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클리포트 킬러가 돌변한 것은 바로 그 날이었다.

평소와 같이 몬스터 3마리를 릴리스하고 어드밴스 소환을 실행하려다가, 실수로 클리포트 다운을 잘못 먹여서 코드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아포클리포트 킬러의 육중한 4개의 다리가 내 사지를 붙잡았다.

나는 반항할 틈도 없이 큰 대 자 모양으로 땅바닥에 바짝 엎드리는 모양새가 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킬러는 나의 육체에 해를 입힐 생각은 없던 모양인지, 자신의 몸무게를 힘껏 담아 나를 짓이기는 짓은 하지 않았다.

다리 끝에 달린 금빛 갈고리로 나의 사지를 가볍게 휘감아 땅에 고정시킬 뿐이었다- 아주 젠틀한 방식이었다.


하지만 나는 곧 이것이 너무나도 안일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목 뒤에서부터 뭔가 꺼림직한, 서늘한 감각이 느껴져 왔다. 그것은 천천히 나의 목덜미를 훑고 지나가, 내 척추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더니- 질긴 가죽 바지로 보호된 나의 소중한 골짜기 가운데에서 멈춰 섰다.


"자.... 잠깐, 이건 명령이다..! 멈춰....!!"


무언가 불길하다. 식은땀이 온 몸에 흘렀다. 다급한 목소리로 킬러에게 멈출 것을 요청해 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나의 희망을 철저히 밟아버리는 것이었다.


"그y렇o게u 매a일r 꼴e려s지o기s나e 하x고y-... 주i인l님o이v 잘e못y하o신u 겁b니o다y-"


보이지는 않지만 알 수 있었다. 내 뒤쪽에서 느껴지는 이 서늘한 무언가의 정체는- 틀림없이 아포클리포트 킬러의 몸체 정 중앙에 아래로 드러진 육봉, 아니 철봉이었다.


클리포트는 나츄르의 신성수 아래에서, 행성 생태계의 순환을 담당하는 존재.

다시 말하자면- 차가운 기계로 된 그 몸 안에는 무수한 생명 에너지가 잠들어 있다는 뜻이었다.

분명 그 새하얀 생명이 내 몸 안에 들어와 버리면, 내 몸 안에서 뜨겁게 꿈틀대며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어째서인지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렇다, 이것 역시 생명이 태어나고 죽는 행성 자연의 흐름 중 하나.

나는 한낯 인간의 몸으로, 이 위대한 생태계의 순환에 직접 참여하는 크나큰 영광을 손에 넣은 것이다.


금방이라도 분출될 것 같은 생명 에너지의 떨림이 나의 살갗을 통해서도 느껴졌다. 

곧 아포클리포트 킬러는 신성수의 생명 에너지가 집중된, 자신의 거대한 철봉을 천천히 나의 후장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생b명a수r의e- 아m이y를b- 임a신b해i라e앗s- "


그가 격렬한 피스톤질을 시작하자, 내 뱃속을 관통하는 차가운 기둥에서 따뜻한 생명의 온기가 느껴졌다.

청년막이 찢어지는 감각이 온 몸을 덮쳐왔지만, 지금의 나에게 이 정도의 아픔은 순간의 따끔함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서야 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응고오오오옷     오곡       오고고고곡    "


나의 입에서 환호의 신음이 자연스럽게 토해져 나왔다. 더 이상의 고통은 없다.

아아, 나의 사랑스러운 에이스, 나의 사랑스러운 어머니 대자연---

이 순간, 나는 내가 아닌 "우리"로서, 이 행성에 하나 되어 녹아들었다. 






























꼴림시티에서 듀얼터미널 어벤져스에게 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