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jIPtRZKBTls


과거 환경의 덱들이 현 세대 덱들과 대전하면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검증해 보는 영상으로, 스프라이트가 10전 6승 4패를 기록해 의외로(?) 엑조디아가 22년이라는 세월을 뛰어 넘어 선전한 편이다.


신의 심판과 매직 재머 등 고대의 퍼미션 카드에 스프라이트가 정지하는 것도 소소한 웃음 포인트(..



이 시기(1기) 엑조디아 덱을 성립 시켰던 핵심 파츠는 99년 12월에 발매된 <유언장> 이었다. 이 녀석은 ‘이 턴에 묘지로 보내진 몬스터 1장 대신에 덱에서 공격력 1500 이하의 몬스터 1장을 필드에 낼 수 있다‘ 는 몹시 간결하면서도 위험한 효과를 갖고 있었다. 


금지 지정은 2007년 3월로 비교적 늦었지만, 그와 별개로 오랫동안 재록되지 못한 탓에 텍스트로는 효과를 온전히 파악할 수 없어, 재정이 심각하게 망가져 있는 카드 중 하나다.


우선 유언장의 효과는 대상을 취하는 효과는 아니며, 효과의 적용 조건인 ‘자신의 몬스터가 묘지로 보내졌을 때’ 는 발동 이전이든 이후든 관계가 없다. 발동 턴에 몬스터가 묘지로 보내지기만 하면 데미지 스텝을 제외한 타이밍을 발동 플레이어가 임의로 지정하고 효과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덱에서의 특수 소환은 체인 블록을 만들지 않는 효과로 분류된다.


아울러, 몬스터가 묘지로 보내지기 이전의 시점에 유언장을 발동한다면, <신의 경고> 등 몬스터를 특수 소환하는 효과를 포함하는 카드의 발동을 무효로 할 수 있는 카드로는 유언장의 발동을 막을 수 없다. 


또한 유언장의 효과로 몬스터가 특수 소환되는 타이밍에는 당연히 특수소환을 무효화하는 계열의 카드/효과 등도 발동할 수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발매 당시에는 1턴에 1번만 사용 가능하다는 제약이 붙어 있지 않았다는 점.



비슷한 시기 발매된 <검은 숲의 마녀> 와 <크리터> 는 유언장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이 카드들은 ‘필드에서’ 묘지로 보내지면 각각 수비력 / 공격력이 1500 이하인 몬스터 1장을 덱에서 패로 서치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99년 당시에는 이 두 카드가 필드가 아닌 패에서 묘지로 보내져도 효과를 발동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먼저 유언장을 발동해둔 뒤, 필드 위에 크리터나 검은 숲의 마녀를 일반 소환하고 배틀 페이즈에 돌입해 상대의 공격 표시 몬스터에 자폭 돌격을 시도한다. 묘지로 보내진 두 카드의 효과로 엑조디아 파츠 1장을 서치하고, 유언장의 효과를 발동해 또 크리터나 마녀 중 한 체를 꺼낸다. 다시 자폭과 서치, 유언장의 효과 사용을 반복하면 순식간에 엑조디아 5장이 완성되는 것이다.


상대가 자폭 콤보를 경계해 일부러 선공을 잡고도 몬스터를 내지 않는다면? 전술했듯 마녀와 크리터의 효과는 패에서 버려져도 발동할 수 있었다. 




당대 환경에서 3장 씩 풀 투입할 수 있었던 <천사의 자비> 와 <카드 파괴> 를 이용해 패에 잡힌 크리터와 마녀를 묘지로 묻어주면 그만이었다.



<캐논 솔저> 를 활용하는 플랜 B도 존재했다. 유언장을 발동해둔 뒤에 어떻게든 캐논 솔저와 코스트용의 몬스터를 필드에 동시에 세워 놓고 캐논 솔저의 사출 효과와 마녀, 크리터의 서치 효과 사용, 유언장의 덱 특소를 반복하면 위의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순식간에 엑조디아 파츠가 모인다.


1기 환경 당시 유언장을 채용한 엑조디아 덱은 환경을 휩쓸다시피 했다. 벽듀얼이라는 개념은 이 게임의 여명기부터 존재했다고 보면 된다. 유저들은 자연스레 게임의 밸런스를 파괴하는 엑조디아를 상대하기를 기피했고, 친선 대전에서 엑조디아를 맞춰 오는 눈치 없는 유저가 있었을 리가 만무했다.


코나미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칼을 빼들었고, 2000년 4월에 발표된 두 번째 리미트 레귤레이션을 통해 엑조디아 파츠와 유언장을 제한 카드로 지정했다. 유언장에는 1턴에 1번만 발동할 수 있다는 턴 제약이 붙어 버렸고, 검은 숲의 마녀와 크리터의 효과 역시 필드에서 묘지로 보내졌을 경우에만 발동할 수 있도록 에라타 처리한다.


물론 유언장은 턴 제약이 붙은 후에도 <사이엔카타파> 등 각종 흉악한 콤보의 파츠로 악용되다가 결국 원턴킬을 확실히 근절하려는 코나미의 제재로 인해 기약 없는 금지의 나락으로 빠지고 마는데, 무려 8년이란 세월이 흐른 2007년에 가서야 일어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