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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2020 (화) 17:52:26 첫 번째 기록 시작 (제목 : 지갑)

마지막 수정  : 11/17/2020 (화) 18:12:57 




이름 : 김X붕 

나이 : 19XX년 XX월 XX일 생

키/몸무게 : XXX 중~후반, XX 초반 추정

직업 : 직장인

주소 : XXXX시 XX구 XX동 XX-XXX길 XXX XX빌라 XXX동 XXX호

특이사항 : 요 몇 개월 전부터 자주 찾아오는 단골 손님. 단정한 양복 차림으로 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주문.




사원증의 이름과 다니는 회사의 위치, 그가 테이블에 놓고 갔던 지갑 안의 주민등록증으로부터 얻은 정보 외엔 특이 사항 없음. 

특별한 것은 더 없는 것으로 보임. 




p.s - 의외로 조금 맹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아. 마감 직전에 헐레벌떡 지갑을 찾으러 달려온 모습은 조금 귀여웠어. 조금 더 그를 알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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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2020 (수) 12:40:26 두 번째 기록 시작 




그가 어제의 지갑 건으로 고맙다며 내게 처음 말을 걸어왔다. 그저 보관 해줬을 뿐인데. 평소 주문 외에 사적인 이야기는 처음이라 

놀랐지만, 천천히 이끌어가는 듯한 그의 말주변에 어느새 맞장구치며 입을 연신 열어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p.s - 음료를 그에게 내어보내고 옆을 보니 같은 타임에 근무하는 언니가 음흉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어. '저 남자한테 관심 있니?' 라

고 물어보는 듯한 표정으로. 그저 그에 대해서 궁금한 것 뿐인데, 왜 저리 호들갑인걸까? 일단 아니라고는 했지만. 그나저나 조금 열이 있는

것 같은데, 양 볼이 뜨거운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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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2020 (월) 17:56:48 세 번째 기록 시작




17:56:52 퇴근. 건물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4분 정도 통화 후, 건물 입구로부터 사거리를 지나쳐 정류장까지 도착하는 시간 약 10분 남짓. 

버스의 배차 간격은 16~20분 사이. 

퇴근 시간 때문인지, 버스 안은 만석. 발 디딜 틈도 없어 보임.




p.s - 오늘 점심은 많이 바빴던걸까? 미리 선별해놓은 원두를 갈아놨는데… 오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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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2020 (화) 18:08:11 네 번째 기록 시작




오늘도 방문 X

밀린 업무가 있던 탓인지 18:08:06 쯤 회사 건물에서 나오는 것을 확인.

정시 퇴근은 18:00:00 으로 보이나, 그 이외 사원들의 연달은 퇴근을 보아 재량에 따라 자율적인 출퇴근이 보장되는 회사로 보임.




p.s - 선호하는 담배는 아이스 볼트. 정확한 이름은 모르지만, 그가 피고 남은 담배꽁초를 주워 근처 편의점 직원에게 물어보니

알려줬어. 그런데 알려주면서 왜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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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2020 (수) 17:52:37 다섯 번째 기록 시작




17:52:32 퇴근. 건물 입구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며 본인의 스마트폰을 만지는 중, 방금 건물에서 나온 정장 차림의 여성이 나오자 금방

피우던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 밟아 끄고는, 여성과 함께 웃으며 사거리로 향함. 




p.s - 여자친구일까? 연상으로 보이던데, 사내 연애 중인 거야? 나랑 얘기할 때는 그런 표정 지어준 적 없으면서. 역시 여자친구겠지.

너무 가까이 붙어있는거 아니야? 싫어. 아니, 싫은게 아니야.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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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2020 (목) 12:42:57 여섯 번째 기록 시작 (1)




그의 얘기 대부분은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법한 직장 내 일상 이야기를 주로,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신입인 것, 얼마 전 가벼운 

업무 실수로 상사에게 크게 혼이 난 이야기 등, 시시콜콜한 얘기 뿐이다. 정작 내 속마음은 모른 체로, 애써 입에 담은 말들을 되삼키며

그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는 내 모습은 남에게 어떻게 보이고 있을까.




p.s - 내가 궁금한 건 그게 아니야. 





11/26/2020 (목) 17:30:41 여섯 번째 기록 시작 (2)



 역시 그만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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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2020 (금) 01:58:21 일곱 번째 기록 시작 (1)



정말 마지막으로 한 번만. 확인해보고 싶어.





11/27/2020 (금) 12:43:15 일곱 번째 기록 시작  (2)



그가 슬쩍 음료를 주문하며 내게 남자친구가 있냐고 질문해왔다. 얼떨결에 없다고 얼버무렸으나, 그가 멋쩍게 웃고는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 라고 말했다.




p.s - 여자친구도 있으면서, 왜 이런 걸 물어보는 거야?내가 아닌 다른 여자가 있으면서, 나보다 그 여자한테 더 환하게 웃어줬으면서,

이런 어색한 웃음이 아니었으면서. 





11/27/2020 (금) 18:43:51 일곱 번째 기록 시작  (3)



야근이라도 하는 것인지, 좀처럼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퇴근 했을 시간일텐데도. 





11/27/2020 (금) 19:57:48 일곱 번째 기록 시작  (4)



왜 그 여자랑 같이 나오는거야? 5층 건물 불은 왜 꺼져있어? 설마, 여태껏 둘이서 있었던거야? 






11/27/2020 (금) 20:06:18 일곱 번째 기록 시작  (5)



그쪽이 아니야. 원래 집으로 가는 길은 그쪽이 아니잖아…… 






11/27/2020 (금) 20:15:59 일곱 번째 기록 시작  (6)



아니야.






11/27/2020 (금) 21:15:42 일곱 번째 기록 시작 (자동 저장)(7)



내용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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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2020 (토) 12:02:41 여덟 번째 기록 (자동 저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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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2020 (토) 01:57:27 여덟 번째 기록 (자동 저장) (2)




그럴 리 없어. 날 제일 좋아하잖아. 그렇지? 역시 그럴 리 없지? 절대 그 년이 먼저 유혹한거지? 알고 있었어. 나쁜 건 그 년이야. 

뺏지마. 내꺼야. 돌려줘. 좋아해. 나를 봐줘. 나만 봐줘. 그 년 말고 나를 봐줘. 날 보고 웃어줘. 네 웃음을 보는 건 나 뿐이야.

그 년보고 웃지마. 나만 봐. 돌려줘. 내꺼야. 내꺼야. 내꺼야. 내꺼야. 내꺼야. 내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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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2020 (화) 03:10:36 아홉 번째 기록 (자동 저장)



내가 구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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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2020 (수) 00:00:00 - 01:45:24 REC .MP3 (음성 파일) 녹취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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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읏, 아앙 !" (여성의 신음)


"허억 끄으윽…" (숨이 넘어가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


"어때에… 그 년보다 우으 으응!" (여성의 목소리)


(일정하게 손뼉을 부딪히는 듯한 소리)


"넌 내꺼야, 하아…. 나도 네꺼고." (거친 여성의 목소리)


(일정하게 손뼉을 부딪히는 듯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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