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밀한 어둠 속에 잠긴 어느 공간에서ㅡ.


"우으으으으으으으읍~!"


나는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에 강제로 앉힌 채 온몸을 밧줄로 포박당한 상태였다. 


전기충격기로 기절한 후, 이 지하실 같은 방으로 강제로 끌려온 것이었다.


...그것도 여동생의 손에 의해서 말이다.


그렇게 내가 필사적으로 울부짖는 사이, 지하실 문이 덜컹하고 열리는 소리가 어두운 방 전체에 울려퍼졌다.


"우으으으으으으으으으읍~?!"


양손과 양발, 입까지 포박당한 나는 온몸을 비틀며 있는 힘을 다해 저향해야 했다.


하지만 그런 날 본 여동생은 씨익 웃으며 이쪽을 향해 서서히 다가왔다.


이제는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는 저 눈이 더는 여동생이 아니라 사신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오빠~ 오래 기다렸지? 오빠만의 사랑스러운 여동생이 식사를 가져왔어~. 후후, 배 많이 고팠지?"


공복으로 배에서 끊임없이 위험 신호가 울렸지만 그딴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우으으으으으읍~! 으읍, 우으읍~?!"


"...응? 지금 이게 대체 무슨 짓이냐고?"


그러자 세은이는 내 몸 전체를 훑어보며 서늘하게 웃었다.


"그야 난 그동안 오빠의 관심과 애정을 듬뿍 받지 못했잖아? 여기에 가둬놓은 채로 평생 나만의 것으로 만들면 어떨까 해서!"


그리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밝고 상쾌하게 대답했다.


그래, 얘는 더 이상 내 동생이 아니야, 그 가면을 쓴 다른 무언가일 뿐.


애당초 지금 이런 상황에서 내가 여동생한테 전해야 할 말은 따로 있었다.


"으으으으읍...! 으으읍..."


"...우린 남매...라고...? 그러니 이런 관계는 안 된다...? 왜? 어째서?" 


그저 살려고 아둥바둥치는 내게 세은이의 얼굴이 압박하듯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여동생은 오빠를 사랑하면 안 되는 거야? 그딴 건 법으로 누가 정했는데?"


하지만 곧 심호흡을 한 뒤, 굳은 표정을 다시 원래대로 밝게 풀었다. 


"...아하하, 미안. 이상한 개소리를 해서. 어차피 오빠가 여기 갇힌 이상, 내 꺼나 다름없으니까. 지금은 그보다..."


"...?!"


세은이는 바닥에 내려놓은 쟁반에 담긴 음식들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 잘근잘근 씹었다.


그리고 삼키는가 싶더니... 내 입으로 천천히 가져왔다.


"후후... 자, 아~ 해. 오빠."


물론 눈을 질끈 감고 마주치려고 하지도 않았다. 


먹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치밀었다. 여동생의 타액이 묻은 걸...


하지만 그런 내 반응을 본 세은이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다시 한 번 싸늘한 표정으로 물었다.


"...다시 말할게. 아~."


"..."


내가 아는 척도 안하면서 관심을 일절 주지 않자, 여동생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아~ 진짜. 그냥 먹으라고 하면 곱게 먹을 것이지. 엿 같게. ...뭐, 됐어. 강제로 먹이면 그만이니까."


"으, 으읍?! 우으으, 우으으으으으으으읍~?!"


혀를 한 번 찬 세은이는 그대로 다가와 내 코와 턱을 양손으로 짓누르듯 붙잡고 강제로 입을 벌렸다.


온몸이 꽁꽁 묶여 제압당한 상태라, 본의와는 다르게 입을 그만 손쉽게 열 수밖에 없었다.


"응... 후읍, 응웁... 춥, 응흐읍..." 


내 입에 침으로 범벅이 된 혀를 강제로 비집고 넣은 뒤, 잘게 다져진 음식물을 밀어넣기 시작했다.


당장에라도 뱉어버리고 싶었지만, 턱을 들고 내 고개를 기울인 채 먹이다 보니 안 삼킬래야 안 삼킬 수가 없었다.


"응후읍... 으응, 으구읍... 츄릅, 후압...♡ 프, 헤에~!"


역겹게도, 타액과 타액이 섞인 입에서 혀가 끈적하게 떨어지자, 길게 이어진 침도 쭉 늘어지다가 툭 떨어졌다.


"으음~ 오빠의 침은 이런 맛? 응... 음... 그치만 음식물 때문에 맛이 잘 안 느껴지는데..."


세은이는 손가락을 쪽쪽 빨며 아쉬운 듯 입맛만 다시다가 갑자기 내 앞으로 올라탔다.


...흔히 말하는, 마주보며 껴안는 자세였다. 


그리고 내 턱을 양손으로 붙잡고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날 내려다보았다.


"오빠... 아무래도 나한텐 이걸로 좀 부족한 것 같거든? 그러니까... 이대로 좀 더 하자...? 응?"


"우우우우우으으으으으으읍~?!"


무엇 하나 저항의 의미조차 없다. 그저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해야 할 뿐. 


"흐헤에... 응읍~ 츄웁... 으응, 응웁...♡ 춥, 응, 응... 응구읍~ 흐페에... 에헤헤...♡ 맛있네. 오빠의 침은..."


여동생은 내 허벅지에 올라탄 채로 입술을 몇 번이나 쪽쪽 빨며 말했다.


"아, 그리고 오빠."


그리고 이 말을 들은 순간, 사고가 그대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실은 말야? 난 진작에 오빠를 이성으로 보고 있었다? 단지 오빠가 둔감해서 알아채지 못한 것 뿐이지. 아마... 13살 무렵부터...였나?"


"..."


"집에서 일부러 그런 야한 차림으로 있었던 이유... 대충 뭔지 짐작이 가지 않아? 후후, 오빠 때문이었다구?"


세은이는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하는 내 뺨과 목에 몇 번이고 입을 맞추며 말했다.


"더 이상 아무것도 없어. 우릴 갈라놓을 수 있는 건. 이대로 쭉~ 평생~ 함께 있자?"


그리고 내 가슴팍에 은은하게 좋은 향기를 풍겨오는 머리를 응석부리듯 계속 묻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