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yandere/36279975

전화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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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작 3시간 후.


"이럴때는 이 E 스킬로 상대 진입을 막아줘야해요."


"아하! 재밌네요. 이 겜? 헤헤."


얀순의 화면을 보면서, 나는 그녀에게 과외하듯 게임을 가르쳐 주었다.


[뉴비 얀순 ㄹㅇ 개커엽네]

[헤응....]

[붕얀 저 사람 누구임?]

[]


틈틈히 확인하는 채팅창에서의 반응도 평타 정도는 나왔다.


솔직히 반신반의 했는데. 저번 방송에서 반응이 좋았다는 건 정말이였던 모양이다.


그러니 반응을 위해서 무리하게 텐션을 끌어올릴 필요가 없어 3시간이나 방송했는데도 크게 피곤하지 않았다.


거기에 더불어 김얀순 그녀도 여러모로 훌륭했다.


나같은 하꼬를 데리고도 지금까지 무난하게 끌고온 진행 능력도 그렇지만, 배우는 사람으로서도 뛰어났다.


오늘 막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게임이 쉽다는 점까지 감안해도 엄청나게 적응이 빨랐다.


지금 바로 빠른 대전 게임에 들어가도 못해도 중간정도는 해 줄 것이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는 말이 딱 적당하겠네.


이것도 나름 재능이려나


"어어어? 붕얀님 이거 어떻게 해요?"


그러나 얼마 못가 얀순이 초보답게 작은 실수를 저질렀고 그걸 수습하느라 나는 잠시 그 생각을 넣어 둘 수 밖에 없었다. 




잠시 후


"아이고~ 재밌었다!"


"수고하셨어요. 얀순님."


슬슬 방송도 끝물에 들어서는 분위기다. 


내심 얀순과 헤어지는게 아쉽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단순히 구독자가 더 늘기 어렵다 같은 사업적인 부분이 아니라, 얀순과 보낸 시간이 그냥 재밌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귀염성 넘치는 행동과 빈틈투성이인 그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 두살 어린 여동생이 생긴 느낌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음 방송 약속을 잡는건 아주 어려운 일이다.


1번 더 합방한 것도 감지덕지인데 그녀가 먼저 하자고 하는거면 몰라, 내가 시도하는건 거의 불가능이다.


아싸 복학생이 과 여신한테 술 한 번 마시자고 말하는 수준의 난이도?

 

이 정도만 해도 엄청 운 좋은거지


라며 속으로 자기합리화 하며 넘어가는 찰나.


"음... 붕얀님? 저희 다음 방송 언제 할래요?"


어라? 또 한다고? 진짜?


"저는 시간은 별로 상관 없어요. 얀순님 편하신대로 하시죠."


하늘에서 내려운 동앗줄을 잡지 않는 멍청이는 없다.


"그럼 토요일 오후 1시 가시죠!"


그리고 간단한 클로징 멘트 몇마디 후, 방송은 끝이 났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나는 트위지를 켜 내 계정을 확인했고 또 2배로 불어난 시청자 수가 반갑게 나를 맞아줬다.


처음의 4배가 된 시청자 수


여기에 토요일에 또 할 방송으로 늘어날 시청자 수까지 생각하면 도저히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으헤헤... 으헿"


방금 전까지의 긴장과 놀람은 어디가고 멍청한 웃음만이 흘러 나왔다.


하꼬였던 내가 대기업 만나서 시청자가 4배가 되었던 건에 관하여


웹소설도 이런 전개는 없을거다.


띵동. 띵동.  띵동. 띵동.


그때. 진자 같이 규칙적인 디스코드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얀순이였다.


지난번과 다르게, 이번은 그닥 놀랄 일이 아니였다.


뭐. 토요일에 뭘 어떻게 하는가 상세한 내용도 정해야하니까


"여보세요."


"아! 붕얀님!"


여전히 밝디 밝은 소프라노 보이스가 나를 반겼다.


"붕얀님. 혹시 실례가 안되면..."


그녀는 갑자기 공손한 태도로 무언가를 물어보려고 했다.


솔직히 좀 불안했다.


왜냐면 그녀가 낮은 자세로 나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어지간한 상황이라면 그녀가 갑이니까.


그런데도 저자세로 나온다는건 그만큼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일이라는거다.


합방 파기인가? 아니면 뭐지?


질문의 내용이 나오기전, 아주 잠시의 뜸 들이는 시간 동안 만감이 교차했다.


합방을 안하겠다고 하면 어쩌지?


오늘 방송 내용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면 어쩌지?


"...... 혹시 어디 사세요?"


상상도 못한 질문이 날아왔다.


왜 갑자기 주소를 물어보는 거지?


냅다 알려줄만한 사이도 아닌데. 이유를 한번 물어봐야 하나?


"음? 무슨 일인데 갑자기 제 주소가 왜 필요하신가요?"


"아! 아!... 그게 토요일 방송 내용을 좀 상의 하려는데.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해서요."


그녀는 눈에 띄게 당황하며 급하게 이유를 알려줬다.


시간이 넉넉한 것도 아닐텐데 굳이 번거롭게 만나서 이야기 한다라....


생각보다 고평가 받고 있나보네. 나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고 나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다.


"아하. 저는 서울 사는데, 얀순님은 어디 사시나요?"


"오! 저도 서울인데. 엄청 운이 좋네요!"


사는 곳이 가깝다는게 밝혀진 이상, 가장 큰 장애물이 없어진 셈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까지 완벽하게 약속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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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업 너무 길어지네

다음화까지는 빌드업 끝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