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순이와 얀붕이는 오랜 시간 동안의 연애와 스토킹으로 결국 결혼에 성공했어.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얀순이는 계속해서 얀붕이를 착정하는 데 아이가 안 생기는 거야.


불안감을 느낀 둘은 병원에 찾아가서 검사를 했는데, 얀순이가 불임이었던 거지.


얀순이는 어차피 얀붕이만 있으면 상관 없다지만, 얀붕이는 아쉬움을 쉽게 감추지 못했어.


얀순이를 닮은 딸을 키우기만을 고대하고 있었는데, 이걸 어째. 포기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


그래서 얀순이도 나름대로 얀붕이를 달래려고 이런저런 노력을 다 해봤지만, 얀붕이에게는 뼈가 시릴 정도로 큰 상실감이었나봐.


그러던 어느 날,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한 장의 종이를 건넸어.


맨날 풀 죽은 듯이 살던 얀붕이를 위해서 준비한 '입양 신청서'였지.


얀붕이도 눈치는 있어서 한 발 내빼는 척을 하기는 했지만, 얀순이가 그 마음을 모를 리가 없었지.


어쨌든, 둘은 오랜 고민 끝에 얀진이를 데려왔어.


애가 귀엽고 영특했으니, 입양되고서 어색해할 때도 얀붕이가 아주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었지.


물론, 얀붕이가 얀진이에게 신경 쓰는 만큼, 밤에는 얀순이에게 신경을 써주어야 했지만 말이야.


근데 시간이 지날 수록 이 가족은 뭔가 잘못되기 시작했어.


얀진이 이 년이 머리에 피가 마르기 시작하더니, 자꾸 선을 넘는 거야.


평소에 얀붕이에게만 말을 걸고 칭찬 받으려는 것까지는 얀순이도 이해할 수 있었어.


입양에 관심이 없었던 자신보다는 얀붕이가 더 열심히 노력해주었으니까.


근데 얀진이가 아빠랑 결혼하고 싶다는 얘기를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멈추지 않는 걸 보고서 아차 싶었던 거지.


그 뒤로도 얀진이의 사랑 고백은 계속됐어.


툭하면 얀붕이한테 사랑한다고 말하지를 않나, 얀붕이 몸에 찰싹 달라붙어 있지를 않나, 모두 얀순이에게는 눈에 거슬리는 행동이었지.


그리고 얀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자, 얘가 이제는 대놓고 시비를 거네?


얀붕이에게 엄마보다 자기가 더 예쁘지 않냐고, 나이 든 여자보다는 자기가 더 맛있지 않겠냐고, 이렇게 얀붕이도 반응하기 힘든 말들을 던지면서 흔들어 놓는 거지.


언제 한 번은 얀진이가 아빠를 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며, 얀순이를 저격하는 말을 꺼내서 얀순이도 조금은 욱할 뻔했던 적도 있었지.


그래도 오히려 이런 얀진이의 태도 덕분에 얀순이는 망설이지 않을 수 있었어.


얀순이도 쌓인 게 많았는데도, 평소에는 얀붕이가 애 앞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저항하는 바람에 제대로 욕구를 풀지 못했거든.


그 뒤로 얀순이는 낮에도 대놓고 얀붕이랑 수위 높은 스킨십을 하거나, 얀진이가 깨어있는 걸 알면서도 얀붕이를 착정하기 시작했어.


얀붕이는 얀진이 앞에서 이러지 말자고 얀순이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얀진이는 더 이상 딸이 아니라 암여우였으니 거리낄 게 뭐가 있겠어.






으악 더 못 쓰겠다.


요즘 글만 쓰면 금방 질려버려서 끝까지 써보려고 했는데 애매하게 끝나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