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포크 댄스 수업을 하게 된 강사 차윤호라고 합니다. 다들 바쁘실텐데, 이렇게 시간을 내어서 수업에 참여해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싶고요.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포크 댄스가 무슨 댄스냐..? 그거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강사가 와서 수업을 했고... 모르겠다. ...수업은 한시간 가까이 진행되었지만, 거기서 내가 뭘 배웠는지. 설명하라고 하면... 잘 모르겠다. 그냥 그 짧은 시간동안 뭉실뭉실한 구름 속에 파묻힌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유선아, 너..자꾸...실수할래..?"


2인 1조로 짝을 지어서 춤을 추는데, 자꾸만 내가 실수를 하는 바람에 누나한테 잔소리를 듣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어디서 뭘 해도 운동 신경이 딸린다. 몸치다. 그런 소리는 한번도 들은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자꾸 누나의 발을 밟거나, 아니면 빙글빙글 도는 걸 잘못하거나. 


정신을 차리고, 똑바로 해야지. 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걸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유선이, 생각보다 몸치네?"


실수를 연발하는 내 모습이 재밌다는 듯 누나가 웃으면서 나를 쳐다봤다. ...웃고 있는 누나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머리가 어지러웠다. 감기에 걸린 것처럼 아까부터 얼굴에 열이 쏠리고...강사님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잘 알아 듣지도 못하겠다.


"...괜찮아?"


"괜찮아요"


적당히 한, 두번 실수를 해야 웃고 넘기지. 내가 자꾸 똑같은 부분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니까, 누나가 나에게 조용히 말을 걸어왔다. 그 순간에도 나는 누나의 조그마한 손을 잡고, 발을 앞뒤로 움직였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를 한데 묶은 머리카락... 몸에서 풍겨오는 달짝지근한 향수 냄새. 대학생은 이런 걸 쓰는구나. 


"...아!"


잠시 엉뚱한 생각을 하다 보니, 누나의 발을 밟고 말았다.


"...으으...! 아파...!"


"...죄송해요"


"괜찮아..!"


좀...세게 밟힌건지, 누나가 춤을 추다 말고 내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었다. 아파서 눈가에 살짝 눈물이 고인 누나의 얼굴을 보니. 그냥 창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었다. 초등학생도 안 할 것 같은 병신 같은 실수를 한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조금만...이러고 있을까?"


"..네"


때 마침 타이밍 좋게 음악이 하나 끝나고, 잠시 숨을 돌리는 시간이라서 누나는 잠시 내 머리에 얼굴을 기대어서 좀...쉬고 있었다. 내가 너무 세게 밟아서 그런지, 누나의 귓바퀴는 새빨갛게 물들어있었다. 동글동글한 귓바퀴, 조그마한 손과 발, 내 품에 쏙 들어올만한 아담한 체격, ...가슴쪽에 조금...말랑한 누나의...


"...자! 이제 시간이 다 되어서, 수업은 이쯤에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도 이 시간, 이 장소에서 수업을 진행할테니까. 참고해주시고요. 수업에 관련된 자세한 일정은 스태프 선생님에게 물어보면 친절한 답변을 얻을 수 있을겁니다. ...제가 오늘은 급한 일정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우리도 가요!"


"..으...응?! 알겠어..!"


미친거 아니냐? 누나를 떨어트리고, 집에 갈 준비를 했다.


...누나는 뜨거운 불에 달궈진 쇠공처럼 얼굴이 빨갛게 익어 있었는데...근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감기에 걸리기라도 한 걸까? 몸에 열이 잔뜩 올라와서... 이 연습실을 떠나고 싶다. 계속 여기에 있으면 쪄죽을지도 몰라.


"...저기, 유선아...?"


"아..! 맞다..! 생각해보니까, 저 오늘 집에 가서 급하게 해야할 일이 있어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다음에 이야기 하면 안 될까요?"


누나가 나를 불러 세워서,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는데. 나는 애써 그런 누나의 말을 무시하고, 연습실을 도망치듯이 빠져나왔다. 


그리고 나서 내가 뛸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집까지 달렸다.


급한 일이 생겼다.


오늘 나는 처음 누나에게 거짓말을 했다. 


매일 보호 관찰관에게 정해진 시간에 전화로 보고 하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일은 없었다. 그리고 그것도 한시간 정도 시간에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급하게 뛸 필요도 없었고.


누가 내 가슴을 바늘로 쿡쿡 찌르는 것 같다.


지금까지 살면서 거짓말 같은건 밥 먹듯이 해왔는데, 오늘은 좀 달랐다.


미친거 아니냐. 


...집으로 가는 길에 주먹으로 담벼락을 세게 때렸다. 


주먹이 아팠다. 꿈이었으면 안 아팠텐데.


제 정신인거냐. 강유선...?


다리 사이가 무겁다.


어떻게 시발...누나를 상대로.....하..시발...


구멍만 보이면 쑤셔넣고 보는 발정난 짐승이 된 것 같다.


모르겠다. 아까, 누나가 꼭 달라 붙었을 때...누나도 여자니까. 동생 만큼은 아니지만, 말랑한게 몸에 달라붙으니까, 자연스럽게 반응이 왔었다.


...자연스러운거야..?


그 사람이 내 누나지만. 야...따지고 보면 만난지 몇달 되지도 않은 여자인데. 근데...시발 친누나 대상으로 이런 생각을 한 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글러먹은 것 같은... 


"...하... 시발..."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오니...동생이 나를 반겨줬다.


"오빠. 빨리 왔네?"


"...또.. 뭔데?"


안 그래도 존나 심란한데, 동생이 이런식으로 눈치없이 자꾸 앞에서 알짱거리니까. 짜증이 올라왔다.


"오빠, 나한테 할 말은 없어?"


"...야, 없어. 비켜라. 지금 찝찝해 죽을 것 같으니까"


...복지관에서 우리 집까지 쉬지도 않고 허겁지겁 뛰어와서 온 몸이 땀 투성이었다. 이번에도 내 앞에서 팔을 활짝 벌리고 이쓴 동생을 손으로 밀어낸다. 


"할 말이 없다고?"


두 손으로 나를 밀어낸다.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서 자연스럽게 몸이 벽에 부딪혔다. 활짝 벌어진 동생의 두 팔이 올가미처럼 내 목을 감기 시작했다. 신발도 못 벗었는데...


-..흐읍...쯔읍...


다짜고짜 키스부터 갈기는 동생이었다. 땀으로 범벅이 된 나랑 다르게 동생은 샤워라도 한 것인지, 좋은 향기가 흘러나왔다. 


"오빠..? 누나랑 춤추니까 좋았어?"


"...야, 그런거 아니다"


"...그런게 뭔데?"


"...누나는 우리랑 달라"


이 시발... 질투하고 있었네. 어떻게 누나를 경쟁자로 볼 수 있는거지? 자기 오빠를 빼앗길까봐 누나에게 틱틱거리는게 여동생이라고?


"...오빠, 우리랑 다르다는게 무슨 의미야?"


"섹스에 눈이 멀어서, 남매랑 섹스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다. 너... 그...다른건 모르겠고, 나중에 누나 만나면 잘못했다고 사화부터 먼저 해라"


"싫은데? 내가 왜 그렇게 해야하는데?"


"...야, 지킬 건 지켜. 누나다."


"오빠, 오빠는 누나가 좋아? 내가 좋아?"


"..."


"오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을 들어줘야 되는거 아니야?"


동생이 입고 있는 반팔티를 조금씩 걷어올리기 시작했다.


"도로 한복판에서 보지 좀 대달라고 하면 대주고, 똥 냄새 나는 변기칸에서 입으로 펠라를 해주는 사람이 어딨어? 오빠. 나는 오빠가 하고 싶으면 몸도 마음도 다 줬는데, 오빠는 언니..앞에서 내 편도 못 들어줘?"


"...그건..니가 먼저 잘못한거잖아. 초면에 그렇게 싸가지 없이 구는게 어딨어?"


"내가 뭘 했는데? 처음에 시발 그년이 나보고 옷이 뭐냐고. 싸가지 없이 틱틱 거렸잖아."


"...니가 그런 식으로 입고 오지를 말았어야지"


"오빠가 이런걸 좋아하는데. 어떻게 하라고. 오빠는 가슴 크고 엉덩이 큰 여자 좋아하잖아. 내 말이 틀려? 아니잖아?"


동생은 나를 보면서 비웃었다. 동생의 시선이 아래를 향했다.


"...이것봐. 지금도 동생이랑 이야기만 하는데 벌써 자지가 씹풀발기가 됐잖아. 오빠. 평범한 사람인척 연기하지마. 그거 정말역겨운거 알고 있지? 오빠는 항상 내가 문제다. 내가 정상이 아니다. 그렇게 말을 하는데, 오빠는 뭐 멀쩡한 줄 알아?"


"..."


나는 동생의 말을 더 듣고 싶지 않았다. 나는 욕실에 가서 샤워를 했고... 그리고 나서는 조건 반사적으로 컴퓨터를 켜서 게임을 했다. 동생은 뒤에서 이런 나를 보면서 뭐라뭐라 혼자 말을 했지만...나는 동생의 말을 애써 무시했다.


아무 조건 없이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건...시간 낭비. 돈 낭비. 체력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복지관에 들어가는 것 만으로도 나는 스트레스가 받고, 별 의욕이 없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와아...유선이가 전부 다 정리한거야?"


내가 생각하기에는 잡초를 뽑고, 화단을 정리하는게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누나는 이런 나를 보면서 대단하다고 말했다.


"아니. 뭐, 별것도 아닌데"


"이게 어떻게 별것도 아닌거야...? 분명 내가 여기 처음 왔을때는 엄청 지저분했는데, 유선이가 이걸 다 정리했잖아! 그것도 혼자서!!"


이렇게 힘든 걸 혼자서 어떻게 다 했어? 자꾸...그렇게 말을 하면서 내 기를 살려주는 누나를 보니까. 마음이 이상했다. 아... 사람들이 이런 기분으로 봉사를 하는구나. 생각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일을 하는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유선아. 오늘은 어제보다 피곤해 보인다...? 커피라도 한잔 마실래?"


누나가 들고 있던 핸드백에서 작은 캔 커피를 꺼내서 내 손에 쥐어줬다.


"내가 마셔야 할게 아니라, 누나가 마셔야할 것 같은데...? 어제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요?"


"...어..? 나..? 누나는...대학생이잖아! 원래 대학생은 늦게까지 밤 세서 공부를 하니까... 그래도 괜찮아!!!"


누나는 조금 잠을 설친 듯 피곤해보였다. ...살짝 눈가에 그늘이 있었지만... 한국대 대학생이니까. 배워야할게 많아서 그런거...


"잠시 할 이야기가 있으니. 여기로..."


"...어...? 저기, 유선아. 잠시만... 나 이야기 좀 하고 올게...?"


...굉장히 사무적인 태도로 요한이 형이 누나를 불러서 으슥한 곳으로 데리고 갔다.


...



....동생은 오빠는 맘마통과 빵댕이가 큰 여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유선이는 그냥 예쁜 여자면 다 좋은거야..!! 맘마통은 중요하지 않다구..!!!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참고로 말해서 ntr은 없습니닷...!!


정말 누나의 남자친구는 남자 친구인걸까요?


나름 떡밥을 뿌렸는데...! 부디 알아차려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