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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조작.

그것은 중력의 신 그라비티의 권능으로 행성에 있는 중력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일종의 권능이다.

노무현의 노래에 감명받은 그라비티가 노무현에게 523년산 돔 페리뇽과 함께 끼워팔기식으로 준 권능이지만, 효과는 굉장했다.


사용의 제약도 없고 범위와 방향 또한 자유자재! 그야말로 무적의 권능인 것만 같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신이 부여한 권능이기에 격의 차이는 존재한다. 그래서 권능의 효과를 받는 대상인 '노무현을 사랑하는 인형'에게는 직접적으로 아무런 효과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뭐지? 왜 갑자기 땅이?"


지휘부의 땅이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중력의 미세한 컨트롤로 노무현은 바닥에 금이 가지 않도록 신경썼다. 지진, 흔들거리는 바닥을 이기지 못하고 HK416은 결국 노무현의 팔을 놓아버렸다.


그 순간.


"중력 0배!"


우주 유영을 하는 사람처럼 노무현의 몸이 두둥실 떠올랐다.

그리고


"역중력 500배!"


뒤쪽에서 쏘아지는 역중력에 노무현의 몸이 총알처럼 튀어나갔다.


***


"하아.. 힘듭니다."


두 번씩이나 도망다니면서 권능을 난사하니 노무현은 살아나서 죽을동 살동 노력하는 자신에게 안쓰러움을 느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대로는 안 된다. 그의 권능 『중력』만을 사용하는 이상 한계는 명확하다.

노무현이 받은 권능은 하나뿐만이 아니다. 하나는 중력,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프로디테가 준 페로몬이라는 권능, 다행히도 인간에게는 미치지 않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좆같다. 게다가 그 권능은 그보고 잘돼라고 준 권능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골탕먹으라고 준 권능이기에 그녀들의 반응은 더욱 주옥같았다.


하지만.


"지옥에서도 못차린 하렘을 여기서 차리란 말이노?"


권능을 받긴 했지만, 그는 중력조작에 의해 기억을 잃은 관계로 자신의 권능을 100% 활용하지 못했다. 현재로서 유일하게 활용할 수 있는 권능은 중력 뿐, 패시브인 페로몬은 저주나 다름없으니 빼더라도 그에게 남겨진 권능들을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이 인형들에게 조져질 수도 조져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그 권능도 있었노?


있긴 있었다.

그를 구원해줄 권능이, 하지만, 사용 방법을 모른다. 아니 정확히는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모른다는 말이 정확하다.


"죽을동 살동 노력했지만, 결과는 뺑뺑이 돌고 꺼드럭거리다 여자들에게 칼빵 맞는 엔딩인가이…"


노무현은 자신의 비루한 처지를 한탄했다.

하지만,


"뭐야, 한참 찾았네. 여기서 뭐하고 있어?"


싱긋 웃으며 그에게 넉살 좋게 말을 건네는 보이쉬한 분위기의 흑발 소녀, 어떠한 사고를 당한 탓인지 한쪽 눈에는 안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넌 뭐꼬? 처음 보는 얼굴이다이."


"후후, 아직 이 곳이 익숙치 않은 모양인데 뭣하면 내가 안내라도 해줄까?"


"필요없다이. 인간이 아닌 인형이라면 딱 질색이라 안카나."


"그걸 어떻게 알아?"


"뭔말이고?"


"내가 인간일 수도 있다면? 이런 모습을 한 인형 봤어?"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노? 안 그래도 원래 있던 국정원이 아니라서 까무러치는 판인데."


"그런데 너 진짜 노래 잘 부르더라, 다시 봤어."


"시끄럽다 이기, 성능 좋은 중력맛 보기 싫으면 조용하라이."


"알았어, 자크 찍. 이러면 될까?"


"마음대로 하그라."


"그런데 너는 이름이 뭐야?"


"노무현입니다."


"노무현, 한국 사람이구나."


"그러는 닌 이름이 뭐꼬?"


"안 알려 줄 거야. 그냥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


뭐 이런 년이 다있나 싶었지만, 처음으로 자신에게 사람답게 대해주는 그녀에게 노무현의 경계심은 한껏 누그러져 있었다.


"그럼 선미는 어떻노?"


"선미, 선미라… 응, 그 이름으로도 좋아. 다시 한 번 환영할게 그리폰 지휘부에 온 것을."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에 옅은 홍조가 일었지만, 살짝 맛이 갈 정도로 정신이 없던 무현인지라 그 반응을 눈치채지 못했다.


"자, 그럼 슬슬 갈까?"


"왜, 왜 팔짱을 끼는 거노?"


"안 돼?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하고 팔짱 정도는 낄 수 있잖아."


"특이한 녀석이다이."


"응, 맞아. 난 이런 녀석인걸."


노무현과 선미는 말을 주고받으며 복도를 거닐었다.


***


수능 보는 게이들에게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