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꾸준히 나오는 ‘밸류어블 북’ 의 첫 동봉 카드였던 <스컬라이더>. 발매일은 1999년 8월 20일이다.


당시는 특수소환이 극히 한정적이었던 데다가, 일반소환으로 뽑는 절대 다수의 몬스터들은 상대방의 <함정 속으로> 에 걸리면 소환권을 날리고 턴을 넘겨야 했다.


이게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으므로, 함정 속으로를 무시하고 튀어나올 수 있는 의식 소환은 당시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개념이긴 했던 셈이다.


다만 패 소모를 감수하고 이 카드를 투입하기에는 미묘한 타점이 문제였는데 …


가뜩이나 애매한 포지션이었는데 밸류어블 북 발매 6일 후에 출시된 부스터 4에서 새로 등장한 하급 몬스터 한 장이 파문을 일으키게 된다.



바로 쌍둥이 자매 엘프


당시 환경에서 자주 채용되던 하급 어태커들인 엑스 레이더, 라진, 메카 헌터를 넘은 1900 이라는 수치는 당시에도 그랬지만, 이후로도 꽤 오랫동안 디메리트 없는 하급 어태커 중에서는 최고의 공격력을 과시했다.


스컬 라이더와 동급인 공격력인데, 심지어 새 팩에서 노멀 사양으로 저렴하게 풀렸으니 유저들은 의식 마법과 소재까지 모아야 겨우겨우 소환하는 스컬 라이더 따위에 눈이 들어올 리가 만무했다.


결국 첫 출발부터 마가 낀 탓인지 의식소환은 새크리파이스나 백룡의 성기사 정도의 극히 일부 실전성 있던 카드를 제외하면, 고등의식술 등장 이전까진 처절하게 외면 받는 신세로 전락한다.


그래도 프리미엄 팩 출신 1기 의식 4종 시리즈 (카오스 솔저, 제라, 슈퍼 워 라이온, 데블즈 미러) 는 나름 재록도 되었고, 카오스 솔저는 인기에 힘입어 리메이크도 여러 차례 만들어 졌다만 … 


이 녀석은 해외에서 토너먼트 팩으로 풀린 걸 빼면 현재까지도 24년째 일본판 재록 사례가 없다. 최초의 의식 몬스터라는 상징성 차원에서인지, 소장 수요마저도 절망적이라 그런지는 알 길이 없지만.


파워 인플레는 이 게임 첫 해부터 이미 중증이었다 ……