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에 새까만 머리에 불이 날 것만 같다. 그에 달궈진 콘크리트는 반짝반짝 빛나기도 하지만 너무도 뜨거워서 아지랑이가 사람들의 발을 감추기도 한다. 누구는 해변의자에 누워 태닝을 하고, 누구는 가게에 들러 빙수를 먹기도 한다. 나는 수영장 앞에서 태양을 등지고 서있는데 여기 물은 끓기라도 하는 것일까. 햇빛을 등져도 여전히 뜨겁다. 아아~ 뜨겁다, 오는게 아니었어.


".....하라고 새끼야"


-풍덩---


 등을 걷어차여 균형을 풀썩 잃어버렸다. 보글보글 거품소리가 들리는데 숨을 쉬려 하니 코가 시큰거리고 무서워서 눈을 못 뜨니까 사방이 어둡다. 다만 미지근한 물이 체온과 비슷한 온도라는 점은 안정된다.


 오른손을 주욱 뻗으니 튜브의 끈이 있어서 목숨은 건졌다. 목을 수면 위로 가져갔을 때에는 이미 나를 밀었던 녀석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튜브에 양팔을 얹고 저쪽 바라다보니 구조대원인걸까 한 남자가 달려온다. 나는 미지근하게 축축하게 끈적이는 몸을 튜브에 쩌억쩌억 소리내고,  불과 몇 미터 앞에서 그의 발소리를 듣는다. 그럼에도 그는 태양을 등져서 내가 볼때는 온몸에 그림자를 이고있었으며 바닥에 피는 아지랑이에 나는 그를 환각으로 착각 할 뻔했다.


 그는 수영장 턱에 앉아 족욕 하듯이 발을 담궜다. 그러고서는 팔을 뻗어 튜브줄을 잡아당겼다.


"저기.. 빠지신거 같던데 괜찮아요?"


 그는 덩치가 커서 그림자로 태양을 가려주었고, 그가 잡아당긴 튜브에 몸을 실으니 물이 스쳐지나갔다. 시원하다. 몸은, 하지만 내가 올려다본 그 또한 나에게는 너무나도 뜨거웠다.


일단 자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