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이상한 하루였다.

아니, 사실은 이상하지 않은 하루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세상에서 지워진 지...

벌써 몇년째더라.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하나도 늙지 낳았다. 마치 시간조차 나를 지워버린 느낌이였다.

덕분에 나는 아무도 나를 보지 않는 세상에서 영원히 살아야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비가 유난히 많이 내리는 날이였다. 나는 가만히 고개를 들었다.

이제는 비를 볼 때마다 마음 한 켠이 저려왔다.

분명, 저 물 속 어딘가에, 나의 사랑스러운 워터 드래곤, 그래.

"워터 드래곤...." 나는 크게 한 번 외쳐 본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때부터였다.


분명 약하게 내리던 비가, 갑자기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던것이다.

마치....마치 워터드래곤이 내 응답에 부름을 받고 응답한 것처럼.

기분이다. 다른 녀석들도 이름을 불러보았다.

"하이드로게돈! 옥시게돈! 그리고 듀라..."

그리고 난 생각났다.

"듀라게돈...때문에...나의 파이어 드래곤이...."

그랬다. 이녀석은 모든 것의 원흉이였던 것이다.

아니, 설사 아니더라도 나의 분노는 이미 쌓여가고 있었다.

갑자기 든 생각에 나는 집으로 뛰어갔다.

'내가 가진 모든 듀라게돈을 파괴한다면, 그래서 파이어 드래곤을 되찾는다면...."

사실 나의 카드군을쓰는 놈들은 다들 듀라게돈과 워터드래곤-클러스터 만 생각하고 굴리는 놈들일게다.

근본도 없이.

만약에 파이어드래곤만 제대로 세상에 빛을 냈다면...!

그러나 그건 못된 나 때문이겠지.

미안하다. 내가 애니에서 한 번이라도 썻어야 했는데.

널 너무 소중하게 생각한 나였다.

그래서, 오늘 바로잡으러 간다.

집에 도착한 나는 미친듯이 상자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찾아서 나오는 듀라게돈이란 듀라게돈은 모두 찢고 버리고 없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내 시야에 들어온 카드가 있었다.

붉고.

드래곤의 모습의.

아름다운...!

"파이어 드래곤!!"

나는 미친듯이 카드를 붙잡고 뒹굴었다.

"드디어 되찾았어! 너를 되찾...."




"...프로미넌스 드래곤....?"

탁 가슴에 있던게 떨어지는 순간이였다.

그랬다.

파이어 드래곤은 더 이상 나의 카드풀에 없었던 것이다.

나는 망연자실하게 찢어진 듀라게돈들을 바라보았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얘내 때문에 내가 잊혀지지 않았던 건가.

그런 생각을 하던 즈음.

서서히, 내 몸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눈앞에 무언가가 보였다.


"...넌 누구냐."

"용사님! 이세계로 전직할 시간이에요!"


...에?

이상하게 생긴 엘프 여자가..나타나서...나를 알아봤어?!

"당신의 현생 삶은 여기서 끝난다고 들어서, 에... 제가 이번에 용사님을 데리러 온 수견사거든요. 에이스 카드가 물의 용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러나 그녀의 말은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미친사람처럼 울먹였다.

"나를!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나타났어! 나를..!"

"에.. 기쁘신 마음은 알겠지만 아라메시아의 의 발동 타이밍에는 이세계로 가셔야 해서요.. 아 맞다! 소원 하나는 들어드리고 가라는 윗분의 명령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제발 이 세상의 사람들이 내 말 한마디만이라도 듣게 해줘! 날 잊지 않게...!"

"[의] 발동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요! 들어드릴테니, 빠르게 하시는 게!"


그리고 이어서. 나는 더 큰 소리로 외쳤다!













"워터래곤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