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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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 참고했음






나는 내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전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샬레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

누군가의 스승이 되어, 제자들을 가르침으로서 막막한 앞 길에 등불이 되어 준다건 분명히 바람직한 일이었다.


하지만...

"엇? 선생님,"


"...... 아무것도 아니에요."

최근 들어서는 한 거지 고민거리가 생기게 되었다.

"선생.. 그건 혹시..."

"아냐... 잊어줘."

정확하게는 처음부터 있었던 문제점을 이제야 인지했다고 해야 할지.

"애들아..?"

"..."

"......"


바로 나와 학생들 사디게 알 수 없는 벽이 존재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아까도 말했듯 처음에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야 초면에는 학생들은 물론 나 역시 서막한 감정을 드러냈으니까.

허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계가 또렷해지면서 안개에 가려졌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 그래도 학생들과 나의 사이? 물론 좋다.

"선생님~ 좋은 아침이에요!"

"어, 음 그래. 좋은 아침이야."


편하게 인사도 주고 받고 잡담도 나누는 등.

개인적인 관점이긴 하지만 적어도 나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생님 그.. 반지는 혹시.."

딱 거기까지라 해야 할까?


"임자가.. 있으셨군요.."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불특정한 상황에선 나를 한 없이 낯설어 하는게 느껴진다.

평소엔 좋은 분위기로 대화하다가도


"약지에 그거.. 설마...."

"왜, 안 어울려?"

"아.. 아니에요! 무척이나 잘 어울려요, 하하..."


무언갈 인지한 이후에는 갑자기 싸늘한 태도로 돌변한다.


마치 자신은 다가가곤 싶으나, 암묵적인 규칙이라도 있는건지 스스로가 선을 긋는 것만 같은 모습...


학생들이 원해서보기 보단 그럴 수 밖에 없으니 괴롭게 고개를 돌리는듯 보였다.


일정 관계 이상으론 발전하지 못하도록.




"... 라고 하지만.."


뭐, 그렇게 말해봤자 사실은 근거도 없는 내 망상에 불과할 수도 있었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면 내 의견이긴 하나 참으로 터무니 없다.


싫으면 싫은거지, 다가가곤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게 뭐야?


그래봤자 선생과 학생의 관계인데.



"후우.."

허나 그럼에도 찝찝한 상황에, 머릿 속은 항상 복잡했다.




"..."



그러다보면 어느센가 화장실에서 물로 얼굴을 적시는 나를 발견 할 수 있는데,


복잡했던 심경이 차가운 물을 만나, 급속도로 차분해지기 때문이었다.


"응?"


그리하여 머리를 차게 식히고 거울을 들여다보는데, 시야 한 구석에서 번쩍한 것이 계속 눈을 거슬리게 한다.


"아으... 맞다.. 오래 끼고 있으니까 좀 아프긴 하네."


바로 약지에 껴진 은 반지.

아, 참고로 이 반지는 그저 악세사리 일 뿐 이다.


그냥 어디까지나 취미에 그치는 물건, 참고로 난 일생에서 연애 한번 못한 동정이었다.


왼손에 낀 것도 막 이유가 있긴보단 그냥 거기가 마음에 들어서다.



"학생들과 더 친해질 방법이 없을려나..."


그나저나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서먹함을 어떻게 해결 해야 할까.


아직 시간은 있으나, 해결 해야 될 과제였다.




◇◇◇


"앗 선생님! 어서와요!"


시간은 오전,

이제 막 태양이 하늘에 자리 잡아, 아직 새벽의 서늘함이 어렴풋이 남아있는 시기였다.


"안녕? 유우카."


업무실에 도착하자 먼저 나를 기다리고 있던 유우카가 활기차게 인사를 건내왔고,


".... 혹시 내가 저번에 부탁했던건.. ㅡ"

나는 그녀의 인사를 받아주면서도 은근슬쩍 전에 부탁했던걸 물어보는데....

"아~ 말씀 안하셔도 이미 다 끝내났다고요~?"

그러자 유우카는 기다렸다는듯이 자신감있는 미소로 답하며 정괄하게 쌓인 서류 더미를 엄지로 가르킨다.

"오...! 역시 유우카! 대단해!"


산더미 같았던 일거리에 구원 같은 소식,

들뜬 나머지 그녀를 치켜 세운다.


"후훗,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요?"



유우카도 내 칭찬을 받아서 자신감을 얻었는지, 어깨가 천장에 다을 기세로 들썩거린다.




"아냐아냐, 유우카가 정말 도움이 됐다니까?"


"만약 나중에 딸을 둔다면 유우카 같은 소녀를 두고 싶을 정도야."


그러다가 과장을 살짝 섞어서 다른 칭찬의 말을 건내는데.

"네엣?!"

그 순간 유우카의 얼굴이 새빨게져 버린다.

"왜? 내가 이상한 말이라도 했어?"


내가 너무 들뜬 나머지 방금은 너무 부끄러운 말을 해버린 걸까?




"엇, 기분 나빳다면 미안."

"네..? 엇..! 괜찮아요! 그 정도는 아니니까...!"


하지만 다급히 나를 제지하는 것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우웃..."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한 동안은 붉게 불들여진 그녀의 뺨.

"나 같은 딸... 그 말은 즉슨... 날 닮은.."

"으읏... 하지만 그렇다기엔....."

그리곤 혼자 무언갈 중얼거리더니 뜬금 없이 내 왼손을 빤히 봐라보기도 한다.


"선생님은 참.. 죄 많은 남자에요..."

그러다가도 갑자기 날아들어온 지적은 덤.



"엉?"

"...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 왜 이러는지 몰라, 갸우뚱 거려보지만 그녀는 이미 토라진듯 불만서린 눈빛과 함께 고개를 휙 돌려버린다.




◇◇◇




"으으윽.... 수고했어."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후.

태양이 한창 하늘 꼭대기에 걸려 있는 시간대였다.

잔잔한 햇살이 내리쬐기 시작하는 따스한 낮, 업무에 지친 배가 영양소를 달라고 애원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네, 수고하셨어요 선생님."

라고 하지만... 실질적인 공로는 대부분 유우카에게 있지만 말이야.




"하아, 이제 좀 살겠네."




깍지 낀 손을 위로 올리며 피로를 토해낸다.



"아 그나저나 선생님, 점심 식사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런데 기지개를 하며 뻐근한 몸을 풀던 와중 유우카가 선듯 그런 질문을 던져온다.


"으응?  그냥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으로 때울 것 같은데."





그래서 별 생각 없이 있는 그대로를 답해주는데.




"그.. 그래요? 그럼.."

내 대답을 들은 유우카는 무언갈 망설여하면서도..


"여기요..."


이내 용기를 짜낸 표정으로 내게 작은 보따리 하나를 건내온다.


"이게 뭐야?"



그걸 받아들자 매력적인 향이 코를 찌러대기 시작한다. 

굶주린 식욕이 더욱 활발해질 정도로 현혹적인 냄새.


"도시락.. 이에요."

"미.. 미숙하지만은.. 맨날 편의점 음식만 드시길레 준비해 봤어요."




"오, 정말?"


도시락이라는 말에 침을 꼴딱 삼키머 조심스레 매듭을 풀어, 뚜겅을 열어본다.


"오..!! 이게 뭐야?!"

그러자 닭튀김, 감자 조림 등등... 여러 먹음짓스러운 음식들이 한 가득 들어 있었고,



"한번 드셔보세요..! 맛있을 진 모르겠지만... 저.. 열심히 만들었으니까..!"



그녀의 권유에 사양 않고 튀김 하나를 입 안으로 가져가는데,



"...!"


육즙과 함께 진한 고기의 향이 입 안 가득 퍼져나간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었지.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다고.


팔아도 될 정도로 환상적인 맛 이었다.




"맛있어!"

"저.. 정말요..!"


"응! 내가 먹어본 도시락 중에 당연 최고야!"



평소 냉동 식품으로 때우던 배가 간만에 제대로된 음식을 만나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아까와 같이 계속해서 칭찬을 남발하는데.

"으.. 읏.. 감사해요...!"


서류 정리와는 다르게 자신 없었던 일에 칭찬을 받아 쑥쓰러운지,


"헤.. 헤헤.."

수줍은 얼굴로 고개를 푹 숙여버리며 옅은 웃음기만 띄워버린다.


"요리 배웠어? 정말 잘한다!"

"뭐, 네.. 그냥 혼자서 조금 연습한 정도에요.."



"살짝이 아니라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은데?"

"정말 맛있어! 유우카는 좋은 신부감이 될 것 같아!"



"...!"

그런데 이어지는 한 마디에 그녀는 또 놀란 기색을 보여버린다.

"조.. 좋은 신부...!"


뭔가 아까도 비슷한 흐름을 느껴본 것 같은데...


"그렇담... 제가 서.. 선생님의...!"

처음에는 내가 한 말에 잠시 발끈거리지만은

"으읏..."

이내 아까처럼 왼손을 빤히 쳐다보더니 금세 풀이 죽어버린다.


"으우.. 정말 선생님 정말..."

"그런 말 하면 못 써요...."


그러곤 새침한 어투로 다시금 일침을 날려오는데.


"못 쓰다니, 무슨 말이야?"

"아니.. 그러니까."


유우카에겐 미안하지만 내 입장에선 이상하게 느껴지는건 그녀였다.

아까부터 뭐가 잘 못 되었다고 그리도 남말을 하는건지..



"아까도 그렇고... 자기를 닮은 딸을 낳고 싶다느니 좋은 신부가 될 거 같다느니..."

"그런 말 하면 사모님께 미움 받아요..."



그러다가 생뚱 맞은 단어에 난처함을 느끼게 된다.

"사모님이라니?"


하지만...

"에...?"


생전 처음 듣는 단어 마냥 의문을 표하자, 어째서인지 덩달아 당혹감을 드러내는 유우카.


"그.. 약지에 껴진 반지.. 부인이 계신거 아니었나요?"


그러다가 뭔가 대단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말을 내뱉는데.


"아~"

난 그 말을 듣곤 어렴풋이 깨달아 버린게 있었는데.


아마 약지에 껴진 반지를 결혼 반지로 착각한 모양인듯 했다.



"이거 그냥 장식인데?"


"네.....?"

그래서 진실을 말 해주려는데 ㅡ



"장식.. 이라뇨?"




"말 그대로, 이 반지엔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거야."

"그냥 악세사리로 차고 다니는거지 내가 막 결혼이라던가 사랑의 의미로 끼고 다니는건 아니야."

"애초에 나는 한 평생 연애 한번 못 해본 사람인걸?"



그 순간... 



"....!!"


"........ 헤에~ 그래요?"

확신 할 순 없지만 무언가 분위기가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마치.. 음모가 있는 것 처럼 음침함이 스며들었고..

"응.. 그나저나 요리 정말 잘 한다."




섬뜩함 마저 들었지만.. 기분탓 이겠거니 하며 애써 내색하지 않았다.




"그렇다는건..."

그래서 식사를 이어가려는 그 순간...




쿵 ㅡㅡ!!



갑자기 몸에 강한 충격과 함께 시야가 회전한다.



"윽.... 유우카?!"

다름 아닌 유우카가 나를 덮쳐 온 상황.

"으음..♡"

"으윽?!"


몸 위에 올라타, 나를 껴안더니 갑자기 애정에 굶주린 강아지 처럼 목을 핥기 시작한다.



"가.... 갑자기 왜 이래?!"

난생 처음 느껴보는 이질적인 감각에 닭살이 돋혀오면서도

동시에 야릇한 기분이 머릿 속을 더럽힌다.



"붸에..♡ 당연히 제꺼라는 표식을 남기고 있잖아요."




"뭐?"


"선생님이 동정이셨다니, 지금 까지 반지 때문에 오해했잖아요!"



"크흑..!"

그녀의 기습에 몸부림이라도 쳐 볼려고 했지만 이미 힘의 차이에 눌려 옴짝 달싹도 못하는 상황이었고..


"그게 무슨 말이야..!"

하다 못해 이러는 이유라도 듣고 싶었는데...


"그야.. 선생님을 남자로 보고 있었는데 반지 때문에 지금까지 참은 거라고요?"


"뭐?!"


그 이유는 내 귀를 의심하게 했다.



"꽤나 오래 전 부터... 선생님을 가지고 싶었는데, 이미 임자가 있는 것 같아 쭈~욱 인내했다고요!"

"하지만 알고 보니 장식이라니.."


"그렇다건 빈 집이니 제 마음대로 털어먹어도 된다는 뜻인 거죠?!"





나를 들여다보는 눈가엔 점점 광기가 스며들어갔고

평소와는 다르게 어둑함으로 물든 횡한 눈동자가 나를 탐닉하기 위해 노려본다.






"ㅈ.. 잠깐만 유우카?!!"





그 눈빛을 마주 본 나는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끼게 되었다.


바로 강자에 의한 강탈...


평생동안 지켜 온 순결이 비참히 헌납 될 것이란걸 온 몸으로 느끼고 말았다.


"우.. 우리 말로 하는거 어때?! 응..?!"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집는 심정으로 그녀에게 타협을 간절히 바래보았지만...


"헤에, 저는 말 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녀는 마치 양초불에 입김을 부는 것 마냥 내 제안을 쉽게 쳐내버린다.


"뭐?!!"


"그야 아까 말씀하신 것 처럼 '나와 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 라던가,


'너는은 신부가 될 것 같다' 라던가.."

"그 말들이 전부 동정의 입장인걸 고려한다면.. 그 말 의도는 뻔 한거 아닌가요?"



이유는 다름 아닌 내가 말했던 발언들 ㅡ


그렇게 말했던 과거의 자신을 원망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 그것들은 그냥 단순히...!! ㅡ"


"쉬윗..."


허나 이제와서 그런걸 따져봤자..



"더 이상 말씀 안하셔도 괜찮아요."

"어차피... 결론은 정해져있으니까♡"


헛된 후회에 불과했다.



"선생님이 원하시는대로 절 닮은 예쁜 아이를 낳을게요♡"


"어.. 어엇...!! 잠ㄲ.. ㅡ"


"끄아아아아악!!"




그렇게 난... 그녀가 만족 할 때까지 성욕의 배출구로서 짜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