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와 같이 집으로 가는 길에 벤치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같은 반 친구에게 저절로 말을 걸게 되었다. 원래라면 귀찮아서 무시했겠지만 나도 모르게 저절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서 뭐하냐."


 내 물음에 그녀는 멍하니 나를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짧은 정적이 흘렀다.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기위해 그녀에게 아무 말이나 했다.


 "갈 곳 없으면 우리 집이라도 올래? 아, 나 혼자라서 불편하면 사우나에서 잘래?"


 "네 집.."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내 집이라고 속삭였다. 다행히 죽어있지는 않았나보다. 아, 요새 여자랑 관련된 일때문에 말 많던데 뭐, 신고당하면 신고당하는거겠지.


 "방이 좀좀 더럽네, 씻을래? 아, 갈아입을 옷 없구나 그냥 내 집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쉬고 있어."


 "응.."


 그녀의 맥 없이 대답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하긴, 소중한 가족이 먼저 떠나버렸으니 힘들만 하지.


 다행히 방이 두개라 그녀를 작은 방에서 재울려고 했지만 작은 방에 물건을 두지 않아 많이 휑했다. 


 "여기서 자기는 그런가?"


 "같이 자고싶어."


 뭔가 굉장히 무서운 말이 내 귀를 스쳐지나갔지만 성욕이 처리가 되지 않아 생긴 환청이라고 생각했다.


 "혼자 자기 무서워."


 "네가 거실에서 자 내가 큰 방에서 잘게."


 "싫어."


 "그래,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


 그녀는 나와 꼭 같이 자고 싶어하는 모습이 내가 잘생겨진듯한 느낌을 줬다.


 '거울보면 그런 생각 다 날라가지만.'


 "저녁은 치킨?"


 "응.."


 그녀는 내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역시 무슨 음식을 좋아하지 모를떈 치킨이 제일 좋은 제안이지.


 "너무 안 먹는거 아냐?"


 "원래 이렇게 먹어."


 그녀가 먹은 치킨 조각은 4조각도 채 안된다. 그녀가 어느정도 먹을지 몰라 치킨을 두 마리 시켰더니 좀 많이 남기게 되었다. 


 '아, 내일 아침엔 치킨 먹어야겠다.'


 "흐으흥~ 흐음~"


 콧노래를 하면서 치킨을 먹느라 어질러진 식탁을 간단하게 치우고 씻고 나오니 그녀는 또 멍하니 앉아 있었다.


 "폰이라도 해라."


 "별로.."


 "티비라도 보든가, 아니면 공부는 어떠냐 아, 나 방에서 할거 있으니깐 들어오지 말고."


 "싫어 같이 있을래."


 참 언제 봤다고 나를 이렇게 믿는건지 누가 보면 소꿉친구인줄 알고 착각할거 같다. 아, 근데 소설 쓰는거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데. 그것보단 그녀를 막는게 더 귀찮아질거를 예감했다.


 "네 맘대로 해라."


 "응."


 "아, 칫솔은 이거 써."


 창고에 박아둔 새 칫솔을 꺼내 그녀에게 건내주니 그녀는 세면대로 향했다. 책상에 앉으니 일하기 싫음이 몰려오는게 꼭 커피가 먹고 싶어지게 만든다.


 '아, 어제 어디까지 썻더라.'


 어제 써둔 소설이 저장된 자료를 꺼내 다시 한번 읽고 머리를 어지럽히는 키워드를 정리시키고 써야될 내용을 정리해 머리에 빠르게 생겨나는 단어들을 키보드에 입력해 소설을 써내간다.


 "의자 없어..?"


 "식탁에 있는 의자 가져와."


 언제 씻고 나왔는지 모를 그녀의 질문에 대답해주면서 막힘없이 써내려 간다. 가끔 맞춤법을 헷갈려 멈춰지지만 글을 오랫동안 쓴 짬밥 덕분에 금방 넘어가게 되었다.


 "폰이라도 하지 재미없을텐데."


 한 시간정도 걸려 글을 다 써내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니 그녀는 컴퓨터의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아냐, 재밌었어 근데 글써?"


 "아, 응 글쓰지."


 남에게 자랑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글이 팔려서 자립할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그런 시선이 너무나 부담스럽다. 나는 절대 글을 잘 쓰는게 아니지만 어디가서 글쓴다고하면 신기한 눈빛으로 보는 그 눈빛이 늘 부담스럽다.


 "뭐할거야?"


 "게임할까 생각중."


 "나랑 놀아줘."


 "뭐하고?"


 그녀는 심심한지 내게 놀아달라고 부탁했다. 아니 도대체 그냥 반 친구였는데 이정도로 거리가 줄여지는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냥 이야기.."


 "할 이야기 없는데."


 "티비라도.."


 "알았어."


 -메- 좀 할려고 했더니 그녀의 안전부절한 모습을 보니 고양이 같아 혼자두기 미안해 결국 그녀의 부탁을 들어줬다.


 "흐아아암.."


 "졸려?"


 "어... 좀 피곤하다."


 멍하니 티비를 한참이나 바라보니 졸음이 졸려와 하품을 했더니 그녀가 내 하품에 반응해 질문을 해왔다.


 "잘래?"


 "아, 내일 몇시에 일어날거야? 그러고 보면 여자는 1시간은 씻어야되나? 화장품 없는데 괜찮아?"


 "아...내일 집에 가야지.."


 "아침에 가든가 아, 지금 갈래? 대려다 줄게."


 "싫어."


 "내일 아침에 혼자가기 무서우면 나 깨워도되 집까지 데려다 줄게 어차피 학교가서 잘거니깐 괜찮아."


 "응 잘자."


 그녀와 나는 꿈나라로 향했다. 바닥에 누워 꿈나라로 향하기 직전 옆에서 느껴지는 온기는 당황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하지만 꿈나라로 향하고 있는 정신을 깨울 당황함까지는 아니라 저절로 잠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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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해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세요 헤헿 (수정했음 그래도 오타와 맞춤법 문제는 작가의 지능을 탓하세요 ㅠㅅ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