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할 이야기는 2차 대역병(중세 흑사병)이 창궐했던 1346년부터 1353년의 사이,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했었던 1348년에 있었던 얀순이와 얀붕이의 이야기야.


※얀붕이는 역병의사 라는 설정인데 우리가 아는 새 부리 가면에 코트 복장은 17세기때 등장한 모습이야.
하지만 이 이야기 에서는 이때도 이복장이 존재한걸로 설정했어.

.

.

.

.

.

1348년 프랑스 아비뇽에 위치한 인근 마을에 살고 있던 얀순이는 흑사병이 도시와 인근 마을을 강타하면서 주변에 있던 마을 사람들이 차례차례 감염되면서 결국 얀순이 또한 흑사병에 걸리고 말지.

흑사병에 걸린 마을 사람들은 뜨거워진 신체가
검은색으로 괴사하며 고통스러워 하다가 죽었고 마을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있었지. 하지만 신은 마을 사람들을 져버리지 않은 걸까.


3일째 되는 날 마을 저편에서 한무리의 형체가 다가오기 시작했는데 그들은 새 부리 가면에 검은색 코트를 착용한 괴상한 모습의 사람들이었어.
그 중에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이 마을 사람들을 향해 말했어.

"안심하세요 여러분.저희들은 역병 의사,당신들의 병을 낫게 하고 치료를 하기 위해 이곳에 온 사람들입니다.이제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마을 사람들과 얀순이는 눈물을 흘리면서 이제 살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 역병 의사들은 무언가 이상했어.

감당이 안될 정도의 금전과 재물을 신께 기도를 드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너희가 지금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은 너희의 잘못을 신께서 벌하기 위해 역병을 퍼트렸으니 자신을 매질하여 참회하라고 주장하면서 가지고 있던 지팡이로 사람들의 몸을 때리기 시작했고 밤이 돼서 집에서 나온 얀순이는 역병 의사들의 말을 듣고 충격에 빠져.


"두목,여기 마을 녀석들에게 갈취한 재물들입니다.
역시 의사 행세를 하는 건 상당히 짭짤하네요~낄낄낄.

"역시 멍청한 녀석들에게 돈을 뜯는 것 보다 행복한 일은 없단 말이야.의사가 왔다고 하니 살았다는 듯한 그 표정,정말이지 멍청하기 짝이 없었지.

"그래서,이제 어떡할 겁니까?"

"어차피 이제 움직일 힘도 없는 녀석들이다. 1시간 뒤에 불을 지르고 다음 마을로 떠나자.

마을에 온건 역병 의사 행세를 한 도적들이었어.
얀순이를 제외한 마을 주민은 아침의 매질과 심각해지는 증세 때문에 움직이는 것조차 힘든 상태였기에 얀순이는 눈물을 흘리면서 조금이라도 더 살기 위해 마을을 떠나면서 마을이 불타는걸 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지.

얀순이는 살기 위해 계속 정처 없이 이동하고 서서히 정신이 붕괴되기 시작했어.

"얼마나 걸었을까,얼마나 지났을까,모르겠어,모르겠어,모르겠다고!.....왜...왜...이런일을 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건데....정말 신님의 벌이라도 되는 거야? 우리 마을을 불태운 저 새끼들은 왜 아무렇지 않은 건데?만약 정말 신이라는 게 존재한다면....이건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주저앉아서 오열하는 얀순이쪽으로 한 사람이 걸어오고 이윽고 두 사람은 마주치게 되지.

".............흑사병의 피해자구나."

".....그래,맞아.너희가 목표인 흑사병 감염자야.자,보다시피 가진 물건도 없어.그럼 너희가 할 일은 한 가지밖에 없잖아.

"네 말이 맞다.그럼 실례하도록 하지."

죽음을 각오한 얀순이는 느껴지지 않는 고통에 이상해하며 눈을 뜨는데.이 사람은 얀선이를 죽이는 게 아닌 몸을 보면서 증상의 상태를 보고 있었어.

" 증상 자체는 완전히 돌이킬 수 없는 상태는 아닌거 같군.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의사로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 말고 할 일이 있는가?"

"하,의사라고?사람들에게서 금품을 갈취하고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면 죽여버리고 옮을까 봐 가까이 오지 말라고 지팡이로 폭행을 가하는 너희가 의사라고! 그런 너희가 의사라니,이런 세상 진작에 멸망했어야 했는데...."

"....내가 의사인 걸 믿든 안 믿든 그건 네 자유다, 네가 뭐라 하든 난 의사로서 눈앞의 환자를 간호하고 치료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할 뿐."

".....넌,나를 치료 할 수 있다는 거야?

"할 수 있는 방법은 전부 시도할 거다.그 이후는 전부 운명인 거지."

".....널 내가 믿어도 되는 거야?"

"믿는 편이 정신적으로 도움이 돼서 치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 생각한다."

이게 의사 얀붕이와 얀순이의 첫 만남이야.

얀붕이는 얀순이와 함께 하면서 소독과 위생관리,몸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음식과 약을 처방하면서 얀순이의 몸이 흑사병에 견딜 수 있게 해주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정신적으로도 치료에 집중하는 나날이 계속되고 얀순이는 얀붕이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 되는데.

얀붕이는 사실 도시의 장래가 유망한 의사였으나 다른 뛰어난 의사들은 자신들의 경력과 위험 때문에 흑사병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 분위기였고.

흑사병에 걸린 사람도 똑같은 환자라는 생각을 하는 얀붕이는 짐을 챙겨서 흑사병 환자들을 치료하러 떠나고 그 첫 만남이 얀순이 였던거지.

얀붕이의 노력과 얀순이의 살고자 하는 의지가 빛을 발했던 걸까. 얀순이의 몸에는 놀랍게도 흑사병의 면역체계가 있었는데 몸의 면역력 자체가 약했던 탓에 발휘되지 못한 면역체계가 제 능력을 발휘하게 되고 1달이 지나서 얀순이의 몸은 완치 판정을 받게되지.

자신의 몸을 치료하기 위해 1달 내내 밤을 꼬박 세우면서 간호한 얀붕이 에게 얀순이가 반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지.

한편 얀순이를 치료하는데 대부분 약재와 식료품을 소모한 얀붕이는 재료를 재보충하기 위해 도시로 돌아가려하자 자신도 얀붕이의 도움이 되고싶다며 따라가게 되는데 이때부터 얀순이는 얀붕이를 선생님 이라고 부르게 됬어.

머리가 상당히 좋은 편에 속해있던 얀순이는 아침에는 얀붕이의 보조를 하고 밤에는 스스로 의학공부를 하다 보니 1년 후에는 얀순이도 의사 자격을 얻게 되고 둘은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 관계가 되면서 얀순이의 마음은 더욱더 깊어지게 되는데.

얀순이는 눈을 떴을 때 얀붕이가 없는 걸 보고 시장이라도 갔나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얀붕이는 오지 않았고 그제서야 얀순이는 책상 위에 편지가 한 통 놓여 있는 걸 확인하지.

"고향의 부모님께서 맞선 자리를 장만하셨다고 해서 다녀올게.아마 7일 뒤에 올 테니까 그동안 집에 남은 걸로 생활하고 있어."


"어라?어라?어라라?이상해이상해이상해이상해이상해이상해 이상하잖아!맞선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세요 선생님?저희는 같이 살면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잖아요?서로 부끄러워서 고백하지 않은 거 뿐이잖아요?제가 있는데 맞선이라니 이상하잖아요? 아,그래 직접 찾아가서 맞선을 거부하려고 하신 거죠?그렇죠?그래,맞아 선생님께서 날 버리고 다른 년한테 갈 리가 없잖아? 나도 참,선생님을 의심하다니.그런 선생님에게는 상을 줄 준비를 하지 않으면..."

7일 뒤 얀붕이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얀순이는 얀붕이를 반갑게 맞이하지.

"어서 오세요 선생님~다녀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잘 애기하고오셨나요?"

"응? 아,확실하게 애기하고 왔지 1달 뒤에 그녀하고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어 신경 써줘서 고마워 얀순아."

".......그녀?"

"응,맞선으로 나온 그녀는 정말 나와 잘 맞아서 마치 신 이 맺어진 짝이라는 느낌이 들......."

"선생님.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 건가요?선생님의 연인은 저라고요?그런 저를 두고 다른 년과 결혼이라니 바람인가요?네,바람이네요,이건 바람 확정이네요.안심하세요.선생님께선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어요.
전부 그 망할 년이 선생님을 꼬드긴 거 겠죠?그 음탕한 몸을 가지고 유혹한 건가요? 아니면 가진 돈과 권력을 이용해 협박한 건가요? 아,어느쪽이든 딱히 상관없어요. 어차피 사지를 도륙 낸 후에 돼지들의 먹이로 준다는 결과는 바뀌지 않으니....."

얀붕이는 무서운 얼굴을 지으면서 얀순이의 뺨을 후려갈겼어.

"네가 이런 사람인 줄 알았다면 그때 널 구하지 않았을 거다.당장 집에서 나가라.그간 함께했던 정을 생각해서 경찰에 알리지는 않으마.이젠 꼴도 보기 싫다.

얀순이는 얀붕이에 의해 밖으로 내쫓겼고 쫓기는 순간에도,문밖에서도 계속 얀붕이를 부르다가 결국 경찰에 의해 끌려가고 말아.

얀순이가 쫓겨난 지 3주째 되는 날 고향하고 도시는 거리가 꽤 있었기에 지금 출발을 해야 제시간에 도착할 수가 있었어.

얀붕이는 짐을 챙기고 마차들이 모여있는 장소로 걸어
가다가. 뒤통수를 묵직한 무언가가 가격 하면서 몸이 쓰러지고 의식을 잃어가는 와중에 눈에 보인 건 해맑게
웃으면서 생기가 없는 눈으로 자신을 담고있는 모습이였어.

얀붕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팔다리가 구속당한 상태였고 주변은 문 한 개를 제외하곤 벽으로 꽉 막혀있는 공간이었어.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고 얀순이가 들어오게 되지.

"아.선생님,눈을 뜨셨군요~걱정했다고요?생각보다 오래 잠들어 계셔서.역시 미리 연습을 해보고 실전에 옮기는 편이 좋았나 봐요?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선생님,저는 선생님을 만나기 전에 이 흑사병을 원망했어요.왜 나의 마을 사람들은 이 흑사병 때문에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지?왜 아무도 우리 마을 사람들을 구원해주지 않는 거지?신께서는 왜 이렇게 나를 미워하시는 거지...."

"......하지만 아니였어요! 신께서는 제게 흑사병에 걸리게 함으로서 선생님과 만나게 하셨고 그 때문에 저희는 이렇게 맺어지게 된 거에요!그래, 이건 검은 죽음이 피워낸 사랑이에요!"

".....미쳤구만,그것도 아주 제대로 미쳤어. 역시 널 그때 치료해선 안 되는 거였다."

"이렇게까지 말해도 역시 이해해 주시지 못하시는 거군요....괜찮아요!어차피 이제 저 말고는 아무런 생각도하지 못하시게 될 테니까요."

"....뭘 할 생각이야."

"이 3주 동안 저도 가만히 있던 건 아니에요?여러가지 약들을 준비했답니다?그래,여러가지를....어쩌면 망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괜찮아요.저는 선생님의 망가진 모습조차 사랑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 선생님?주사 맞으실 시간이에요."
.

.

.

.
"얀붕아,선생님 왔어요~인사해야지?"

"안녕히 다녀오셨어요,선생님!"

"우리 얀붕이 아무 일 없었지?"

"선생님...저..그게..."

"응?왜그래?무슨 문제라도 있니?"

"저,선생님을 보면 자꾸 쥬지가 아파져요....."

"어머~그러면 선생님께서 얀붕이를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 것인지 얘기해줄래?"

"....하게 해주세요."

"응?뭐라고?잘못들었는데 혹시 크게 다시 얘기해줄 수 있니?"

"...박게 해주세요!제 쥬지를 선생님 뷰지에 박게 해주세요!"

"참 잘했어요~그럼 밥 먹고 나서 선생님이랑 같이 치료 하자?오늘 저녁은 돼지고기란다~"

"얀붕아 돼지고기는 어때?맛이 괜찮니?"

"네!지금까지 먹었던 어떤 돼지고기보다 맛있어요!"

"그래,그거 다행이네...조금 특별한 사료를 먹인 돼지고기니까..."

그렇게 얀붕이와 얀순이는 행복하게 살았다고 하네.
아,돼지고기의 특별한 사료는 상상에 맡길게.

.

원래는 결말을 얀순이가 얀붕이 고향에 흑사병을 퍼트린다는 내용을 생각했는데 그 과정을 쓰는게 어려워서 결말 자체를 아예 바꿔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