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데레 주인님이 잠시 집밖을 나간 사이에 살기 위해서 발악하는거야

한쪽 발목이 없어서 어차피 멀리 도망도 가지 못하니깐

문앞에 걸려있던 도어락을 초기화시키고 비밀번호를 바꾸고 문을 걸어잠궈 집 안에 처박힌거지


그런데 마트에서 돌아온 그 정신병자같은 년이

요 며칠동안 죽치고 앉아 문앞에서 도어락을 쳐눌르는거야


어지간히 철저한지 바깥쪽에 스피커엔 스카치 테잎까지 붙여놔서 안쪽에서만 소리가 들리게 해 놓고

도어락의 건전지를 뽑아버렸는데도 9볼트짜리 건전지를 사용해서 계속 삑...삑...삑...삑... 다이얼을 누르는거지


미친년이 내 핸드폰까지 챙겨나간건지 문 너머로 이따금씩 익숙한 전화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복도에서 그년이 아 네 저 얀붕이 여친인데요~ 하고 통화하는 소리가 들려와.


나 좀 살려달라고 나 좀 구해달라고 자그마한 창문 바깥으로 소리치고 싶지만

얀순이가 바람구멍 뚫어놓은 성대론 쉿쉿거리는 칼소리만 튀어나와.


아침, 저녁, 심야까지


도어락의 방범 설정 주기인 11초마다 칼같이 울리는 삑삑거리는 소리에 노이로제가 생기고

간간히 들려오는 얀붕아 문좀 열어줘 하는 목소리에 정신병이 생길 것 같아


심지어 경찰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어도 뭔 짓을 쳐 한 건지 모르겠지만

전기, 물, 가스가 모조리 끊겨서 집에 굴러다니던 통조림을 생으로 먹고 있어.


그나마 다행인건 도어락의 번호는 12자리지만 저 년이 누르는 번호는 아직까지 9자리밖에 안돼

이렇게 오랫동안 문앞에 서있으면 분명 가끔씩 지나가는 주민들이 신고..."찰칵"



..."문이 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