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발표 후 며칠이 지났고, 우리 학년은 특별 시험 준비에 쫓기고 있었다

“그럼 그룹 나누기는 이걸로 결정이네. 시험까지 무슨 일이 있으면 가능한 빨리 보고해줘.”

 

그룹 나누기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어 다행이다.. 

 

나는 개인으로의 참가이므로 그룹 나누기의 대화에는 참가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코엔지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작전은 기본적으로 3~4명의 남녀 혼합으로 각각의 밸런스가 좋아지도록 배정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룹마다 리더를 정해 시험 중에도 그룹이 뿔뿔이 흩어지지 않도록 배려되고 있다.

또 긴급시의 대처도 만전을 기했다.시험 중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멤버의 증원·변경에 대해서도 미리 누가 어느 그룹에 들어갈지 정해져 있다.

덧붙여서 리더는 호리키타와 히라타가 의논해 결정했다고 한다.

 

“아야노코지군, 당신에게 해 줄 말은 아무것도 없어, 전력을 다해 1위를 노려줘.”

 

“너도, 호리키타.”

 

“응, 나도 전력으로 너를 이기러 갈거야.”

 

“아, 그러고보니 너희 그룹은 분명 케이랑 스도였나.”

 

보기 드문 조합이지만, 무슨 계책이 있는 것인가.

 

“다른 반과의 차이가 적은 이상, 조금이라도 많은 그룹이 상위에 들어야 해. 그래서 반 중에서도 상위를 노릴 수 있는 그룹을 몇 개를 만들었지.”

 

그렇군.

 

확실히 클래스포인트를 많이 획득하려면, 적잖이 상위에 드는 그룹을 늘려야한다.

 

“그리고, 우리 그룹이 제대로 기능하면 당신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을 뿐이야.”

 

스도는 지난 2년간 크게 성장했다.

 

호리키타 덕분에 공부에 대한 의식도 달라졌다.

 

그리고 타고난 신체능력과 지금까지의 시험에서 반에 기여한 공헌도가 높다고 평가되어있고, 가장 최근에 갱신 된 OAA 종합 평가에서는 B+라고 하는 평가를 받았다.

 

거기에 케이에 관해서는…

 

“케이를 선택한 이유는?”

 

“그녀는 학력평가는 B-.신체능력도 C+로 학년으로 보면 평균적이지만, 지금까지의 특별시험에서 그녀의 발상력이나 사고방식이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 그래, 관찰력이 뛰어나 다고 보고 있어.”

 

뭐, 내가 여러가지로 시켰으니까.

 

“그렇군, 하지만 아직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 말투네.”

 

“그래. 말하자면 당신과 사귀고 있다는 것도 이유의 하나야. 나는 이번에 진심으로 너를 이길 거니까. 당신 곁에 있으면서 당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그녀에게 협조를 부탁한 것 뿐이야.”

 

“그래서?”

 

“이번에 당신과 개인적으로 승부하고 있다고 했더니 ‘그런거라면 맡겨줘! 키요타카의 콧대를 꺾어 줄테니까!’ 라고 하더라고.”

 

녀석….

 

“네 방침은 알겠어. 그렇다고 해서 다른 그룹의 케어도 잊지 마? 거기에 관해서는 나도 협력하겠다만, 너는 반의 리더야. 개인적인 일에 너무 신경쓰지 마.”

 

“알고 있어. A반으로 졸업하는 게 최우선인 걸.”

 

걱정할 필요 없었나?

 

“그럼, 오늘은 이쯤 해두고 해산하자. 나는 아직 할 일이 남았으니까. 그리고 너도 이 뒤에 볼 일이 있는 거지? ”

 

“어, 시험이 며칠 남지 않았지만, 반을 부탁하지.”

 

“응.”

 

호리키타와 헤어지고, 나는 어떤 장소로 향했다.

 

오늘은 내가 시험중에 어느 반으로 싸울지 정하는 날이다.

 

교실을 나와 다목적실의 문을 열자 이미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내가 마지막인가보네.”

 

“좋아, 모두 모였네. 그럼 이제 시험 중에 반 이동에 대해 결정하도록 하자. 준비 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 줘.”

 

마시마 선생님이 이것저것 준비를 하자 근처에 서 있는 녀석이 말을 걸어온다.

 

“여어, 아야노코지. 역시 네놈인가.”

 

“너도냐 류엔.”

 

D반은 역시 류엔이었나, 이놈도 귀찮은 존재가 됐으니 방심은 할 수 없다.

 

“네놈이 와서 기쁘다고 아야노코지. 하지만 너는 그렇다 치고, A반이랑 C반이 너희들이었다니 의외잖아?”

 

뭐, 나도 여기 왔을 때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으니 오랜만만에 마음이 통했다고 볼 수 있겠다.

 

“뭐야? 나로서는 시시해? 뭐, 그녀석이 이런종류의 시험에 제대로 참가 할 수 없다는 건 너도 알고 있지? 그룹은 같지만 리더를 강요당했어”

 

카무로가 어딘가 언짢은 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했다.

“그렇게 날 새우지 마라, 나는 널 꽤나 높게 사고있다고? 우수한 말로서 말이지.”

 

“싸구려 도발, 넘어갈 것 같아?”

 

“재미없는 녀석, 그래서, 네놈은 왜 나온거냐 칸자키”

 

“왜냐니?”

 

“이치노세는 꼬리 말고 도망친거냐?”

 

“이번 시험은 질 수 없으니까. 시험 내용에 따라서는 내가 움직인다고 합의했었다. 이치노세에게는 반의 백업을 부탁할 뿐이다.”

 

“크큭, 너 혼자서 이 시험을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나?”

 

“물론이다. 그러는 넌 카츠라기와 짜고 있겠지?”

 

“아, 반을 위해서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높여두지않으면 안되니까.”

 

“설마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줄이야.”

 

“어이, 나를 뭘로보고 있는거냐? 나는 항상 반을 생각한다고?”

 

“믿기지가 않네”

 

평소보다 날이 서있는 칸자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시험에 관해서는 꽤 자신이 있는 것 같다.

 

이쪽도 경계하도록 하자.

 

카무로는 여전히 조용하지만, 반대로 류엔은 잘도 떠들어대고 있다.

 

이 시험을 기대하고 있는 듯 보인다.

 

뭐, 그정도의 여유가 있다는 뜻이겠지.

 

짝짝짝-

 

교탁 쪽에서 소리가 나 고개를 돌리자 마시마 선생님이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

 

“좋아, 그럼 시작해볼까? 이번에는 심플하게 제비뽑기로 정하도록 하자. 어느 반으로 들어가든 여기있는 너희들에게 부담이 될 게 뻔하니까.”

 

그 말을 듣고 차례대로 제비를 뽑았다.

 

“그럼 모두 제비를 보여줘.”

 

제비뽑기 결과.

 

A.카무로↔D.류엔

B.아야노코지↔C.칸자키

 

라는 결과가 됐다.

 

“음, 그럼 시험 중에는 지금 교환한 반의 학생으로서 특별시험을 맞이하도록, 하지만 반을 이동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시험 중일 때만 적용 되는 것이니 시험장 이동중에는 원래 반에서 행동하도록 해라.”

 

그 말을 끝으로 이번 모임 역시 완전히 끝이 났다.

 

“C반이라…”

 

뭐, 어디가 됐던 상관없지만.

 

기숙사로 돌아가기 위해 학교를 나와 한참을 걷던 도중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아야노코지!”

 

“이치노세?”

 

“나도 지금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우연히 아야노코지군이 보여서 말 걸어봤지.”

 

“학생회? 근데 인수인계는 끝나지 않았나?” 

 

그러고보니 호리키타도 학생회 일로 볼일이 있다고 말했던 것 같다.

 

“끝났어. 하지만 밑에 학년 애들은 아직 일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서 우리가 도와주고 있어.”

 

“그런거였나.”

 

여러모로 고생이 많은 것같다.

 

어딘가 할 말이 있어보이는 이치노세가 힘겹게 입을 떼기 시작한다.

 

“….아야노코지군, 아까 칸자키군으로부터 연락이 왔었는데 이번에 C반으로 행동한다고…”

 

”맞긴한데,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래….”

 

약간의 침묵.

 

지금까지의 이치노세라면, 여기서 나도 협력하겠다고 말했을 것이다.

 

적, 아군 상관없이 친구는 돕는다.

 

그러나 그러한 사고방식이 괜한 약점이 될 뿐이라는 것을 지금의 그녀라면 알 수 있을것이다.

 

여지껏 계속 벽에 부딪혀 온 이치노세.

 

그것을 극복해왔을 이치노세 이기에 , 지금 내가 그녀에게 요구하는 대답은….

 

“지금까지라면, 나도 같이 힘낼게 같은 말을 했을 것 같아. 그런데 이번에는 아니야. 이 시험은 아야노코지군을 적으로 생각하니까. 우리가 A반으로 졸업하기 위해 이기러 갈거야.”

 

“그런가, 그 말을 듣고 오히려 안심했다. 온 힘을 다해 나를 쓰러뜨리러 와라.”

 

“응, 절대 지지 않을거거니까.”

 

각오는 되어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그 후 잡담을 나누면서 기숙사로 돌아와 이치노세와 헤어졌다.

 

오늘 결정된 것을 호리키타에게 알리기 위해 휴대폰을 켰다.

 

[내가 시험중 이동하는 반 말인데, C반으로 정해졌다. 내친김에 말하면 A의 리더는 카무로지만 실질적인 리더는 사카야나기일 것이다. 그리고 C는 칸자키, D는 류엔이다.]

 

[알았어.솔직히 C의 리더가 칸자키군이라는 것은 의외였어.너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표적이 되는 몸이니까 조심해 둬야 해]

 

[너야말로 발등에 불똥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

 

[알았어.]

 

휴대폰을 끄고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얼마 남지 않았네…”

 

시험 까지 앞으로 며칠 기대된다

다음날, 학교가는 타이밍에 의외의 인물과 조우한다
 
“무슨일이지? 아야노코지보이"
 
“아니 그냥. 네가 이런 시간에 등교하고 있을 줄이야”
 
 시각은 8시가 넘었다.

등교 시간까지 아직 30분 이상 있다
 
“그냥 변덕”
 
“그런가”

 

이 녀석의 변덕은 일상다반사라 익숙하다.

 

그러나 모처럼 함께 등교했으니 말이라도 좀 붙여보자.

 

"드디어 마지막 시험이구나"

 

“그래. 다만 내게는 지금까지와 다름없이 지루할 것 같다”

 

답장이 돌아온것만으로도 의외였지만, 오늘은 나와 대화할 마음이 있는거겠지?

 

게다가 이 녀석이랑 같이 등교하는 건 너무 신선해.

 

아야노코지「변하지 않는다, 라...이번에는 진심을 내어줄 것인가?」

 

"글쎄, 어떨까?"

 

"마지막 정도는 제대로 하는 게 어때? 결국 네가 진심을 낸 것은 단 한 번뿐일 것이다”

 

“고엔지 진심을 내면 나의 1위는 확정돼 버린다.그야말로 지루하다”

 

어제나와도 같은 대단한 자신감이다. 

 

아마 이 녀석은 누군가에게 진다는 따위의 상상은 전혀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네가 상대해 준다면 조금은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어딘가 도발같은 한마디. 평소라면 흘려들었겠지만, 마지막이기도 하니 받기로 했다.

 

“....코엔지, 하나 물어봐도 될까”

 

“뭐야”

 

“너는 나를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인가?”

 

“후훗, 마치 자신이 나보다 위라는 듯이 말하는군 너는 상대가 누군지 알아?"

 

“아, 알고 있다.그래서 물어본 거야”

 

"...그런가"

 

그러자 멈춰선 코엔지는 이쪽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간격을 좁혀 온다.

 

서로 노려보는 시간이 몇 초 동안 계속된다

 

"훗, 아무래도 진심인가보군."

 

그 순간 엄청난 속도로 코엔지의 오른팔이 나를 덮쳐온다.

 

순식간에 그것을 파악하고 왼손으로는 찌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끝나지 않고 그 기세 그대로 코엔지의 돌려차기가 나의 복부를 타격하려 하고있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나는 그 다리를 잡고 내 오른손의 악력으로 위력을 누른다.

 

손바닥에 전해지는 충격으로 미루어 보아 힘은 알베르트보다 위일 것이다.

 

통증은 많이 퍼져 있지만 억제만 한다면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쪽에 반격의 의사가 없는 것을 알았는지 코엔지는 다리를 움츠린다

 

“흠,  큰소리 칠 만도 하네. 내 공격을 멈춘 건 네가 처음이야. 게다가, 방금은 진심이 아니었겠지? 물론 나도 그렇지만 꽤 재미있었다.”

 

이쪽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 해준 것 같아 다행이다.

 

“마음이 바뀌었어.이번 시험에서 너를 때려눕혀 주마”

 

“기대하고 있겠다. 코엔지, 너라면 내가 진심을 내도 괜찮을 것 같고.마지막으로 하나 말해 두겠는데, 실망 시키지 마? 코엔지”

 

“그것은 이쪽이 할 말이다. 시험을 기대하도록하지.”

 

그렇게 먼저 걷기 시작하는 코엔지.

 

그 등을 잠시 바라본다.

 

......이번에는 즐거움이 끝이 없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