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이사벨



https://arca.live/b/yandere/56549553

제목에서 봤더 싶이 이거의 후속작 개념이고

저걸 봐야 이해가 될듯 말듯 할 거야.






"무슨 짓을 하는 건가요?! 이 변태!"




짝 ㅡ!



썩 통쾌하지 못한 소리와 함께 뺨에서는 쓰라린 열기가 느껴진다.



"또 인가요?! 당신은 질리지도 않나요!!"




머리 끝 까지 오른 성난 목소리가 귀를 따갑게 만들고...



"으휴.. 어쩌다 당신 같은 사람이 선택을 받은건지.."



죽일 만큼 원망스러우면서도 최대한 순환한 모욕들이 나에게 쏟아져 나왔다.



"당신은 정말... 용사의 수치에요!"




세상을 구원할 용사의 대우라곤 상상도 못할 처지,



"흥..!"



성녀 이사벨은 더 이상 상종도 싫은지 무심히 고개를 돌려버린다.




"다음에는 정말 가만 안둘거에요!"


신성함과 순결함의 상징인 자신의 스태프를 짤랑거리며 힘이 들어가 있는 발걸음으로 자리를 떠나버렸고,



"뭐야 지크, 또 기분 나쁘게 성희롱이나 해댄 거야?"


"정말이지 저질이네."



그 후 처절한 내 모습을 농락이라도 하고 싶은지, 어느센가 나타나 비하의 말을 툭 던지는 검사 엘리아.




"......"



다름 아닌 내가 자처한 일이었기에 나는 고독한 침묵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사람도 용사가 될 수 있구나~"


"정말이지 세상 참 흉흉하네."




그녀는 내게 들리듯 말듯 키득거리며 경멸의 눈시울로 쳐다보는데.




"....."



난 그 말에 보란듯이 인상을 찌푸리지만은...






'좋아..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어...'




사실 계획대로 흘러가는 상황에 속으론 애써 미소를 짓게된다.







◇◇◇





타닥.. 딱.....





모두가 잠든 새벽의 시간.


나는 어둠을 밝혀주는 모닥불을 멍하니 바라보며 불침번을 서고 있었다.




"후..."


나는 불길을 바라보며 마음 속에 쌓여있는 응어리를 토해내듯 숨결을 내뱉는데.


"...."


축복 받은 몸인지라 신체가 피로하진 않아도, 온갖 비난을 버티느라 정신은 지쳐 있었다.



"하아, 오늘도 힘든 하루였다."



그래서 이러한 피로들을 가끔씩 밤의 고여함으로 달래준다.





"이제 이짓거리도 막바지네.."



마왕 토벌만을 앞 둔 짙은 달밤,



"....."



나는 천천히 눈꺼풀을 닫으며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다.









사실 난 다른 세상에서 전이해온 인간 이었다.




내 세계에선 흔히 이세계 전이라고 불렀었지.


아무튼 다른 세상으로 전이하게 된 전이자였다.



이유는.... 솔직히 나도 모른다.


그야 나도 눈을 떠보니 낯선 천장과 더불어 정체 모를 쪽지가 전부였으니까.



허나 확실한건 돌아갈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그게 바로 마왕 토벌,


전이와 동시에 내 품에 있었던 필자 모를 편지에는 이러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당신의 손에 세계의 운명을 맡깁니다...'



대충 내용을 요약하자면... 난 이세계의 용사로서 소환된 것이며,


남다른 재능과 전에 없던 지성을 선물로 줄 터이니, 세상을 위협하는 마왕을 쓰러뜨려 달라는 것.




또한 마왕 토벌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난 이후에,


이 세상에서 나를 원하는 존재가 없다면 문제 없이 원래 세상으로의 귀환을 약속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니 즉, 내가 해야 할 일은 크게 두가지로


첫 째는 마왕을 쓰러뜨려야 하는 것.


둘 째는 다른 이들의 환심을 사지 않도록 철저히 비호감인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방금도 의도적으로 성녀의 가슴을 만지며 변태로서의 최악의 인식을 한번 더 만들었다.


좀 아프지긴 하지만 시원스러운 뺨다구는 덤.



소중하게 대해야 할 동료를 일부로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틈만 나면 성적인 수치심을 느낄만한 행동을 수도 없이 강행해 왔다.





한번도 아니고 지금까지의 여정을 함께 하며 계속 그래왔으니 당연히 그녀들의 평판은 최악,



아니 그 정도의 단어로는 부족 할 정도로 지금 그녀들은 나를 혐오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조심스럽게 예상하지만은... 그래도 자신의 숙명을 위해 애써 어울려주는 정도?


비유하자면 정말 싫어하는 직장 동료가 있으나, 능률이 좋아 일단 함께는 해야하는 그런 아이러니한 입장일 것이다.




허나 방금도 말했듯 그것이 바로 내가 원하는 상황.





누가 날 보냈는진 몰라도, 하사 받은 힘 만큼은 감히 절대적이라 할 수 있을만큼 대단했다.



사천왕이나 마왕군 고위 간부들도 일격에 가를 수 있는 어미어마한 능력이 지금 내 몸에 각인되어 있다.



아마 이정도의 수준 이라면 마왕이라 할 지라도 큰 문제는 없겠지.



그러니 이제 마왕을 토벌하고 그녀들의 불평들을 증거 삼아,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면 끝 이었다.




"하아~... 내일만 버티는거야."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지난 날들 중에 괴로운 부분이 대다수였다.



그야 아무리 내가 자처한 일이라 할 지라도 정말 원망을 받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아무래도 여러 욕설과 구타를 당하며 미움을 받는 것이 여간 섭섭한 일이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그것 마저도 오늘로 끝.



마왕을 무찌르고, 조금이나마 과거의 죄악을 청산하며 귀환할 날만을 준비하면 그만이었다.









......

















"용사님 할 말이 있어요."


하지만...




"저.. 저는 사실.. 줄곧...."


어째서일까?



나는 마왕을 쓰러뜨린 이후....








"용사님을...사모하고 있었습니다!"



성녀에데 청혼을 받게 되었다.







◇◇◇






"대체 뭐야...."



마왕을 무찌르고 한 달 뒤였다.



"어째서 그런거지?"



원래라면 난 무사히 현대로 돌아갔어야 할 터,






"왜 나를 좋아한다는 거야..?"




허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고 말았다.



'용사님을 사실 누구보다도 사모하고 있었어요.'



바로 무슨 바람이 불었는진 몰라도 갑자기 내게 호감을 표시하는 성녀.





'부디 저를... 반려로 삼아주시면 안될까요?'





그것도 모자라 내게 혼인을 요구해 왔다.





"......"



나는 현재 내가 격고 있는 일을 되돌아보며 깊은 생극에 잠겨 있었다.



그 이유로는 '어째서 성녀는 내게 호감을 나타내는가?' 였는데.



나는 그 이유에 대해서 몆 가지 떠오르게 되었다.




우선 첫 번 째 가설로는 성녀가 정말로 날 좋아하고 있었다 인데.



솔직히 이건 말이 안되는 유추였다.




그야 지금껏 미움을 받기 위해서 수도 없이 노력해 왔다.


시도 때도 없이 수치심을 느끼게하고 그에 대한 냉철한 반응을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이 피부로 느껴왔다.




나도 내가 생각하는거지만 성녀가 정말로 날 죽일듯이 싫어하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와서...?




다시 생각해도 황당한 이유라 이건 일단은 배제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어서 떠오르는 이유는 내가 작별을 고하니, 조금이나마 초조해진 것.



이건 그나마 가능성이 있었는데.



미운 정도 일단 정이라는 말도 있었다.



아무리 싫고 짜증나도, 생사를 넘나드는 여러 시련을 함께 극복하고 나아가서는 마왕을 토벌하는 큰 업적마저 같이 이루어내긴 했으니.



평소엔 미워해도 막상 사라지려고 하니 잡고 싶어하는 이유라 예상했다.






하지만 이것도 결국 아웃....



그야 아무리 내가 떠난다며 꺼드럭대거나 이젠 희롱하지 않겠다고 사죄하며 단념한 모습을 보이긴 했어도, 그 동안 쌓인게 있을 것이다.





꼽자면 절대로 쉽게 풀리지 않을 절대적인 색안경을 쓰고 나를 보고 있을 것인데.




그냥 가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청혼까지 해온다고?




이것 역시 부자연스럽다.






"후..."



한 동안 생각만해서인지 슬슬 머릿 속에 과부하가 올 것만 같았다.





똑똑똑





허나 스멀스멀 올라오려는 어지러움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와중, 소박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용사님? 저에요, 성녀 이사벨."



"....!"



그 순간 나는 심장이 크기 튀러버려서는 뚝 떨어지는 줄로만 알았다.



"이.. 이사벨....?"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그녀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 무섭게 예고도 없이 찾아와 버렸다.





"어, 응.. 성녀, 무슨 일이야?"




나는 최대한 어색함을 줄이고 성녀를 현관에서 접대했는데...


"들어가도 되죠?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어엇.. 잠깐 ㅡ"



문을 열자, 그녀는 내 허락이 떨어지기도 전에 비집고 들어오듯 집 안으로 발을 들였다.



"후훗, 그러고보니 용사님의 자택엔 꽤 오랜만이네요?"



무엇일까... 저 가면 같은 미소는...



분명 평소의 온화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그 안엔 어떠한 꿍꿍이가 느껴졌다.



"응.. 그렇지..."




나는 최대한 당혹감을 감추며 거실 소파에 앉은 성녀의 마중편에 자리를 잡았는데.



"아, 또 빈손으로 오기도 그러하니 제가 이것저것 음식을 준비해 왔어요!"



그러자마자 들어올 때 부터 양손에 꼭 쥐고있던 피크닉 바구니를 열어, 안에서 샌드위치 등의 음식을 꺼내더니 순식간에 여러 음식을 차례대로 나열해 나갔다.






"이사벨?"



아까부터 물씬 풍겨오는 연극 같은 분위기에... 나는 그녀의 이름을 불러본다.



"네? 왜 그러시죠~?"



허나 여전히 연기를 하는듯한 표정을 유지하며 내게 음식 하나를 직접 건내주었다.




"일단 먹고 이야기 하죠!"



"..."


급한 것 같기도하도... 무언갈 서두르는 이 느낌은 뭘까.... 



"음.. ㄱ.. 그럼.."



아무리 보아도 수상한 낌새에 의심을 내고 싶었지만... 그녀의 독촉 같은 태도에 결국 음식을 한 입 베어먹게 된다.




두근 ㅡ!



"?!"



그 순간 내면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 이건?!"



몸이 드겁다.



숨이 거칠어지고



아랫 쪽이 근질거리기 시작한다.



"이사벨...! 대체 음식에..?!"



직접 먹어본 것은 처음이나, 지금 내그 느끼는 효과...




누가 봐도 이건 '미약'이었다.




철컥 ㅡ



"엇?!"



허나 그런 이상을 감지 했을 때는 이미 늦어버리고 말았다.



"헤에~ 생각보다도 효과가 빠르네요?"



성녀는 황금색 빛을 내는 사슬을 손목에 채우더니 그대로 소파에 밀어서 넘어뜨린다.




"헤헤.... 이거.. 제가 '졌다면' 큰 일 났겠는데요?"



그리곤 음흉한 미소를 띄우며 이해 할 수 없는 말을 내뱉는데...



"어..?"



나는 보고야 말았다.





성녀에 목에 걸린 목걸이를...



그건 분명... '엘리아의 물건' 이었다 




"성녀... 너 엘리아를 어떻게 한 거야?!"



파고드는 쾌락을 무시할 정도로 엄청난 소름이 몰려왔다 




"에이, 그런 년 따윈 이제 신경쓰지 마세요."



"뭐... 그래도 말씀드리자면... 너무 걱정 하실건 없어요, 옛 정을 생각해서 고통은 없었을 테니까요."






"뭐?!"


그 말을 듣고 머리가 핑 돌아버린다.



위가 말려드는듯한 기분에 속이 매스꺼웠고



"헤.. 헤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성녀의 광기를 보며 상상하기도 싫은 결말을 예상하고 말았다.





"아아.. 대체..!!"


나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사랑해 드릴게요, 영원히♡"





눈 앞에 드리우는 공허는 곧 바로 나를 절망 속에 던져넣었다.






요즘 막 떠오르는 소재가 별로 없넹....

슬럼프에 온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