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변에 없으면 손목에 칼자국이 수십개씩 늘어나고 숨도 제대로 못쉬고 켁켁댈정도로 심각한 수준인 얀순이 몰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식탁에 의존증 때문에 달라붙는거 더이상 못버티겠다는 내용을 적어두고 장롱 안에 숨어 있으면 얀순이는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

멍하니 내가 남긴 포스트잇을 보고 잠시후, 입에 거품을 물고 바닥에 쓰러져 발작을 일으키더니 싱크대쪽에 꽂혀있는 식칼을 집어들어 손목도 모자라 허벅지와 팔뚝도 긋기 시작했다. 곧바로 뛰쳐나가 응급실로 데려갔다.



 섹스하면서 얀순이의 이름 대신 전 여친 이름을 불러보고 싶다 어렸을때부터 몸이 연약한데다가 멘탈도 금가서 부숴지기 직전의 유리나 다름 없는데 하드얀으로 선회도 못하고 울먹이는거 말고는 못하지 않을까

예상 외로 명치와 볼이 시퍼렇게 멍들었다. 손목도 두쪽 다 돌아가 버려서 아기처럼 얀순이가 주는 밥을 받아먹고 있는데 요리도 못하는게 뿌듯한 표정으로 먹이는걸 보니 맛없다고 하려했던게 괜히 미안해져서 뱉고 싶지만 필사적으로 참고 있다. 





영화볼때는 어떨지도 궁금하다 영화관에 가자고 하니 학창시절부터 친구 하나 없이 히키코모리로 지내온 얀순이답게 오들오들 떨면서 사람 많은곳은 무섭다고 넷플릭스로 보자 하지 않을까 영화를 보면서 야한 장면이 나오면 몸을 배배꼬면서 내손에 깍지를 끼려 할거 같기도 하고 그런데 남자가 여자한테 헤어지자고 하는 장면에선 얀순이와 나를 투영해서 온몸을 떨면서 "버리지말아주세요버리지말아주세요버리지말아주세요버리지말아주세요버리지말아주세요버리지말아주세요버리지말아주세요버리지말아주세요버리지말아주세요버리지말아주세요버리지말아주세요버리지말아주세요"라고 하다가 지쳐 쓰러지지 않을까







아 얀순이랑 무책임 임신야스 한다음에 도망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