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A-91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여러 논문이나 실험, 혹은 경험에서 검증되었듯


사람은 여러 사람과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고 살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것이 결핍된다면, 정신 상태가 매우 위험한 수준까지 치닫을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증세로, 애정결핍이 있다


사실 이건 정식적인 정신의학적 용어는 아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애정결핍의 모습은


의존성 성격장애라고 불리는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현상은 인형들이라고 해도 동일하게 발생한다


오히려 마인드맵에 처음부터 확고한 성격이 세겨져 있기에 더욱 취약할수 도 있다


그런데 만약, 처음부터 마인드맵의 이러한 성격이 세겨진 인형이라면


지금의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심지어 서약까지 했던 대상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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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a-91 통칭 구아


그녀는 현재 말그대로 죽지 못해서 살아 있다


처음 지휘관의 배신, 아니 지휘관이 모함 당했을때, 그녀는 자신의 손의 끼워진 반지를 버려버렸다


배신감 증오 혐오등등 여러 감정이 뒤섞여서 저지른 일이였지만


대가는 치뤄야했다


지휘관의 납치 소식이 들려왔을때,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휘부를 나선채로 지휘관을 찾았다


한겨울, 그것도 눈이 가득 쌓였음에도 맨손과 맨발로 지휘관을 찾아나섰다


그 머리속엔 분명 추위따위가 아닌 지휘관을 향한 감정으로 가득 차있었을것이다


"지휘관님..!..지휘관님!...제가..제가..잘못했어요...제발...제발.."


혼이 나간것 처럼, 지휘관에겐 닫지 않을 사과와 소망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돌아온것은 지휘관의 시신뿐이였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그녀는 당장이라도 자신의 마인드맵을 융해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다만, 그런 그녀가 완전히 무너지게 한 결정적인 역할을 한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지휘관의 주머니에서 나온 물건중 하나인


서약반지였다


'자 이거'


'너는 항상 열심히니깐, 특제야'


각각 9a-91와 지휘관의 이름이 세겨진 반지


자신이 쓰레기장의 던져버린 그것을


지휘관이 찾아내어, 가지고 있었다


지휘관은 끝가지 그걸 지키고자 했다


나는 그러지 않았다


나는..그러지..않았다


그뒤 그녀는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아, 지휘관님 오늘도 날씨가 좋네요, 산책이라도 나가실레요?"


잠을 자긴 했는지 다크서클이 진하게 올라와있는 그녀는


곰인형을 품에 앉은채 말하고 있었다


곰인형에겐 반지가 하나 실로 꿰매어져있었다


"좋으신가요? 저도 지휘관님이랑 함께면 좋아요!"


곰인형을 지휘관이라고 부르며 미소짓고 있는 그녀


그 방은 찢어진 인형과 그 잔해 그리고 벽에 도배된 지휘관의 사진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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