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소설은 원작 게임의 설정 일부를 빌려왔을 뿐이며 원작과는 일체 관련이 없음, 소설의 내용과 인물들은 허구이며 실제 역사랑 아무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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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지휘관의 이야기를 하자.


과거에 영웅이었던 그의 이야기를, 모든 이야기의 시작인 그들 중에서 한 명인 지휘관의 이야기를.


과거, 세계는 전화에 휩싸였다. 아돌프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 독일은 영국,프랑스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세계 반대쪽에 있는 태평양에서는 일본 제국이 하와이를 폭격했다. 


그런 시대에 그의 재능은 꽃을 피었다. 


더 프리덤(Freedom). 그가 전시 중에 사용한 코드네임이었다.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는 것. 그는 그것을 기쁨으로 여겼다. 


일본 제국과 나치 독일을 상대로 싸운 것은 그에게 있어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과 같았다.


그렇게 전범 국가들의 식민지를 해방하는 것, 또한 그에게 보람을 안겨주었으며 그렇기에 그는 국가에 충성하였다.


그의 재능ㅡㅡㅡ그것은 누군가를 위해 싸우며 병사들을 지도하고 지휘하는 것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5년 8월 6일 이른 아침 6시 일본의 상공을 지나가는 USS B-29 실버플레이트 [에놀라 게이]


B-29 항공기는 중요한 임무를 앞에 두고 일본 본토 상공을 지나간다.


중요한 임무란 바로 원자폭탄을 투하하며 일본에게서 무조건적인 항복을 받아내는 것


그는 그날 꽉꽉 들어찬 항공기의 짐칸에서 의자 옆에 헬멧을 벗어둔 채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아마 그랬을 게 틀림없다. 


언제 어느 때라도 결코 담배를 손에서 놓지 않는 남자였으니까.


4400kg 짜리 핵탄두를 옆에 두고 여유롭게 담배를 피운다니 어지간한 미치광이가 아니라면 시도조차도 않을 짓이다.


다행이라고 해야 될까, 짐칸에 같이 끼어 있던 것은 담배 따윈 요만치도 신경 쓰지 않는 남자들이었다. 언젠가 닥쳐올지도 모를 폐암보다도 더 절박한 죽음의 가능성이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를 투하하는 만큼 일본 폭격기들의 응전을 우려하고 있었다. 


첫 실전인 만큼 불발의 여지 또한 존재했으니 이들이 절박한 죽음의 가능성을 눈앞에 두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위험을 떠안은 작전에서 담배의 사소한 즐거움을 삼가는 건 멍청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작전지로 향하는 병사들에게 금연을 강제하는 것만큼 부조리한 짓은 없다.


나치 독일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금연을 국가정책으로 삼고 건강과 결부한 정치 체제였지만, 결국 전장의 병사들에게 그걸 침투시킬 순 없었다. 전쟁과 담배는 마치 바늘과 실처럼 한 짝이다.


그는 연기를 내뿜으면서도 힐끗 태양과 자신이 가고 있는 도시 상공을 바라본다. 


바다를 건너며 도착한 항공기에서 내려다보는 일본 도시의 모습은 전쟁을 치르는 중인 국가 치고는 아름다웠다.


나무로 지어진 고민가 다다미집들로 이루어진 마을은 비록 적국이지만 감탄을 지어내게 한다.


아름다운 문화를 좋아하는 것은 국가나 사상을 떠나서 누구나 좋아했을 것이다.


곧 재앙이 닥쳐올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그저 평화롭게 일상을 살아가는 일본 시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장바구니를 들며 시장을 보는 여성, 항공기를 보며 신기한 듯 에놀라 게이를 향해 손을 흔드는 아이의 모습은 그의 심정을 착잡하게 했다.


"태평양 상공, 고도 2.745피트. 2시간 뒤 곧 일본 영공에 도착합니다."


B-29 항공기의 파일럿은 기내 방송을 통해 곧 운명의 시간에 도달하였음을 알렸다.


이후 아침 7시 40분이 되자 B-29 폭격기는 일본 히로시마에 도착했다.


아침 8시 목적지에 도착한 B-29 

슬슬 전쟁의 흐름과 역사를 바꿀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강하 15분 전 기내 감압 개시. 장비 체크...."


"기내 감압 완료 강하 5분 전 후부 해치를 열겠습니다!"


"덜컹"


기내 방송이 끝나며 둔탁한 소리와 함께 항공기의 해치가 열리자 거대한 원자폭탄이 모습을 드러낸다. 


히로시마의 시민들이 직면하게 될, 그들의 생명을 앗아갈 악마의 병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후 사력을 다해 도주하며 원자 핵폭탄 [리틀 보이]의 폭발을 지켜보며 사진을 찍었고, 전의를 상실한 일본군의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는 인원도 있는 반면 


버섯구름과 함께 부글거리는 히로시마 시를 보며 굳어버린 인원도 있었다. 


그들은 14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에 대해서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었다.


[우리는 과거의 세계로 돌이킬 수 없을 것임을 깨달았다. 웃는 사람도, 우는 사람도 더러 있었지만, 대다수는 침묵에 잠겼다. 난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타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비슈누는 왕자가 그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설득하며, 그에게 감명을 주기 위해 자신의 여러 팔이 달린 형태를 취하고는 말했다.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 아마 우리 모두 어떤 식으로든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핵 실험의 책임자 로버트 오펜하우머가 말한 어록을 떠올리자. 


맨해튼 계획으로 인해서 시작된 핵무기의 개발과 그렇게 개발된 핵무기의 첫 실전을, 남자는 그의 두 눈으로 전쟁사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악마의 무기의 위력을 직접 목격했다.


핵무기의 위력을 통해서 세계를 멸할 힘을 얻게 된 미국은 핵 개발의 신호탄이 되었다.


"이제 우린 실업자가 되겠군"


남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핵무기의 존재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다른 국가들도 그걸 잘 알게 되겠지, 지금까지의 전쟁은 모두 핵이 등장하기 전까진 핵의 효율을 알기 전까진 전함과 항공모함이 전부였을 거라 생각했다는 것을


기밀로만 존재하던 핵무기가 세계에 모습을 드러냈으니 이는 곧 핵 무기의 수가 많을 수록 주변 국가에서 외교적으로나 군사력적으로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이 섰다.


남자는 한숨을 쉬며 여운이라도 남은 듯 창문을 바라본다. 


자신이 여기에 있는 것은 어느 누구의 편을 들 생각이 아니다. 

그는 어느 쪽의 정의에도 귀 기울일 생각 없었다.


승자와 패자, 원인과 결과를 떠나서 이런 전쟁은 세계에 적잖게 존재했고 앞으로도 존재하겠지


물론 그들의 죽음에서 죄책감을 안 느낀 것은 아니다. 전쟁은 늙은이들이 일으키고 희생되는 건 언제나 젊은이였다는 것을 남자는 알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시절 연합하여, 나치 독일과 일본 제국에 맞선 


미국과 당시 소련이라고 불리던, 러시아는 연합 당시에도 사이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덧붙이자면 나치 독일의 히틀러는 공산주의를 지지하는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을 막자는 한 마음으로 단결된 연합을 통해 구성된 의지는, 패망한 나치 독일과 일본 제국에 각각 붉은 별 국기와 자유의 성조기를 휘날리게 했다.


옛말에서도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료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는 곧 반대로 동료가 적으로 돌아선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그렇게 나치 독일의 항복과 일본 제국의 패망을 뒤로 

제2차 세계대전 종결 후, 세계는 동서의 양 진영으로 나뉘었다.


냉전이라고 불리는 시대의 개막이었다.


이 남자의 이름은 [잭] 


육군 항공대의 항공기에 타서 핵무기의 첫 실전을 지켜본 해군 대령이었다.


2차 세계 대전에서 함대를 지휘하며 사기가 꺾인 미군들의 전황을 뒤집고 승기를 띄우는데 성공했다.


그의 예상대로 첫 실전을 통한 핵무기의 위력은 전 세계에 널리 퍼졌고 핵은 빠르게 확산됐다. 


열강의 국가들은 너도 나도 핵무기를 개발했고 그렇게 상호확증파괴 사상에 물들기 시작한 것이다.


핵무기가 등장하기 전에는 전함이나 항공모함을 비롯한 해상병기들이 대적할 자가 없었던 당시로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국력의 상징이었던,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을 부여받던 전함과 항공모함은 핵무기가 등장하기 전까진 가장 강력한 무기였으며 가장 비싼 무기였다.


일부 전함과 항공모함들은 핵의 위력을 실험하는 표적함으로 전락했고 그는 몇 년 뒤, 비키니 섬에서 원자폭탄 이후로 만들어진 


미국의 가장 강력한 핵폭탄 계획 [오퍼레이션 캐슬]의 위력을 관측하며 측정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가 핵실험에 참관한 이유는 단순히 핵폭발로 배를 가라앉히는 실험이 아니라 핵폭발이 선체와 장비, 그리고 생체에 미치는 방사능 피해를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그의 개인적인 사심도 있었다. 


하지만 캐슬 브라보는 인류가 방사능에 무지했던 시대, 미국은 끝없이 힘을 쫓으며 집착한 결과 폭발력 예측에 실패하며 사고를 일으키고 말았다.


67회나 일어난 핵실험에 의해 마셜 제도의 비키니 섬은 방사능을 내뿜는 낙진으로 뒤덮였고 사고에 책임을 느끼던 잭은 사태를 수습하다 저주의 재 낙진을 온몸에 뒤집어썼다.


히로시마에 핵을 떨어뜨린 이후로 그는 전 세계의 전장에서, 공식으로 전쟁으로 간주되지 않을 터인 지옥에서 인간이 가진 양심이란 것의 덧없음을 깨우쳤겠지.


다음 세대에 생명을 남길 수도 없이 잭은 전쟁이 인간을 어떻게 일그러뜨리는지를 맛보았겠지.


그렇게 전쟁에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한 그는 군을 은퇴했었다.


세이렌의 등장으로 군에 다시 징집되기 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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