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


아니스 블랙하트


루시아 아르멜리


소재:  https://arca.live/b/yandere/43410937?category=%EC%8D%A8%EC%A4%98&p=1


1화 2화 3화 4화 5화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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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채의 안쪽으로 들어가자 몬스터들이 나타났다. 보스룸의 형태가 성이라서 그런지 몬스터들의 형태가 갑옷을 입은 기사의 형태였다. 뭔가 방어력이 높아 보였다.


일단 저 앞에 보이는 거대한 문이 보스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몬스터가 일정 개체 수 이하로 줄어들면 정예 몬스터가 등장하고 그 녀석을 쓰러뜨리면 저 문을 열 수 있게 될 것이다.


주변을 보니 벌써 전투가 시작됐다. 


서걱! 콱!


검사인 알렌과 아니스는 기사들의 공격을 피하며 그들을 베어 넘겼다. 둘의 검에는 오러가 둘러져 있었다. 아마 저 정도 나이에 오러를 다루는 경지에 오른 검사는 저 둘 뿐일 것이다.


둘이 앞에서 적들을 베어 넘기고 있을 때 후방에서는 루시아와 엘리아가 적들을 공격했다. 


화륵! 파지직!


루시아는 본인 가문의 화염술로 적들을 녹여버렸고 엘리아는 중급 마법인 '라이트닝 스피어'를 시전해 기사들의 갑옷을 꿰뚫어버렸다.


그리고 나에게도 몬스터들이 다가왔다. 검을 휘두르는 기사의 공격을 가까스로 피한 나는 건틀릿에 마력을 둘렀다. 아직 경지가 부족해서 알렌이나 아니스 같은 완전한 오러는 아니긴 하지만 싸울 수는 있었다.


텅! 퉁!


금속으로 된 건틀릿과 갑옷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며 기사들의 갑옷을 찌그러뜨렸다. 하지만 일격에 해치우지는 못했기에 중간 중간마다 엘리아가 마법으로 처리해줬다.


그렇게 한참 동안 전투가 지속되었고 얼마 안 지나 기사들이 모습을 감추고 한 명의 기사 만이 서 있었다. 다른 기사들보다 조금 더 화려한 갑옷을 입은 기사. 정예 몬스터였다.


나름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지금 이 게이트를 공략하고 있는 인물들의 라인업이 너무 화려했다. 나를 제외한 이 멤버들이면 웬만한 하급 던전 정도는 그냥 깰 정도였으니까.


결국 등장과는 다르게 빠르게 퇴장한 정예 몬스터에게 나는 조의를 표했고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보스를 처리하기로 했다. 난이도 높지는 않았지만 체력 소모가 없는 것을 아니었으니까.


"후우... 숫자가 많긴 했지만 그다지 어렵지는 않네 다행이야. 그나저나 너도 꽤 싸우더라? 다시 봤어?"


숨을 고르며 쉬고 있던 알렌은 나를 칭찬했다. 뭐 히로인들의 이상 행동으로 뭔가 꼬인 것 같지만 이렇게 나에 대한 평가가 나아지는 건 괜찮은 일이었다. 나는 일단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일격에 처리하지 못해서 엘리아가 대부분 처리해줬으니까 굳이 따지자면 엘리아의 공이 크지."


실제로 내가 일격에 처리하지 못해 놓친 것들을 엘리아가 제때 처리해줬기에 수월하게 전투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둘에게는 이 사실이 별로 마음에 안 들었나 보다.


"루크, 나도 많이 처리해 줬는데 나는 칭찬 안 해줘?"


"아.. 미안 루시아 잘해줬어 엄청 멋있더라."


나의 말에 루시아는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아니스를 바라보았고 아니스는 이를 갈며 루시아를 노려보았다. 그런 아니스에게 검을 쓰는 모습이 멋있었다고 말해주었고 다행히 기분이 풀린 것 같았다.


'하아..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굉장히 피곤했다. 사실 전투로 인한 피로보다도 지금 이 상황이 나에게 훨씬 더 피로함을 느끼게 했다. 괜히 내색하기는 싫었던 나는 이제 보스를 처치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래 이제 다 쉰 것 같으니까. 빨리 처리하고 나가자고."


알렌이 활기찬 목소리로 앞장을 섰고 그대로 성의 문을 열었다. 안쪽은 레드카펫이 쭉 길게 깔려 있었고 그 끝에 왕좌 같은 것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황금색의 화려한 갑옷을 입고 왕관을 머리에 얹고 있는 존재가 앉아 있었다.


-나의 기사들을 모두 해치우고 온 건가...-


-이제 내가 상대해...-


"아.. 진짜.. 시끄러워 죽겠네.. 안 닥쳐?"


-뭐, 뭐라?"


루시아는 보스의 말을 끊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보스는 그녀의 말에 당황하였고 그런 보스에게 그녀가 선언하듯 말했다. 


"나는 루크한테 받을게 있으니까 여기서 빨리 나가고 싶거든? 그러니까 꺼져."


그녀는 그리 말하며 마력을 끌어모았다. 그녀의 주위로 거대한 화염이 일렁이며 용의 형상을 이루었다. 얘는 왜 벌써 이 기술을 쓸 수 있는 거지? 


<아르멜리식 화염술 오의 - 화룡포>


콰아아아아아!


-이, 이게 무슨!-


그것이 보스 몬스터의 마지막 한 마디였다. 그 말을 끝으로 화룡에게 먹혀 잿더미가 되어버렸으니까. 사실 보스보다 더 당황한 건 나였다. 루시아가 방금 사용한 기술은 이제 2학년이 된 그녀는 사용할 수 없는 기술이었으니까.


"도, 도대체 이게..."


나는 당황하여 루시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나를 바라보며 밝게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더니 나의 귓가에 속삭였다.


"나 잘했지?"


그녀의 발랄한 말에 나는 뭐라 대답할 수가 없었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지 고민을 거듭할 뿐이었다.





****





보스를 쓰러뜨리고 열린 포탈을 통해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교수님들이 주변 학생들을 통제하며 게이트 주변에 서 계셨다. 


"어디 다친 곳은 없니?"


치유 능력을 가진 양호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시며 다친 곳은 없는지 물어봤다. 다행히 우리들은 다친 사람이 없었다. 애초에 이 던전은 주인공의 향상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작용하는 것이었으니까.


'근데 왜 이렇게 일찍 열린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무언가 개입을 한 걸까?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다양한 의문이 꼬리를 물었지만 해소되지는 않았다. 교수님들이 우리에게 간단하게 게이트에 대해 묻기 시작했고 그것에 대답한 뒤 대충 마무리 됐다고 생각한 나는 슬쩍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루크 어디가?"


"루, 루시아.."


"설마 아까 한 약속 잊은 건 아니지?"


루시아는 나의 팔을 잡으며 나를 불렀고 아니스는 어딘가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웠지만 그녀들이 원하는 부탁은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들어주기에는 너무 곤란했다.


"일단 여기서 벗어나서 조금 조용한 곳으로 가자. 이렇게 부탁할게."


나의 간절한 어투에 그녀들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엘리아가 나를 향해 말했다.


"제가 인식 저하 마법을 걸어드릴게요 그럼 관심이 쏠리지는 않겠죠?"


"그렇겠네 고마워."


"별 말씀을."


엘리아가 마법을 걸어준 뒤 우리는 빠르게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게이트 쪽으로 학생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인지 게이트가 열린 광장을 제외한 다른 곳은 엄청 조용했다. 나는 이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루시아와 아니스 둘을 향해 말했다.


"근데.. 진짜 꼭 쓰다듬어줘야 해?"


"응 당연하지 빨리."


루시아는 단호하게 말하며 나에게 머리를 들이밀었다. 아니스는 별 말 없었지만 조금 쑥스러운지 귀가 빨개진 것이 보였다. 나는 한숨을 쉬고 싶은 것을 참으며 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가 손을 떼려고 하면 다시 잡으려 들었기에 나는 그녀들이 만족할 때까지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참을 나에게 쓰다듬을 받고 있던 그녀들은 이제 만족했는지 나의 손에서 멀어졌다.


"이제 된 거야?"


"응 헤헤.."


"어, 어떡해..."


그녀들의 반응은 각기 달랐지만 확실히 만족한 기색이었다. 그때 루시아가 나에게 자신의 폰을 내밀었다. 나는 그 행동의 의미를 알 수 없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고 그녀는 답답하다는 듯 나를 째려보며 나에게 말했다.


"여기 내 폰에 니 전화번호 찍어줘."


"내, 내 전화번호를?"


"응 그래야 나중에 연락하지."


"아니.. 굳이 그럴 필요는.."


나는 거절하려 했지만 거절은 거절하겠다는 그녀의 말에 나는 별 수 없이 번호를 찍어 주었다. 그러자 아니스도 자연스럽게 나에게 폰을 내밀었고 어느새 나타난 엘리아도 나의 전화번호를 받아갔다.


"난 이제 가 볼게... 이만 쉴래..."


나는 그녀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며 기숙사로 향했다. 오늘은 게이트 사건 때문에 수업이 없다고 아까 교수님들께 들었으니 이제부터 쉬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못한다.


"하아... 푹신하다... 오늘도 피곤한 하루였네.."


내 방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드러누워 한탄을 한 나는 잠들려고 했으나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알림음에 나는 폰을 켜서 확인했다. 보아하니 루시아가 내게 메시지를 보낸 것 같았다.


메시지의 내용은 알렌이 내일 진술서를 써야 하니까 점심시간에 교무실로 찾아오라고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녀에게 알려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낸 후 나는 피곤함에 잠에 들었다.





****





꿈이었다. 이건 분명 꿈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내 앞에 상황을 설명할 수 없었으니까. 


나의 눈 앞에는 인간이 아닌 것 같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인이 서 있었다. 소설 속의 인물도 아니었고 내가 알고 있는 인물도 아니었다. 그런 의문을 품으며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여자가 중얼거렸다.


"도대체 뭐가 개입한 거야... 뭐가 개입했길래 저년들이 다시 과거로 돌아온 거지?"


이게 무슨 소리일까? 과거로 돌아왔다니... 누가? 


"전개를 앞당기는 것도 소용이 없었어... 저년들 과거의 경험을 그대로 가지고 돌아왔으니까.."


전개를 앞당겨? 설마 게이트가 일찍 열린 이유가 저 여자 때문인 걸까?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말들에 정신이 흔들렸지만 일단 말에 집중했다.


"건방진 년들... 이제 와서 착한 척 하면 뭐가 달라진다고... 안되겠어 이렇게 된 이상 직접 개입하는 수밖에 없어."


직접 개입한다는 건 또 무슨 소리일까? 계속해서 여자의 말을 듣고 있었지만 의문이 해소되기는 커녕 더 커지기만 했다. 그리고 나는 이어지는 여자의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현성... 이현성... 넌 내 거야..."


이현성.


이건 내가 원래 세상에서 쓰던 나의 본명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나는 놀라서 입을 벌리고 있었는데 여자의 눈이 나를 향했다. 그리고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지? 현성아."


"허억!"


그 순간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말도 안되는 꿈을 꾼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머리를 부여잡았다.


"하아.. 하아... 이게 뭐야..."


숨을 몰아쉬며 방금 전 꿈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그때 알림이 울리며 내 폰에 메시지가 온 것을 보았다. 루시아에게서 온 것이었다. 메시지의 내용은 할 얘기가 있으니 나와 달라는 거였다.


바람 좀 쐬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한 나는 그녀에게 답장을 한 뒤 그녀가 말한 장소로 향했다. 꽤나 으슥한 장소였기에 아카데미 내에 이런 장소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곳에 루시아가 서 있었다. 어딘가 울적한 눈을 하고 있던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나에게 달려들어 안겼다. 


"왜, 왜 그래?"


"루크... 나 꿈을 꿨어... 니가 나를 떠나가는 꿈을..."


"내, 내가 너를?"


"응..."


내가 떠나가는 꿈을 꿨다며 울먹이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당황했다. 그 모습이 너무 애틋해 보였기 때문이다. 엘리아도 아니스도 가끔 나에게 이런 눈빛을 보내왔다. 도대체 뭐 때문에 나에게 그러는 걸까?


일단 나는 그녀를 위로해 주기로 했다. 왠지 그러지 않으면 또 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뭐..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일단 지금 당장 떠날 맘이 없으니까 걱정 마."


나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지만 그녀는 어딘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나에게 말했다. 


"언젠가는 떠나겠다는 거네?"


"졸업하면 다들 떠나는 거잖아 안 그래?"


"아니.. 아니야.. 루크."


그녀는 나에게서 살짝 멀어졌다가 나를 덮쳤다.


"으윽..! 루시아! 이게 무슨!"


상상치 못했던 그녀의 괴력에 나는 손목을 잡힌 채로 꼴사납게 바닥에 엎어졌다. 


"루크.. 다시는 너를 잃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이 방법이 가장 확실한 것 같아."


그녀는 자연스럽게 구속마법을 사용해 내 팔과 다리를 묶고는 내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내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리자 그녀는 두 손으로 내 얼굴을 잡고는 자신에게 시선을 맞추게 하며 말했다.


"루크.. 너도 기분 좋을 거야."


그리 말하며 농염한 미소를 짓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대로 동정을 잃고 못 돌아가는 거야? 어떻게 하지? 나는 이날 밤 일생일대의 위기에 직면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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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동정 잃기 일보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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