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위 말하는 하꼬 아이돌이다.


누구는 말한다. 아이돌이 하고 싶으면 인방을 하는게 빠를꺼라고


아이돌이란건 재능, 부, 운, 노력 모든게 갖춰져야 성공 할 수 있는 험난한 길이다.


재능은 있었다. 외모나 신체능력이 꿀리지 않았으니까


부도 있었다 외동으로 태어나 지원을 아끼지 않은 부모님 덕분에


노력도 했다. 직접 엔터 면접을 다니면서 자신을 어필했다. 연습생으로 발탁 되고도 나를 가꾸는것을 멈춘적은 없었다.


하지만 운이 없었다. 겨우 데뷔한 그룹은 같은 멤버의 학폭 논란으로 세상에 나오는날 다시 묻혔다.


솔로로 활동 하려 했지만 기획사에선 이미 새로운 그룹을 데뷔시켜 이미 와해된 나에게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매니저의 추천으로 일본으로 넘어갔다.


한국에선 한번 논란이 있는 그룹의 꼬리표로는 방송에 얼굴을 비추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그 무렵 랜덤채팅을 시작했던거 같다.


처음에는 지금 이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고 싶었다.


정말 열심히 해도 빛을 보지 못하고 스러진 내 자신을 누구든 위로해 주었으면 했다.


랜덤채팅은 내가 생각한것보다 음습했다.


다들 내 몸만을 요구하는거 같았다. 고민보다는 내 신상을 궁금해했다. 신물이 나서 성별을 숨기자 연락이 끊겼다. 


그러던중 새벽에 우연히 한 사람과 연결이 되었다.


"많이 힘드시나요? 글보니까 너무 위태로워 보여서요."


그렇게 말을 걸기 시작한 상대에게 처음엔 틱틱 거리고 짜증냈다.


"재미로 물어보는거면 그냥 가세요. 그리고 저 남자에요."


그 당시 나는 조금은 인간불신이었던거 같다. 성별을 속였다. 대부분 그러면 대화를 포기했다.


하지만 그 익명의 사람은 나의 가시돋힌 말도 받아주었다. 그저 천천히 기다려주었다.


그렇게 얼마간 밀어내다. 일본행이 결정된날 불안감이 엄습해서 그 에게 하소연했다.


얼마간의 대화로 서로 편하게 말하게 되었으니 말을 꺼내기도 편했다.


"나 이번에 일본으로 가서 일을 시작할꺼 같아."


"갑자기? 왜 무슨 일이야"


"그동안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걸론 부족했나봐 자꾸 일이 터지네"


"무슨 일인데, 말해봐 들어줄께"


그렇게 내 하소연이 시작되었다. 성별을 바꾼 이야기로 실패한 남자 아이돌로 바뀐 나의 이야기.


"그렇게 된거야, 그래서 이번에 일본에서 새로 다시 시작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거든 나 이젠 무섭고 힘들어 잘할 자신도 없어 왜 나만 이런일을 겪어야 하는 건지 억울하고 진짜 미치겠어...."


"내가 항상 응원해줄께! 걱정마 너는 잘할 수 있을꺼야,  지금까지 노력한건 너를 배신하지 않을꺼야 일본에서도 너가 노력해서 쌓아온것들을 보여줘 넌 할 수 있어"


그렇게 진부하지만 진심이 느꺼지는 말로 나를 위로해주던 너가 있었지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절대 잊지못할 말을 해줬지


"내가 너 팬 1호다? ㅎㅎ"


그말이 나에게 얼마나 크게 와닿았던지 넌 모를꺼야


난 그 말로 구원 받았어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팬 1호인 너를 위해 난 더 힘낼 수 있었어


그리고 너의 말대로 됐어 지하아이돌로 시작한 나는 그간의 한국에서 쌓은 기술로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어


운이 따라주기 시작했어, 한국의 여러 일본국적의 멤버들을 가진 아이돌들이 화제가 되고


마침 우리 엔터회사에서도 일본 진출에 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어


그 무렵 나는 지하 아이돌중에서도 가장 빛나고 있었어 몇몇 일본 엔터에서 역스카웃 제의도 받았지 


팬도 많이 생겼어 하지만 너가 가장 소중한 팬인것은 변함이 없었어


내 외모와 아이돌로서의 나를 좋아하는 팬과


나만을 바라봐주는 팬이 같을 수는 없으니까


너에게 스케쥴과 성과를 말하고 칭찬받는게 어느센가 나의 목표가 되었지


기억나?  내가 처음으로 앨범 전부를 팔았다고 했을때 너가 기뻐해주며 수고했다고 해줄때 난 그 순간이 더 행복했어


그렇게 회사와의 조정끝에 난 일본에서 선데뷔하는 아이돌이 되었어


한국에서 데뷔해서 일본에서도 활동하는 그룹과는 다른 노선이였지


하지만 자신이 있었어 나에겐 너가 있으니까


하지만 점점 불안했어 아직 우린 익명이였으니까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응원해주는 너에게 성별을 속이고 부터 수많은 거짓말을 쌓아와서 불안했어


내가 여자라고 말한다면 싫어할까? 태도를 바꾸진 않을까? 더이상 대화해 주지 않으면 어쩌지?


그런 무서움이 들었어 너는 나에 대해 묻지 않아주었어 분명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이여도


냇다는 앨범을 못들려주겠다는 말도 모두 이해해주고 이렇게 말해주었지


'아이돌이니까 그런건 철저히 비밀로 해'


'말하지 않아도 돼 너랑 대화만으로도 너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어 걱정마'


'잘했어 오히려 그렇게 비밀로 하는게 나도 안심이다ㅎㅎ'


하지만 점점 더 너에게 알려주고 싶었어 내가 점점 유명해지고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지금 이렇게 성공한건 다 팬 1호인 너를 위해서 인걸


하지만 너의 칭찬을 듣고 있는 동안엔 참을 수 있었어, 그래 언젠간 내가 직접 너에게 갈게 연애금지 조항도 너를 위해 걸지 않은거야


세간에선 그때문에 더 화제가 되어 인기몰이를 한다고도 들었지만 이 자리는 너를 위해 준비했으니까 


그런데 왜 연락이 안돼는거야 벌써 이틀째야


늦어도 10분안엔 답장을 해주던 너가


왜 이렇게 답장이 느린걸까 불안해 미치겠어


오늘 녹음 스케줄도 캔슬하고 화면 너머의 너만을 기다리고 있어


제발 빨리 나를 봐줘 나에게 와줘


안돼겠어 이번에 내가 누군지 말하고 너와 정식으로 만나야 겠어


나정도면 누가 싫어하겠어 남자라면 절대 거절하지 못하게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너를 잡아둬야겠어


이렇게 연락이 안된적은 처음이야 이렇게나 아플지 몰랐어


이렇게 힘들고 숨이 막히는 기분이라니 죽을꺼 같아


빨리 봐줘 나를 봐줘 말을 걸어줘 확인해줘 제발 부탁이야 나의 사랑


"아 미안해 너무 늦었지ㅠㅠ"


왔다 답장이 왔어, 이 기분 이 충족감 너에게 답장을 받았단 사실만으로 이렇게 기쁘다니 너는 알까 방금 너가 나를 한번 더 구원했다는걸


"아냐 괜찮아ㅎㅎ 무슨일이야 근데 이렇게 늦게 확인한건 처음 아니야?"


"진짜 미안 MT 왔는데 후배가 장난치다 폰을 고장내서 말할 수도 없었다ㅠㅠ"


"그래? MT를 갔었구나 대학안다니는 줄 알았는데"


"아 나 휴학하고 있었거든 개강했다고 말 안했었나? 여튼 후배가 오랬만에 봤다고 신나서....."


글을 읽기가 힘들었어 생각해보니 언제나 너에게 내 말만 하고 위로받고 도움받기만 했다는걸 깨달아서 그게 미안해서 고개를 떨궜어


너에 대한걸 나는 왜 알려고 하지 않았을까 간단한 근황정도는 물어볼껄 하고 미련했던 과거의 나를 탓하고 있었어 


물어보면 나도 말해줘야 하니까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무서워서


너는 이렇게 이기적인 나도 받아주고 있었구나 더더욱 너를 놓치기 싫어.


그때 무언가 슬픈 예감이 들었어


"혹시 그 후배가 여자야?"


답장이 오기까지 30초 남짓 그동안 얼마나 속이 타들어가던지 너는 모를꺼야


"어? 응ㅎㅎ 나도 여자 후배가 반겨주는 그런 참된 선배라고ㅋㅋ 아이돌인 너보다야 아니겠지만 나름 인기 있어"


아.....내가 바보 같았어 너를 혼자 두면 안됐는데

안돼 뺏어가지마

내꺼야 건들지마

어떻게 하지? 누가 가져가면?

이미 가져갔으면....?


죽일꺼야 죽일꺼야 죽일꺼야 죽일꺼야


내꺼야 내꺼야 내꺼야 내꺼야


"있잖아 우리 이제 한번 직접 만날까? 이번에 팬미팅을 열거든 너 사정도 매니저는 알고 있어서 괜찮을꺼 같은데."


"어? 아 개강해서 시간이 될지 모르겠는데"



"내가 너한테 맞출께 팬 1호를 위해 그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야ㅋㅋㅋㅋ뭔 그런게 가능하다고? 너 아직 하꼬아이돌은 아니지? 무슨 팬미팅을 그런식으로 만드냐"


"아 말돌리지 말고 가능한 시간이나 말해"


"그럼.....다음달 10일?"


"알겠어 그때봐 놀라지 마"


"아직도 하꼬면 내가 가만 안둔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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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여자친구를 대동한 얀붕이가 팬미팅 장소에서 얀순이랑 마주치기 1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