붕이. 기특하네? 이런 기념일도 챙길 줄 알고.'


"얀붕아 뭐 좋은일 있어? 표정이 좋아보이는데?"


"아, 티나?"


"응. 엄청."


애써 모르는 척 그녀가 그에게 넌지시 질문을 했다.


그러자 얀붕이는 헤헤 웃으면서 주머니에서 뭘 뒤적였다.


'뭐야뭐야. 설마 커플링인가? 그것도 아니면...선물?'


이 요망한 것. 오늘 자취방 가면 특별히 구멍 뚫린 콘돔으로 혼내줘야겠네.


"여깄다."


그러나 막상 얀붕이가 꺼낸 것은, 자신의 핸드폰이였다. 화면을 몇 번 두드리더니, 그가 화면을 얀순이 쪽으로 돌리고는, 그것을 스윽 내밀었다.


"이게 뭘까나~?"


사놓은 선물 사진인가? 얀순이는 미소를 띄며 화면을 쳐다보다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핸드폰 속 화면에 있는 것은, 다름아닌 교복을 입은 어떤 여자의 얀카오톡 프로필 사진이였다.


"......이게 뭘까나...?"


미소를 띈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 그런 그녀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지, 얀붕이는 실실 웃으며 자랑질을 시작했다.


"나 내일부터 과외 시작해. 얘가 나한테 과외 받을 애야. 이름은 김얀진이라고, 다행히 얘가 얀챈고에다가 공부도 잘해서 가르치는게 어려움이 없을거같아!"


"...그래?"


"응! 거기다가 집도 잘산데! 그래서 성적 올리면 보너스도 준다는데? 나 진짜 과외 잘 구한 것 같아!"


시발놈이 왜 안하던 짓을 하나 했다. 그까짓 돈 몇푼떼기에 눈이 멀어서 여자랑 과외를 해? 이걸 죽여 말아?


얀순이는 벌레 씹은 표정으로 화면 속 그녀를 죽일 듯 쳐다보았다.


얀톡!


때마침 울리는 얀톡. 스쳐 지나간 알림창에 보인 얀진이라는 이름에, 얀순이는 얀붕이의 손에 들려있는 핸드폰을 낚아챘다.


[얀붕쌤..아니 얀붕오빠! 저 이런거 처음인데...잘부탁해욤^~^]


화면에 비춰지는 꼬리치는 암캐년의 모습. 화가 머리끝까지 난 얀순이는 저도 모르게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씨발 겁대가리 상실한 년이 지금 뭐라는거야."


"응? 얀순아...? 갑자기 왜그래?"


"야. 너 김얀진 그 씨발년이랑 무슨 사이야."


"무..무슨 사이냐니..그냥 과외 학생이랑 선생..."


"그런데 시발 왜 이년이 너한테 얀톡을 보내는건데?"


새까맣게 가라앉은 그녀의 눈을 보자, 얀붕은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급하게 핸드폰을 뺏어 자신에기 온 얀톡을 확인했다.


"와, 이제는 내 허락도 안받고 그냥 막 가져가네? 너 진짜 미쳤지?"


다급해진 상황인지라, 으르렁대는 얀순이의 위협이 귀에 박힐리가 없었다. 어쨌든 무사히 걸어나오려면 어떻게든 변명을 해야했다. 그가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야...얀진이가 사교성이 좀 좋다고 그쪽 부모님이 그러시더라고..."


"얀진이? 얀진이이?"


하! 하며 얀순은 헛웃음을 내뱉었다.


"야. 너 내 앞에서 다른 년들 이름 부르지도 말고, 불러도 성 붙여서 부르라고 얘기한거, 기억안나냐?"


그제서야 아차 싶었는지, 얀붕은 이름에 대한 표현을 급하게 정정했다.


"어...어어! 그래! 그랬었지! 김얀진! 김얀진이! 우리 김얀진이.."


"...우리 김얀진? 진짜 쳐돌았지?"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했다. 주먹을 쥔 얀순이의 손등에 핏줄이 올라왔다. 여차하면 그대로 갈겨버릴 기세였다.


까드득! 하며 얀순이가 이를 가는 까닭에, 얀붕은 습관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한참동안 얀순이는 얀붕이을 말없이 노려보다가, 입을 열었다.


"너 시발 내가 맨날 돈대주고 다 봐주니까 내가 좆밥같고 만만해 보이지?"


"조..좆밥이라니..왜그래 얀순아.."


주문한 커피는 창 밖에서 들어오는 햇살에 어느새 얼음이 다 녹아 잔 바깥에 물이 흥건했다. 얀순이는 잔을 들어 커피를 벌컥벌컥 마시고는, 대뜸 소리를 질렀다.


"이 개년이 뭔데 너한테 오빠 오빠 거려. 어딜 시발 임자있는 사람한테!!"


낮게 으르렁대다가 확 터트리는 것이, 흡사 맹수의 포효와도 유사했다. 그 데시벨에 깜짝 놀란 얀붕이는 몸을 크게 움찔거렸다.


"...뭐야. 싸우는거야?"


"아니 미친..여기가 지 집인줄 아나.."


곧이어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험담에, 정신을 차린 얀붕이가 얀순이를 쳐다보았다. 아니나다를까, 그녀는 후속타를 내뱉기 위한 준비를 거의 끝마치고 있었다.


이러다간 고성방가로 신고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얀붕이는 팔을 뻗어 얀순이의 입을 막아버렸다.


"포...포효 멈춰...!"


얀순이는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얀붕이의 행동에 미간을 잔뜩 찌푸리다가, 이내 얼굴에 표정이 없어졌다.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았던 선을, 미련한 얀붕이가 밀어서 넘겨버린 것 이였다.


얀순이는 입을 크게 벌렸다. 그리고는..


까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그의 손을 깨물어버렸다.


"아야!"


손에서 느껴지는 격통에 얀붕이 급히 손을 거둬들여 상태를 확인했다. 손에 새빨갛게 나있는 잇자국에서, 피가 조금씩 맺히기 시작했다.


"....너!"


이건 좀 너무하지 않냐. 라고 따지려던 얀붕은, 얀순이의 표정을 보자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시발놈이 이제는 입도 막네...?"


저 표정. 얀순이가 진짜 화났을때만 나오는 표정. 얀붕이의 머리속에 좆됐다라는 한 가지 단어가 가득차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도 사과를 해야했다.


"저기 얀순아...내가 잘못...."


싹싹 빌 틈도 없었다. 얀순이는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순식간에 얀붕이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아악!!"


이윽고 그녀가 그대로 팔을 당겨, 얀붕이를 의자에서 넘어뜨렸다. 우당탕 거리는 소리에 옆 테이블에 여자들이 비명을 질렀으나, 얀순은 아랑곳하지 않고 얀붕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안되겠다 넌."


그리고는 얀붕이를 화장실로 질질 끌고가기 시작했다.


화장실 칸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얀순이는 그대로 문을 걸어 잠그고는, 얀붕이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강제로 일으켜세웠다.


그리고는 얀붕이 뭐라 말할 새도 없이 입술을 맞췄다. 풀린 눈으로 얀순의 입술을 받아들이던 얀붕은, 이내 고통에 인상을 찌푸렸다.


얀순은 키스를 가장해서 송곳니로 그의 아랫입술을 거칠게 깨물고 있었다.


"읍!!으으읍! 끄흡!"


한참이나 지나서야, 얀순은 맞닿은 입술을 떼어냈다. 원래 발랐던 립스틱에, 얀붕의 피가 더해져 그녀의 입술은 흡사 쥐 잡아먹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새빨간 색이였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입술을 부여잡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얀붕을, 얀순이가 꼭 껴안았다. 그녀의 몸은 따뜻하다 못해 뜨거울 지경이었다.


"우리 얀붕이...이제 정신차렸지?"


얀순이가 손을 뻗어 얀붕이의 볼을 붙잡고, 눈을 마주쳤다. 그녀가 그의 눈가에 잔뜩 고여있는 눈물을 보다가, 혀로 그것을 핥았다.


"다 우리 얀붕이 정신 차리라고 그런거니까...이해할거지? 얀붕이는 똑똑하니까..이해했을거라 믿어."


그렇게 말을 하는 그녀의 눈은, 초점이 없었다. 공포에 질린 얀붕은 몸을 떨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 얀순은 웃으며 그의 몸에 자신의 얼굴을 파묻었다.


"하...좋다."


그러다가 뭔가 할 말이 있는지, 얀순이가 고개를 올려 얀붕이를 올려다 보았다.


"우리 얀붕이. 누구꺼?"


".......얀순이꺼."


울음을 꾹꾹 삼키며 얀붕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만족스러운 대답. 얀순은 헤실헤실 웃으며 그의 볼에 쪽, 하고 입술을 맞췄다.






...사랑해. 그러니까 나만 봐줘야 해.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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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챈 눈팅하는데 갑자기 내가 싸질렀던 소재 생각나서 써봤다


얀붕이들이 이런거 좋아할랑가 모르겠지만 재밌게 봐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