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씹잼민이 시절, 룰이고 뭐고 모르겠지만 기럭지 훤칠한 카이바가 007 떠오르는 하드케이스에 카드 넣고 다니는거 보고 '존나 멋있다.. 나중에 해봐야지'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희왕에 대한 추억이나 관심도 시들해졌고, 중딩때부턴 심심하면 카드 팩까기 대신 엘소드나 하고 있어서 그냥 어렸을때 그런거 좋아했었지 정도로 추억하곤 했음.

그러다 대학생이 되서 진짜 무슨 인연인지 유희왕을 하는 기숙사 선배를 만났고, 덕분에 정크도플 부터 시작해서 덱도 맞추고 전개도 배워가면서 듀얼에 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숙사에서 시간 때우기로 하던게 나중엔 주말을 통째로 써가면서 싱크로를 하고 있고, 종강을 하고 나니까 서울에서 인천까지 서로 왔다갔다 하면서 듀얼을 하고, 룸카페에서 방잡고 하던 듀얼을 나중에는 일반 카페에서도 하게 되더라.

사실 일반 카페에서 할 때는 수치심이랑 긴장감 때문에 ㄹㅇ 어둠의 듀얼 한 것 처럼 혼이 쏙 빠져나가서 저녁 먹을때 이게 어디로 들어가는건가 싶을 정도로 혼이 빠지긴 했는데 아무튼 그렇게 하다보니까 덱이 늘어날 수 밖에 없더라.

처음에는 덱마다 애정을 담아 박스 같은걸로 케이스를 만들었는데, 이게 덱이 늘어나니까 덱마다 케이스를 만들기가 힘들더라고.
그렇다고 그냥 종이로 감싸는건 내가 용납이 안되겠고.

그러다가 문득 어릴 적에 갖고 싶었던 그 하드케이스가 떠올랐고, 대학교 1학년 1학기 종강하고 얼마 안지나서 바로 하드케이스를 구매했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아주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사실 아주 만족은 아닌게 이것도 쓰다 보니까 질려서 좀 더 크고 까리한거 하나 더 사고 싶음.

아직까지 매장가서 오프듀얼 한 적은 없는데 하드케이스에 순수 보옥수, 정돞, 순수사드 넣어서 들고 다니는 놈 있으면 아마 높은 확률로 나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