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로망덱 유저로 패트랩조차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로마가 출시된 15년부터 꾸준히 아로마를 순수축으로 사용해왔고, 지금까지도 사용하는 입장에서 '이런 지원 나오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구상해봤습니다.


아로마는 라이프포인트(이하 LP) 회복 컨셉을 가지고 있는 식물족 테마이며, 몬스터는 LP 회복을 트리거로 효과를 발동하고, 마법/함정 카드는 LP 회복 및 소모로 몬스터 전개 및 몬스터의 효과 발동을 보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로마 테마의 장단점을 꼽자면

장점:

1. 한 번 벌어지기 시작하면 차이를 좁히기 힘든 LP와 아드 차이

2. 좋진 않지만 마냥 나쁘진 않는 (초창기) 몬스터들의 효과

3. 식물족이므로 다양한 식물족 지원 카드 활용 가능

4. 귀엽고 이쁨

 

단점:

1. 덱의 엔진이 마법/함정 카드 -> 마함 제거에 취약

2. 메인 기믹을 살리기 위해 LP 회복 카드를 사용해야함 -> 빡빡한 덱 스페이스, 간간히 발생하는 패사고

3. 초창기 몬스터들은 연계 효과 전무

4. LP 회복 트리거로 발동하는 효과가 강제 효과 -> 타이밍 컨트롤 난해, 체인 트리 형성 불가

5. 있으나 마나한 피니셔(아로마지-베르가모트) -> 덱스페 빡빡해서 넣을 곳도 없고, 나사도 서너개는 빠져있음

6. 그냥 아로마만으로는 뭐 뭐가 안됨



아로마의 메인 기믹인 ‘LP 회복을 트리거로 발동하는 효과’는 분명 신박하고 흥미롭지만, 이것이 역으로 아로마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이번 턴 자신이 “아로마” 카드의 효과로 LP를 회복했을 경우, ~~한다/할 수 있다.’ 라는 효과였다면 모를까, 매번 효과 발동을 위해 LP를 회복해야하고, 게다가 그 효과 발동이 강제이므로 각각의 카드의 효과를 활용하기가 절대 쉽지 않죠.


특히나 저는 단점 3번이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로마가 워낙 옛날 테마라 그런 것도 있지만, 현재는 테마 내의 카드들이 각각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되며 효과를 발동하고, 그걸로 아드 차이를 벌려나가는 방식입니다. 식물로 비유하자면 서로 끝없이 엮이고 엮이며 자라는 담쟁이덩굴이죠. 

이에 비해 아로마는 한아름의 꽃다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꽃들(아로마 몬스터)이 LP 회복이란 리본(기믹)에 한 데 묶인 꽃다발 말입니다.

담쟁이덩굴은 매우 질기고 튼튼해서 끊어먹기도 힘들뿐더러, 끊는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자라나기 때문에 제거하기가 힘듭니다만, 꽃다발은 튼튼하지도, 꽃들이 더 크게 자라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링크 재스민과 로리에는 아직도 다른 식물덱의 용병으로 잘만 끌려다닙니다. '강력한 카드 한 두 장만 더 추가된다면 아로마도 충분히 굴러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오리카 3장을 만들어봤습니다.


먼저 카드 소개, 카드 효과와 쓰임새를 설명하고, 카드 디자인을 할 때 구상한 컨셉과 설정들을 설명하겠습니다.





1. 정원에서 거대한 온실로 [아로마틱 그린하우스]


기존의 필드마법인 ‘아로마 가든’의 리메이크 버전 필드마법입니다.


아로마틱 그린하우스의 1번 효과는 아로마 카드들을 서치하는 강력한 효과입니다. 세괴 시리즈들을 따라해보고 싶기도 했고, 아로마 테마 내의 마법/함정 서치 카드도 스위트 마죠람이 유일했기 때문에 서치 카드를 하나 더 주고 싶었습니다.


2번 효과는 아로마의 기믹인 ‘LP 회복을 트리거로 발동하는 강제 효과’를 ‘선택해서 발동할 수 있게’ 바꿔주어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효과입니다. 이 효과로 인해 아로마 몬스터들의 효과를 이제 플레이어가 원하는 타이밍에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더 원활한 운영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3번 효과는 기존의 필드마법 ‘아로마 가든’ 효과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다만, ‘아로마 가든’의 경우 부가효과로 타점을 보완해줬지만, 저는 타점 보완을 제거하고 조건부 대량 회복효과를 부여했습니다.

 

[컨셉]

최근의 필드마법은 다들 강력한 효과를 지니고 있었기에 이 흐름대로 아로마에게 강력한 필드마법을 주고 싶었고, 때문에 아로마 카드들의 강제 효과 발동을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전례없는 효과를 넣어봤습니다.

3번 효과에서 타점 보완 효과 대신 회복효과를 강화한 이유는, 뒤에 나올 카드를 통해 타점은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든 상대든 1000LP는 게임이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큰 수치로 다가올 겁니다.

설정상 아로마지들이 식물들을 기르는 아로마 가든이 시간이 지나 더욱 커지면 이런 거대한 온실에서 기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2. 제발 링크 1좀 줘 [아로마틱 부케 포트]


기존의 ‘아로마포트’를 리메이크한 몬스터입니다.


이것 저것 식물족 범용 카드를 넣고 아로마덱을 굴리다보면 간간히 패사고가 날 때가 있는데, 이때 아로마가 최대로 할 수 있는 건 1세트 엔드가 끝입니다. 

물론 이건 다른 덱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로마에게 저 상황이 왔다면 그 이후로도 후속이 전혀 잡히지 않을 겁니다. 위에 단점에서도 언급했듯, 아로마는 유기적 연계가 거의 안되는 테마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로마덱을 짤 때 반드시 들어가는게 바로 ‘론 파이어 블로섬’과 ‘이블 손’ 입니다. 물론 다른 식물덱에도 들어가긴 하지만, 아로마에게는 절대 없으면 안되는 전개와 안정성의 보증수표 같은 녀석들입니다. 

전개도 잘 안되는데, 만약에 ‘이블 손’이 패에 2장 잡힌다? 론파블이 있지 않은 이상 그냥 끝났다고 봐도 됩니다. 그래서 이런 패사고를 좀 줄이고자, 그리고 특정 카드에 완전히 기대어 운영해야만 하는 한계를 좀 극복하고자 안정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전개와 운영 역시 강화하고 싶어서 만든 카드입니다.


아로마틱 부케 포트의 1번 효과는 원활히 다른 식물적 전개로 이어질 수 있게 넣었습니다. 기존의 아로마포트는 발동 타이밍이 느리고, 리버스해야만 온전히 효과를 사용할 수 있고, 특히나 암석족인 이유로 잘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필드 및 묘지에서 식물족 취급을 해준다면 활용에 날개를 달아줄 겁니다.


2번 효과는 프리체인 LP 회복 효과입니다. 언제든지 LP를 회복할 수 있고, 이것으로 언제든지 아로마 몬스터들의 효과를 발동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촉촉한 바람’, ‘은혜의 바람’ 효과를 사용하면 되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고, 제거 카드에 취약하고, 패에 안잡히면 의미가 없죠.

저는 메인 덱에 ‘노인의 맹독약’을 2장 넣고 사용하는데, 원하는 타이밍에 효과를 발동하기 위해서 넣었습니다. 마법/함정이 아니라 몬스터중에 이런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들어봤습니다.


3번 효과는 메인 기믹으로 LP 회복 강제 발동 효과입니다. 효과 발동 후 필드에서 엑덱으로 되돌리고 아로마 마법/함정 카드를 앞면 표시로 가져오는 효과로, ‘촉촉한 바람’, ‘메마른 바람’, ‘은혜의 바람’, ‘아로마가드닝’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2번 효과와 연계하면 바로 카드들을 가져올 수 있고, ‘바람’ 함정 카드를 가져와 운영에 힘을 쓸 수도, ‘아로마가드닝’을 가져와 LP 회복 또는 아로마 몬스터 덱 특소를 할 수도 있어 전개와 운영 둘 다 강화할 수 있을 겁니다.


[컨셉]

카드 이미지를 만들 때 아로마포트 몬스터의 이미지를 넣고 AI를 굴렸고, 1트만에 상상하던 이미지와 너무 흡사하게 나와 정말 만족했습니다. 기존 아로마포트는 일러스트가 좀 밋밋한 감이 있어서 꽃을 좀 넣어보면 좀 더 화려하고 보기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2번 효과는 아로마향이 널리 퍼져 ‘아로마지들이 언제 어디서든 향을 맡을 수 있게 한다(프리체인 회복)’는 생각으로 만들었고, 3번 효과는 ‘아로마지들의 바람을 불러오는 방향제’라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바람이 불어오면 포트를 집어넣고(필드에서 엑덱으로), 바람이 사라지면 다시 포트를 꺼내놓는다는(손쉬운 1링크 소환) 컨셉을 잡았습니다.





3. 아로마의 새로운 보스이자 피니셔 [아로마세라피-아크안젤리카]


아로마세라피-안젤리카가 성장한 형태인 카드입니다.


소환 조건은 식물족임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널널하지만, 이 카드를 제대로 피니셔로 쓰고 싶다면 1번 효과를 봐야합니다.


1번 효과는 “아로마” 몬스터들의 타점을 올려주는 효과입니다. 아로마 테마의 특성상 자신이 상대보다 LP의 우위를 가져가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고, LP를 야금야금 올리다보면 1번 효과는 상대에게 점점 더 커다란 압박으로 다가올 겁니다. 자신의 LP가 상대보다 많을 때만이 아닌 적을 때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역전의 발판이 될 수도 있고, 또한 데미지 계산시에 ‘발동’이 아닌 ‘적용’이 되는 효과이기 때문에 대처하기가 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식물족이기 때문에 가볍게 튀어나올 것을 생각하면 소환 조건에 약간의 제약을 둬야겠다 생각했고, 그래서 ‘아로마세라피 몬스터 2종류’라는 제약을 걸었습니다. 아로마세라피 몬스터 2장이라면 링크 재스민 2장만으로 쉽게 튀어나오기 때문에 2종류로 설계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2종류도 그냥 링크 재스민+안젤리카+다른 식물족 1장이면 소환 가능…이것도 그렇게까지 빡센 제약은 아니네요.


2번 효과는 LP 우위 상황에서 상시 적용되는 아로마 몬스터들의 공통 효과입니다. 자신 필드의 아로마 카드 전체에 파괴 내성을 주어 몬스터와 마법/함정 모두 지킬 수 있게 했습니다. 물론 제외와 바운스는 피하지 못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아로마에게는 커다란 메리트가 될 것입니다.


3번 효과는 LP 회복을 트리거 발동하는 강제 발동 효과입니다. 다만 선택지를 2개 주어, 효과를 발동할 경우 취사선택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첫번째는 LP만 회복할 수 있다면 턴 제약 없이 아로마 몬스터들의 타점을 영구히 올려주는 효과입니다. 피니셔 컨셉을 잡았기 때문에 타점에 초점을 둔 효과입니다. 두번째는 1턴에 1번 묘지의 아로마 몬스터를 소생하는 효과입니다. 아크안젤리카를 소환하고 LP를 회복한 후 이 효과로 ‘아로마세라피-스위트 마죠람’을 소환하면 아로마 카드들은 효과로 파괴되지 않고, 아로마 몬스터는 대상 내성을 가지게 되어 강력한 내성을 가진 아로마들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컨셉]

위에서도 말했듯, 레벨 1 튜너인 안젤리카가 성장한 버전입니다. 일러는 원래 약간 더 글래머한 몸매에 밝고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태그 넣는 걸 깜빡하고 그대로 곤잘레스를 돌려버려서 이렇게 나왔습니다. 포인트가 부족해서 더 이상은…

이름인 아크안젤리카는 안젤리카의 학명인 Angelica archangelica의 뒷부분을 그대로 따왔습니다. 다른 이름 붙여봤는데 괜히 거추장스럽기만 하고, 이게 가장 깔끔해서 이걸로 채택했습니다.

링크마커가 우측으로 쏠린 이유는, 허브 안젤리카의 성장 특성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안젤리카는 성장하면서 밑부분의 잎이 우측 상단으로 갈라져 자라는데, 이걸 고려해서 마커를 우상단에도 배치하고 싶었습니다.

1번 효과는 제가 아로마덱에 사용하는 피니시 카드인 ‘고대 홀리 와이반’과 ‘츠쿠모 슬래시’의 효과를 적당히 섞어서 나온 결과입니다. 2카드 모두 재밌고 유용하게 사용했고, 그래서 그 효과를 살리고 싶었습니다.

2번 효과인 전체 파괴내성은 허브 안젤리카의 재료적 특성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안젤리카를 요리에 쓰면 소화기관 전체를 튼튼하게 만들어준다는데, 이걸 파괴내성으로 반영해봤습니다. 특히나 아로마는 마/함 파괴되면 속 쓰리니까.

3번 효과는 안젤리카의 식물적 특성을 생각해서 만들었습니다. 생육이 왕성하고, 잎을 따면 딸수록 새로 자라나는 특성을 턴 제약없이 발동하는 공격력 증가 효과, 아로마 몬스터 소생효과로 만들어봤습니다.




두서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윾챈 첫글이 오리카대회글이 될 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