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헤라 채널




칼로 제 팔을 수차례나 배워왔던 터라 이젠 그냥 흉측히 붉어보인다고 생각될 흉터와 그에서 몽글몽글 솟은 고름을 닦으며,하루를 살아갈 이유를 못느끼고 행복함마저도 상실한 멘헤라를 보고싶다.


그러다가도 문득 떠오른 하늘에 그 어느 곳과도 동화되지 못한 제 처량한 처지에 허탈함을 내뱉으며 방안에서 자는 멘헤라를 보고 싶다.


그런 멘헤라의 방에 웃으며 들어선 소꿉친구와 어색하게 마주본 멘헤라가 상처를 감출 생각도 못한채 멋쩍게 웃으며 마주보는걸 보고 싶다.


소꿉친구는 그런 멘헤라에게 당황하다가도 딱히 건드리지 않은채 왠지는 몰라도 갖고 있는 소독제로 상처를 닦아주고,간질거리는 생소하고도 낯선 감각에 조용히 당황하는 멘헤라가 보고 싶다.


왜 그렇게 평소랑 다르냐며 웃곤 놀자는 소꿉친구 말에 어색한 감정이 겉돔을 느끼던 멘헤라가 얼굴 숙이며 뭐할거냐고 묻는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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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다칠 때마다 오곤 도와주는 소꿉친구에게 그 전까진 못 느껴오던 알 수 없는 감정과,그와 너무나 대비되게도 일상처럼 펼쳐지는 가정 폭력에 고통 받던 멘헤라가 보고 싶다.


그러한 현재에서 갑자기 멘헤라에게 여친 생겼다며 자랑하는 소꿉친구를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루 말할 수 없는 끝까지 매몰렸던 정신이 그 말에 아이들이 쌓은 조악한 모래성처럼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멘헤라가 울음을 감추며,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어긋난 웃음을 보이는걸 보고 싶다.


마지막엔 소꿉 친구에 대한 감정의 고백과 가정 폭력에 대한 유서를 끝으로 그 무엇보다도 싸늘한 시체만이 멘헤라를 대신하는건 보고 싶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