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맵. 간단히 말하면 자율인형의 AI이다. 몇몇 특수 인형을 제외하고는 백업도 가능하고, 다운로드도 가능하기 때문에,


인형의 갖가지 경험을 누적시킨다. AI라고는 하지만, 그녀들의 지휘관인 나는 마인드맵을 그녀들의 영혼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허나 이러한 마인드맵에 이상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글쎄? 고치면 된다.


이런 병신같은 마인드로 살아왔다는 이유로 신이란 작자는 내게 벌을 내렸다.


전쟁을 막고, 수만의 생명을 구하고도, 더 구하려 하는 내게 어찌 이런단 말인가?


나는 이러한 세상을 한탄하며, 절망감에 손목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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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큭큭. 멍청한 년들. 곧 나의 역작이 너희를 짓뭉개놓을 것이다."


"철혈은 와해된 지 오래입니다! 더 이상 반항하지 말고, 투항하세요! 알케미스트!"


곧이어 지휘관의 모습이 담긴 스크린이 공중에 띄워졌다.


"알케미스트. 본체 없이 오래도 버텼군."


"내 본체가 자살한 얘기? 아, 그래. 찢어죽일 그리폰 인형 앞에서 자살했지? 흐흐흐...."


"더 이상의 싸움은 무의미하다. 그리폰에서 새 목표를 주지. 생각할 시간은 많아."


"지휘관님. 그러면...."


스프링필드가 말문을 잇지 못한다. 그리폰의 인형들은 기본적으로 철혈 인형에 대한 적대감이 상당하다.


"그래... 보내줘. 저 녀석도 다른 철혈 엘리트처럼 그냥 시간이 필요한 것 뿐이야."


"네... 지휘관님. 그럼 복귀합니다."


빙그레 미소를 짓던 알케미스트의 더미가 말한다.


"아. 내가 본체 없는 더미라고는 해도, 취미는 상당히 고약해서 말이야.... 그럼 또 봐? 지휘관 양반?"


말을 남기고, 알케미스트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뭐... 그래도 저 녀석은 생각 정리가 어느 정도 된 모양이군."


"에휴... 그러면 방금까지 왜 이렇게 필사적으로 치고 받은거야? 역시 철혈들은 이해 할수가 없어."


WA2000이 질색을 한 표정으로 말한다.










그리폰은 이전의 대형 작전에서 힘겹게 승리한 뒤, 아직도 한창 복구중이다.


승리자에게는 보상이 있나니. 여러 높으신 분들의 도움으로 소실된 인형들을 빠른 속도로 복원하고 있다.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별 탈 없이 이번 작전이 성공한 것은 다행인 일이다.


스프링필드는 비록 성능은 부족하나, 이 지휘부의 초기 멤버로써,


지휘관과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수 없이 많은 작전들을 성공시켜 왔다.


지금 그녀는 지휘관이 왼손 약지에 끼워 준 반지를 보고 미소지으며 복귀하고 있다.


"손가락을 태울 기세로 보네. 정말."


WA2000이 입이 삐죽 튀어나온 채 투덜거린다.


"아하하하... 죄송해요. WA2000양. 돌아가면 특제 코코아라도 타 드릴게요."


"흐... 흥... 버리긴 아까우니까 먹어줄게. 뭐."


스프링필드는 지금의 행복이 영원할 것 같았다.










"지휘관님. 1제대장 작전내용 보고합니다."


"어서 와!"


지휘실의 문을 열자. 지휘관이 걸어와 스프링필드의 손을 잡으며 환영한다. 매 작전마다 있는 일이다.


"앗. 지휘관님. 그래도 절차는 지켜야........ 어?"


"절차는 무슨. 무사히 돌아왔으니 됐어."


"....?"


"지휘....관?"


"이게... 무슨..?"


알케미스트의 역작은 스프링필드의 소체를 통해 그리폰에서 감염 가능한 몇 없는 숙주,


인간에게 드디어 도달했고, 그 '악취미'는 곧바로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했다.


"꺄아아악! 지휘관님!"


"이 자식! 무슨 짓이야!"


인형들은 곧바로 지휘관을 제압했다.


"컥...! 얘들아. 이게 무슨...?"


갑작스러운 인형들의 난리통에 지휘관은 혼란스러웠다.


"엘더 브레인... 철혈의 최고 쓰레기... 당장 지휘관의 몸 속에서 나와!"


엘더브레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철혈의 수장은 이전의 작전에서 실종된 지 오래이다. 그녀들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지휘관! 지휘관!! 어떡해.... 대답이 없어!!!!"


"얘들아! 나 아직 멀쩡해!"


"닥쳐!!!!!"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1제대원들은 지휘실을 굳게 잠가 '그것'을 감금한 뒤, 대책을 찾기 위해 토론했다.


"흑...흑...지휘관...."


WA2000은 울고 있으며, 스프링필드는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M950A. 캘리코는 상황을 파악하려 하고 있다.


우선, 별로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판단하여 지휘관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세 인형만 배치했다.


엘더브레인이 지휘관의 몸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많은 인형이 알게 되면,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숨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누가 보아도 저 이질적인 모습은 지휘관이 아니란 것을 쉽게 알아챌 것이다.


저 미친 철혈을 꺼낼 방법이 없는 걸까?




있다.


저것은 인간의 몸에 들어가 있고, 인간의 몸은 고통에 민감하다.


저것이 지휘관과 동화되었다면, 괴롭게 해서 쫓아내면 되지 않을까?




캘리코는 잔인한 발상을 제대원들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지휘관은 이전에 적에게 붙잡혀 고문을 당한 경험이 있다.


지휘관의 의식이 아직 남아있다면, 그녀들의 고문은 그에게 더 할 나위 없는 맞춤형 지옥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지휘관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눈 앞의 상황만을 해결하려 했다.


그렇게 비밀스럽고도 잔인한 작전이 지휘부의 몇몇 인형들에게 전달되었다.





https://arca.live/b/yandere/8823096      -     리메이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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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부분이 더 긴데, 딱 여기서 끊어야 좋을것 같아서.


일단 끊어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